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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길진숙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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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큰글자책] 소세키와 가족, 가족으로부터의 탈주>

[큰글자책] 낭송 춘향전

“스토리만 알고 있다면 『춘향전』의 10퍼센트만 아는 것이다. 『춘향전』엔 동화책에서 생략한 성인들의 이야기가 폭포수처럼 쏟아진다. 『춘향전』의 제맛은 생략된 그 많은 말들 속에 있다. 그러니 『춘향전』의 스토리를 아는 것으로 다 읽었다고 자부하는 건, 우리들의 착각이다. 장면 장면을 낭송하며 음미해야 『춘향전』을 100퍼센트 아는 것이다. 『춘향전』은 큰소리로 읊고, 추임새 넣으며 들어야 진정 재미가 살아난다.”

[큰글자책] 소세키와 가족, 가족으로부터의 탈주

어언 100년 전 근대 핵가족의 보편화가 막 시작될 무렵, 결혼과 가족의 모순을 간파하고 가족으로부터의 탈주를 꿈꾼 사람이 있다. 일본의 소설가,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 1867~1916)다. 그는 근대의 시작에서 근대의 제도들을 회의했다. 인간의 진보를 약속했던 근대문명의 빛이 오히려 인간을 왜곡하고 병들게 하리란 전망 아래, 비틀려 가는 근대 인간의 초상을 섬세하게 그려 냈다. 가족을 주제로 청년강좌를 요청받았을 때, 나는 서슴지 않고 나쓰메 소세키의 『도련님』을 소환했다.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 중에서 가장 속 시원하고 가장 통쾌하기 때문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 도련님은 가족, 학교, 사회에 거침없이 저항하고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바를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밀고 나가는 인물이다. 한마디로 실행력과 추진력과 독립성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인물이다. 도련님은 길들여지지도 않고 길들일 수도 없는 존재다. 나는 청년들에게 힘을 주고 싶었다. 도련님이란 인물을 통해 청년들이 그 무엇에도 위축되지 않고, 그 누구에게도 굴종하지 않는, 뚝심과 용기를 갖기를 바랐다.

18세기 조선의 백수 지성 탐사

어랏, 이럴 수가! 노론학맥과 남인학맥이라는 이질성보다 더 중요한 공통 지반. 연암과 다산의 선배 네 명이 길잡이 별로 반짝일 때, 그들은 모두 다 백수였다. 고상하게 말해서 관직에 나아가지 않은 ‘포의’(布衣: 베옷 또는 흰옷을 가리키며 벼슬이 없는 선비를 뜻함)의 선비였다는 사실이다. 노론의 농암 김창협은 중년 백수, 담헌 홍대용은 청년 백수, 남인의 성호 이익과 혜환 이용휴는 평생 백수였다. 이 백수라는 조건이 그들 사이의 어떤 차이와 이질성에도 불구하고 18세기 지성사의 르네상스를 열어 제치는 데 필수불가결한 요인이었구나! 온몸의 세포들이 반응했다. …… 이들 네 사람이 새로운 시도를 했을 때, 모두 ‘노는’ 남자들이었다는 것. 이들의 실존이 이들을 다르게 만든 것이다. 그야말로 ‘백수 지성’! 아무 일 없이 놀 때, 존재에 대한 고민은 더 깊어지는 법. 자신을 근거 짓는 울타리가 없으면, 스스로의 존재 이유를 찾아 몸부림치게 된다. 이들의 사유와 문장은 존재성을 찾아 헤매던 그 심연에서 나온 것이었다.

낭송 18세기 소품문

이들의 소품문은 우리들에게 잔잔한 깨우침을 준다.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심오하고 끈질기게 생각을 바꾸고 우리의 일상을 바꾸게 하는 힘을 준다. 그래서 이덕무의 말대로, 소품문의 낭송은 양생(養生)이다. 이들의 글을 땀나게 낭송하다 보면 맺힌 마음이 풀리고, 슬프고 격렬한 마음이 가라앉는다. 마치 복숭아꽃 물결을 이루는 화창한 봄날, 새들의 평화로운 기상을 봤을 때처럼 그렇게 스르륵 화평해질 것이다. 하여, 이들의 소품문을 낭송하고 있노라면, “웃음 속의 칼과 마음속의 화살과 가슴속의 서 말 가시가 말끔히 사라져, 한 오라기 깃털조차 남아 있지 않을”(이덕무) 것이다.

낭송 18세기 소품문 (큰글자본)

이들의 소품문은 우리들에게 잔잔한 깨우침을 준다.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심오하고 끈질기게 생각을 바꾸고 우리의 일상을 바꾸게 하는 힘을 준다. 그래서 이덕무의 말대로, 소품문의 낭송은 양생(養生)이다. 이들의 글을 땀나게 낭송하다 보면 맺힌 마음이 풀리고, 슬프고 격렬한 마음이 가라앉는다. 마치 복숭아꽃 물결을 이루는 화창한 봄날, 새들의 평화로운 기상을 봤을 때처럼 그렇게 스르륵 화평해질 것이다. 하여, 이들의 소품문을 낭송하고 있노라면, “웃음 속의 칼과 마음속의 화살과 가슴속의 서 말 가시가 말끔히 사라져, 한 오라기 깃털조차 남아 있지 않을”(이덕무) 것이다.

