한국의 독자들이 이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어 무척 기쁘다. 페미니즘 이론에서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는 책임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페미니스트들에게 초점을 맞추었다는 이유로 출판을 꺼리는 상황에서 이 기쁨은 또한 말할 수 없이 크다.
내 연구는 프랑스에 한정되고 있지만, 나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려고 역사를 탐구한다. (어떤 역사이든지 간에 나는 그렇게 한다.) 성차는 어떠한 방식으로 만들어져왔는지? 사회와 정치에서 여성이 종속되어온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다른 시공간에서는 어떤 형태들이 있었는지 하는 것들이다.
(중략)이 책의 방법론에 기초해서, 한국의 연구자들에게 묻고 싶은 질문이 있다. 여성이 정치와 공적 영역에서 배제되었다면, 그 근거는 무엇이었는가? 가부장적 정치와의 결합에서 유교주의는 어떻게 작용했는가? 여성에 대한 체제의 정의는 어떻게 여성을 정치에서 배제했으며, 동시에 전복과 불복의 가능성을 열어놓았는가?
이 책의 독자들이 이러한 질문들을 과제로 삼고 이 책에 견줄 만한 책을 쓰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왜냐하면 독자들의 대답이 여성의 역사와 페미니즘 역사를 기술하는 일의 중요성을 증명해줄 뿐만 아니라, 바로 이런 노력 속에서 정치 이론과 정치 체제에 대한 통찰력이 얻어진다는 사실을 보여줄 것이기 때문이다. - 한국어판 서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