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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소설

이름:박정윤

성별:여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71년, 대한민국 강원도 강릉

직업:소설가

최근작
2024년 1월 <마녀의 혈통>

꿈해몽사전

1977년 초여름, 애리애리한 여대생이 할머니들이 모인 숲에서 공책을 펴 들고 무가를 받아 적었을 거였다. 그 후, 꼬박 사십오 년 넘게 단오 터를 지키게 되리라는 걸 여대생은 꿈에도 몰랐을 거였고. 이듬해 일곱 살의 나는 막걸리 주전자를 든 할머니를 따라 땡볕에 앉아 굿을 봤다. 흰 저고리, 치마, 무복에 수건 하나 들고 굿을 하던 무당. 이야기도 아니고 노래도 아닌, 가만히 읊조리던 무가 소리. 그 강렬했던 초여름의 기억이 드문드문 나를 굿당으로, 그녀에게 닿게 했다. 세기말, 1999년. 나는 ‘꿈해몽사전’이라 제목부터 적어 놓은 녹색 공책을 들고 굿당을 들락거렸고 그녀, 황루시 교수를 다시 만났다. 그녀는 늘 거기 있었다. 단오굿뿐만 아니라 강문, 울진, 기장, 제주, 남산 국악당, 어디든 굿판이 벌어지는 곳에 그녀가 있었다. 어떤 시간에는 밀착해 바짝 쓴 적도 있었다. 나는 늘 쓰는 것만 즐겼다. 어느 순간부터는 쓰고 난 후 발표, 출간, 평에는 별 흥미가 없어졌다. 그렇다고 어느 한 계절 소설을 쓰지 않은 적이 없었다. 늘 소설과 간격을 유지하며 꾸준히 읽고 썼다. 그리고 서랍에 던져두었다. 그걸 ‘걷는사람’이 끄집어내 반듯한 책으로 만들었다. 나는 내가 쓴 소설을 예술이라 여긴 적이 없다. 그러나 우리 굿, 우리 무당, 특히 세습 무당이 굿을 이어 가는 방식은 황홀할 정도로 예술적이다. 나는 험난한 삶을 견뎌 온 그들의 얘기를 잘 쓰고 싶었다. 내 문장이 부족해 부끄러웠다. 그러나 이 소설을 읽는 당신이 소녀 ‘소리’를 통해 세습 무당의 예술적인 삶을 조금이라도 경험하길 욕심부려 본다. 2023년 초여름

목공 소녀

나에겐 초능력이 있다. 만나지 않고도 진심을 전달하는 능력. 나에게 독자가 있다면 초능력이 통한 것이리라. 첫 소설집을 거친 파도를 품고 있는, 여름이 시작되는 날의 안목 바다에 바친다.

연애 독본

엄마의 엄마에 대한 기억을, 내가 만나보지 못한 외할머니의 처녀 시절을 상상해보는 작업은 즐거웠다. 여느 할머니들과는 달리 허리를 나무도마처럼 편평하게 펴고 손을 휘젓지 않고 걸었던 외할머니의 소녀 시절을, 아란이 머물던 공간으로 데려와봤다. -「작가의 말」 중에서

프린세스 바리

가끔 할머니는 딸 아홉 중 일곱째인 나를 바리라고 불렀는데 그 소리가 듣기 싫었다. 실제로 나는 열아홉 살까지 자매들과 다른 피가 섞였을 것이라 여겼고 증거를 찾아 내려 했고, 예민하게 구느라 밤잠을 못 잤다. 잠이 부족해 낮에는 늘 까칠했다. 어느 결에 바리가 내 안으로 들어왔다. 일고여덟 살의 나와 바리가 만나 철길 앞에 앉았다. 공단 지역, 차이나타운, 양키시장, 화평동을 쏘다녔다. 더 이상 다닐 곳이 없고 몸에 물이 차오르듯 바리가 내 속에 꽉 들어찼다. 그래서 나는 바리를 끄집어 낼 수밖에 없었다. 일단 꺼내기 시작하자 막힘이 없었고 쓰는 내내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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