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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해외음악가 > 작곡가

이름:브람스 (Johannes Brahms) (Brahms, Johannes)

본명:Johannes Brahms

국적:유럽 > 중유럽 > 독일

출생:1833년, 함부르크 (황소자리)

사망:1897년

최근작
2024년 5월 <[수입] 브람스 : 교향곡 1번 (The Original Source L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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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신가, 브람스여 (추천2,댓글2) 穀雨(곡우)   2011-04-28 02:00

 

브람스가 없었다면 난 이미 정신 줄을 놓았을지 모르겠다. 과거의 그가 그 위대한 명곡을 마치 나를 위해서 고맙게도 헌사(?)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팽팽한 피로에 넉다운당했을 테다. 아이는 참 신기한 게, 그렇게 울어 대다가도 음이 시작되고 모여 안단테와 라르고 사이를 오고 가는 아다지오의 선율에 마법처럼 홀려 든다. 평화의 풍요는 그렇게 열리고 주어지는 게 분명하리라.

브람스의 자장가, "Guten Abend, gut Nacht".  



그 순간만은 독일어의 격한 발음이 천상의 언어로 들리고 하모니는 깃털처럼 가벼운 부피로 온몸을 자극한다.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나를 해방시켜 준 그 농밀한 언어에 감사하고 또 감사한다. 하지만 삶이 그렇게 녹록하거나 용이했던가. 잠시의 틈을 탄 달콤한 자유의 시간에 나는 책과의 줄타기는 뒷전이고 한 번 영접하면 헤어나기 힘들다는 지름신의 화신으로 돌변한다.

인간이 간사하고 물신物神을 숭배하는 본성이 강하다고는 하지만 미풍으로 시작된 바람은 태풍처럼 커지는, 그것이 문제다. 변화된 환경, 조건, 필요에 의해 버릴 것과 취할 것을 나누고 그 경계에서 적당히 여유를 부리는 것이 합리적인 소비라고 믿었다. 필요라는 조건이 산출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나름의 잣대를 가지고 처리했다는 말인데, 어떻게 보면 내가 생각해도 참 피곤한 습관의 소유자라는 뜻.

경제관념이 탁월해서, 이재에 밝아서, 갖은 소비신공을 습득한 내공이 풍부한, 온갖 미사어구를 붙여도 남는 것은 무엇을 위해 쓰고 취했냐는 사실이다. 물론 같은 값이면 더 싼 곳에서 소비를 한다면 억울한 비용을 지출하지도 않아도 되는 심리적인 보상을 받겠지만 소유의 욕망에 비해 그것이 전부는 아니더라는 말이다. 1+1의 마술이나 반값으로 세상을 깎아 버리겠다고 도배하는 그것도 나의 소비만족도를 충족시키지는 못한다.

이미 눈높이, 내가 만족할만한 결과치의 잣대는 상상을 초월한다. 마티즈를 사기 위해 매장을 방문했던 사람이 결국 수입외제차에 지갑을 열고 48개월 할부가 줄은 선 그 물신의 상징에 득의양양 한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왜 이렇게 더 나은, 더 좋은, 더 가치 있는 주체할 수 없는 잣대를 지니게 되었는지 생각해 본 적은 없다. 마음 속 닻내림이 어떻게 이동했는지도 또한 마찬가지다. 어쩌면 브람스가 들려 준 그 느리게 깔리는 빠르기가 생경한 것도 어찌 보면 이유 아닌 이유겠다.

찾아보니 일종의 과시효과라고 하는데, 당최 내가 무엇을 과시했나에 시선이 머문다. 욕망이 지나쳤던 것도 아니고 아이에게 보다 나은 편리를 제공하고 싶은 지극히 보편적인 생각에서 출발했건만 왜 그런 올가미에 씌어 잠시나마 우울해진 걸까. 뭐, 인간이 덜 된 건 해가 뜨고 지는 것만큼 당연한 일이므로 그 쾌감의 질주본능과도 같은 소비로부터 위안을 받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기백만 원을 호가하는 수입산 유모차를 끈다고 기죽을 일은 아닐 테고 다양성이 낳은 개성이 빚은 촌극이라는 것도 아니다.

단지, 편리와 위안을 너무 앞에 두었다. 값이 저렴할수록 기회비용은 더 커지더라는 것은 이미 학습효과를 통해서 알게 된 일이니 문제될 것은 없지만 기업이 교묘하게 물건의 등급이나 옵션을 조절한 그 마수에 걸려들지 않아야 한다. 감정의 틈입을 교묘하게 비집고 헤어 나 온 그 무시무시한 '친환경', '오가닉', '순수자연'을 경계하고 경계해야 한다. 얄팍한 문장으로 안전을 모두 담보할 수 없음에도 나는 무시했고 뭉개버렸다. 이름하여 열혈맹신추종세력으로 등극, 퍽이나 좋아라할 일이다.

시시각각 비트음 사이로 빛의 속도로 건네 오는 연락의 메시지, "오늘만 반값". 미치고 환장할 일.

그래도 좋다. 나에겐 설마가 있으니 역시는 얼씬도 못 할 테니. 뭉텅뭉텅 빠지는 잔고만큼 나를 위로해 준다면 눈 딱 감고 볼일이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 봐도 너무 비싸다. 세상을 반값으로 깎아 주지만 말고 처음부터 제 값을 받으면 얼마나 좋으냐. 그래도 소비의 등급은 갈리고 또 쪼개지겠지만.......


ps) 그러고 보니 알뜰살뜰한 미덕은 동네슈퍼가 기업형 슈퍼마켓(SSM)에 먹히기 전 케케묵은 달나라 이야기인지 모르겠다. 아니면 안드로메다에서나 존재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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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신가, 브람스여穀雨(곡우)   2011-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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