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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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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구광렬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56년, 대한민국 경상북도 대구

직업:시인

최근작
2023년 12월 <자살카페>

반구대

후기 쓰기가 본문 쓰기보다 힘들다. 거짓말 같은 소설, 아니 순전히 거짓말여서일까? 오랜 만에 참말을 쓰려니 온 몸이 오그라든다. 2007년 5월,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를 찾아 나섰다. 망원경으로 강 저편 절벽을 봤지만 훼손이 심한 탓에 그림들은 쉽게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러기를 몇 차례, 망원경의 초점을 위아래로 맞추다 보니 멧돼지와 고래 그림들이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나머지 그림들을 식별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그 후 기회가 되면 그곳을 찾았다. 비가 세차게 내린 뒤 맑은 한여름 오후였다. 암벽 우측 하단부의 인면상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아찔한 기분이 들었다. 십여 년 전 중국 상해 임시정부 청사 안에서 김구, 윤봉길, 안창호 선생들의 유품을 보고 느꼈던 일종의 氣 같은 것이었다.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이것들이 잠 못 이루게 만들었다. 관련 자료들을 모았다. 생각보다 참고할 만한 자료는 많지 않았으며, 있는 것마저 암각화의 제작 연대, 새김 방법, 보존 대책 등 원론적인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다시 반구대를 찾았다. 누가?부터 시작해 보기 위해서였다. 그날은 인면상이 망원경에 출몰치 않았으며, 쉽게 보이던 멧돼지까지 흐릿흐릿 인색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마음은 오히려 편했다. 곧장 집으로 돌아와 컴퓨터 앞에 앉았다. 소설의 첫 줄을 쓰기 위해서였다. 육하원칙과 그리 친하지 않은 픽션에, 그것도 역사가 아닌 선사시대 이야기를 주절주절 늘어놓았다. 억지라면 억지겠지만 필요악이요, 차선이라면 어쩔 것인가. 그렇다고 생각했기에 겁 없이 덤빌 수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밥벌레가 쓴 時

몇 번이나 찢어버렸는지 모른다. 부끄러우면 애당초 쓰지를 말 것이지, 쓴 뒤에 또 발표하는 건 뭐고? 그것도 책으로, 한두 번도 아니고... 그래도 용서해 주시길 바란다 시라고 긁적이고 있는 동안은 눈이 반짝이고, 살아 있는 사람 같아 보이니, 카타르시스인가 토해냈더니 덜 매슥거린다.

슬프다 할 뻔했다

시는, 글이라는 새장 속에 갇힌 새인지 모른다. 새장을 열어 그 새를 풀어주고 싶지만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 같아 새장의 크기를 늘리는 쪽을 택했다. 언젠가 그 새장, 오롯이 걷어낼 수 있을 날을 기다리며.

체 게바라의 홀쭉한 배낭

펜과 칼을 동시에 들고 싸웠던 체 게바라의 펜 부분을 중심으로 풀어나간 이 책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특히 녹색노트 속의 시들에 관한 분석은 세계 최초인 만큼 한국인인 필자가 느끼는 감회엔 남다름이 있다. 하지만 겨우 첫발을 디뎠다는 느낌은 지울 수가 없다. 필사 시기 등, 추정에 그치고 만 부분을 확정, 단언할 수 있는 날까지 견마지로를 다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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