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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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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월 <총잡이>

총잡이

여물지 않은 몸으로 고추밭을 지나가기가 부끄럽다 고추는 저리 자연스럽게 붉은데 나는 아직 파랗다 나는 언제쯤 저 고추처럼 붉게 잘 익어 풍성하게 수확될까 새 한 마리 머리 위 나뭇가지에 앉았다가 노동요를 뚝 꺾어 바닥에 던지고는 날아간다 여자들은 쪼그려 앉아 산의 사타구니 아래 천연히 손을 집어넣고 여전히 바쁜 손놀림이다 나는 머리끝까지 노을을 뒤집어쓰고는 얼른 밭두렁을 지나간다 내놓고 다녀도 아무도 건드리지 않는 내 청춘이 너무 부끄럽다 2018년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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