낭송 열하일기

“어린아이와 같은 호기심과 명랑성은 모든 전제를 무너뜨린다. 연암에겐 그야말로 성역도, 권역도 없다. 그는 세상 모든 것을 향해 눈과 귀와 마음을 열고 그들과 함께 호흡했다. 아름다운 풍경에 감탄하고, 감격에 겨웠을 때는 한껏 감동하며, 통곡해야 할 때는 맘껏 울음을 터뜨리고, 좋은 것을 좋다 하고, 웃긴 것을 웃기게 표현했다. 그래서 『열하일기』를 낭송하다 보면, 우리들은 솔직해지고 경쾌해지며 명랑해진다. 무장해제! 그리하여 새로운 감식안이 생겨난다. 있는 그대로를 보고, 느끼고, 말할 수 있는 감각의 혁명! 안으로부터 꿈틀, 생성하는 기운을 느낄 것이다.”

낭송 춘향전

▶풀어 읽은이의 말 “스토리만 알고 있다면 『춘향전』의 10퍼센트만 아는 것이다. 『춘향전』엔 동화책에서 생략한 성인들의 이야기가 폭포수처럼 쏟아진다. 『춘향전』의 제맛은 생략된 그 많은 말들 속에 있다. 그러니 『춘향전』의 스토리를 아는 것으로 다 읽었다고 자부하는 건, 우리들의 착각이다. 장면 장면을 낭송하며 음미해야 『춘향전』을 100퍼센트 아는 것이다. 『춘향전』은 큰소리로 읊고, 추임새 넣으며 들어야 진정 재미가 살아난다.”

루쉰, 길 없는 대지

“이 시절 루쉰은 혁명을 새롭게 사유했다. 혁명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도 않을뿐더러 제도나 체제의 혁신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많은 지식인들이 이념에 대해서는 턱없이 거대하고 무모한 반면, 생활에 대해서는 턱없이 치졸하고 무력했다. 그래서 혁명가들이 놓칠 수 있는 ‘생활’과 ‘습속’의 힘을 강조했다. 매일 먹고 입고 살아야 하는 ‘생활’, 내 몸을 길들이고 있는 ‘습속’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루쉰은 자칫 혁명이라는 관념에 매달려 쉽게 기대하고 쉽게 좌절하는 이들에게 혁명은 현실 위에서 일어나는 끈질기고도 외로운 싸움임을 보여 주었다.”

삼국사기, 역사를 배반하는 역사

혹여 오해는 하지 마시라. 김부식의 『삼국사기』를 옹호하거나 높이려는 의도는 없다. 다만 『삼국사기』에 대해 변명하고 싶은 마음은 충만하다. 사대적이라는, 반민족적이라는, 사료가 편파적이라는…, 가혹할 정도의 비난과 폄하로부터 해방되어 이 역사책이 자유롭게 흘러다니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내가 뭐나 된 듯 그 변호를 자처한 건, 순전히 이 때문이다. 사료로는 인정받지만 역사책으로는 부정되는 『삼국사기』! 이 책은 『삼국사기』를 읽고 말았기 때문에 이 역사책에 드리운 ‘편견과 오해’를 풀어 보려는 작은 시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내 필력과 시선의 한계로 인해 또 다른 오해를 낳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삼국사기』가 어떤 책인가, 내가 본 대로 이야기할 따름이다. 정리하자면, 김부식의 『삼국사기』에 대해 쓰려는 이유는 성글기 짝이 없지만 분명하다. 우리나라에 전해지는 가장 오래된 역사책이기 때문이며, 다 아는 것 같지만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역사책이기 때문이다. 또한 『삼국사기』를 둘러싼 많은 오해를 해명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삼국사기』만큼 편견과 오명으로 얼룩진 역사책이 또 있을까? 그 오해의 원인을 밝히고 『삼국사기』의 실상을 밝히고자 함이 이 책을 집필하는 또 하나의 이유이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삼국사기』의 역사인식이 역사의 개념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 (어쩌면 결정적인) 이유는 『삼국사기』가 예상 밖으로 너무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소세키와 가족, 가족으로부터의 탈주

어언 100년 전 근대 핵가족의 보편화가 막 시작될 무렵, 결혼과 가족의 모순을 간파하고 가족으로부터의 탈주를 꿈꾼 사람이 있다. 일본의 소설가,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 1867~1916)다. 그는 근대의 시작에서 근대의 제도들을 회의했다. 인간의 진보를 약속했던 근대문명의 빛이 오히려 인간을 왜곡하고 병들게 하리란 전망 아래, 비틀려 가는 근대 인간의 초상을 섬세하게 그려 냈다. 가족을 주제로 청년강좌를 요청받았을 때, 나는 서슴지 않고 나쓰메 소세키의 『도련님』을 소환했다.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 중에서 가장 속 시원하고 가장 통쾌하기 때문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 도련님은 가족, 학교, 사회에 거침없이 저항하고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바를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밀고 나가는 인물이다. 한마디로 실행력과 추진력과 독립성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인물이다. 도련님은 길들여지지도 않고 길들일 수도 없는 존재다. 나는 청년들에게 힘을 주고 싶었다. 도련님이란 인물을 통해 청년들이 그 무엇에도 위축되지 않고, 그 누구에게도 굴종하지 않는, 뚝심과 용기를 갖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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