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헤더배너
상품평점 help

분류해외저자 > 에세이
해외저자 > 사진/그림

이름:호시노 미치오 (星野道夫)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일본

출생:1952년, 일본 치바 현 이치카와 (천칭자리)

사망:1996년

직업:사진작가

최근작
2019년 3월 <긴 여행의 도중>

이 저자의 마니아
마니아 이미지
숲노래
1번째
마니아
마니아 이미지
보슬비
2번째
마니아
마니아 이미지
잘잘라
3번째
마니아

100자평
(0)
(1)
트랙백
(0)
그러나 너무 지나치지 아니하게? (추천38,댓글6) 양철나무꾼   2012-04-10 02:48

Ma Non  Tanto(그러나 너무 지나치지 아니하게)?

 

아니, 한번쯤은 지나치거나 과하게여도 괜찮을 것 같았다.

남들은 맨날 바라고 부러워하고 염원하는 일을...직업으로 택해 하게 된다면,

지나치거나 과하게 애정과 사랑을 듬뿍 쏟아도 괜찮을 것 같았다.

 

자기가 하고 싶어하던 것을 직업으로 택해, 하고 사는 사람은 원이 없을 것만 같았다.

남들 다하는 일상사 근심 따위는 없고 마냥 행복하기만 할 줄 알았었다.

암튼 내가 엿보기에 그것이 그들의 천직인 것 같아 보였고,

그 일을 하는 그들이 마냥 행복해 보여서 부러웠던 사람들, 둘에 관한 책을 읽었다.

 

한명은 사진작가 '호시노 미치오'이고,  

 

'호시노 미치오'의 사진은 우연한 기회에 보게 되었다.

사진에 관해서 아무것도 모르지만 그의 사진들의 주는 느낌은 남달랐다.

스케일부터 웅장하고 담대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뭐랄까 사람의 영혼 따위를 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사진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사진을 매개로 나에게 뭔가 계속 말을 걸어오는 느낌이었다.

나에게 그런 느낌을 주었던 사진을 찍은 사진작가 '호시노 미치오'가 이미 고인故人이 되었다는 사실을 이 책 <나는 알래스카에서 죽었다>를 통하여 알게 되었다.

 

 

 

 

 

 

 

 

 

 

 

 나는 알래스카에서 죽었다
 호시노 미치오 글.사진, 임정은 옮김 / 다반 /

 2012년 2월

 


호시노 미치오는 일본에서 태어나 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할 때까지는 사진과 관계없는 삶을 살다가,

어느날 내셔널 지오그래픽 지에서 출간된 알래스카 마을의 사진을 보고 마음을 빼앗겨, 전공도 작파하고 사진을 하게 된다.

동물 사진에만 국한되지 않고 폭넓은 관점으로 알래스카의 자연과 동물을 꾸준히 사진에 담아,

'National Geographic','Audubon'등에 작품을 발표했으며 일본 각 지역과 미국 카네기 자연역사박물관에서 사진전을 열었다.

1996년 8월 8일 취재차 방문한 시베리아 캄차카 반도 쿠릴 호수에서 불곰의 습격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게 된다.
맑고 투명한 글이 곁들여진 그의 사진은 세계 각국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눈에 보이는 것에 가치를 두는 사회와 보이지 않는 것에 가치를 둘 줄 아는 사회의 차이를 생각했다. 그리고 후자의 사상에 저항할 수 없을 만큼 강한 매력을 느꼈다. 어둠 속에서 보이지 않는 생명의 기척이 한층 더 근원적으로 느껴지는 것처럼.(40쪽)

어떻게 보면,

호시노 미치오가 추구한 건... 사진이 아니라,사진이라는 것으로 대표되어지는 어떤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가 밥 샘이란 불가사의한 클링깃족 인디언을 만나고,

그와 함께 신비한 체험을 하게 되고,

그로부터 많은 것들을 배우게 되는데,

그건 바꾸어 말하면'보이지 않는 것'에 가치를 두는 법이라고 할 수 있겠고,

어쩜 그 '보이지 않는 것'에'영혼'도 포함되었던 게 아닐까?

" 다른 사람이 주는 음식을 절대 거절하면 한 돼."란 말을 나는 밥에게 듣고 왔다. 우리 입에 들어간 음식은 죽은 자와 우리 조상의 영혼이 먹는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포틀래치에서 중요한 것은 어린아이의 존재다. 영혼 재래를 믿는 클링깃족 사회에서는 이 시기에 태어난 친척 아기에게 죽은 자의 이름을 붙인다. 그러고 나서 "안녕하세요, 할머니!"라고 아기의 몸으로 다시 태어난 죽은 자에게 인사를 한다. 포틀래치의 열기 속에서 나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가치를 두는 사회에 대한 양수가 복받침을 느꼈다.ㆍㆍㆍㆍㆍㆍ자네들은 왜 '영혼' 이야기를 하지 않나? 나는 그게 이상하게 느껴지네. 자네들은 영혼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그런가 ㆍㆍㆍㆍㆍㆍ? 샤이언족의 땅을 나와 처음으로 알래스카에 오는 비행기 안에서 나는 계속 기도했다네. 여행을 한다는 것은 지나가는 땅에 잠든 영혼들을 흔들어 깨우는 일이니 말일세ㆍㆍㆍㆍㆍㆍ."(97~99쪽)

  

모든 생명은 끊임없이 무한한 여행을 계속하고 있다. 얼핏 보기에 정지한 것 같은 숲은 물론 심지어 별조차도 같은 장소에 머무르지 않는다. 나는 '사람이 궁극적으로 알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했다. 일만년을 여행한 별빛이 전해주는 우주의 깊이, 인간이 먼 옛날부터 간절하게 바란 피안의 세계, 무슨 목적을 위해, 어떤 미래를 향해 살아가느냐 하는 인간 존재의 의미ㆍㆍㆍㆍㆍㆍ.

 이 모든 것들이 사실은 이어져 있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인간이 진정 알고 싶은 것을 알고 말았을 때, 과연 우리는 살아갈 힘을 손에 넣을까? 아니면 잃어버리게 될까? 알고픈 것을 알려는 마음이 인간을 지탱해 주지만, 알고자 하는 것을 결국 알 수 없기에 우리는 살아갈 수 있는 것이 아닐까?(161쪽)

다시말해, 호시노 미치오가 그의 사진을 통하여 표현하고자 한 것들이 물질문명이나 기술문명 따위의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닌, 신화와 전설 속에서 빛을 발하는 영혼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라서...

충분한 공감과 소통에 실패한 듯 보이기도 할지 모르겠다.

숲을 산책하며 밥의 아내 도우가 해준 이야기를 되새겼다. 퀸샬럿 섬을 밥과 함께 여행했을 때 하이다족 여자가 밥 앞에서 울음을 터뜨리던 모습을 나는 잊을 수가 없었다. 도우에게 질문한 것은 그래서였다. 자신의 내밀한 괴로움을 어떻게 만난 지 한 시간이 채 안 된 낯선 사람에게 털어놓을 수 있는 것일까? 밥이 힐러(신앙에 근거한 치유 능력을 가진 자) 라서 그랬을까? 도우는 내 추측을 부정하며 대답했다.

"지금까지 그런 일은 몇 번이나 있었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이 있었어. 하지만 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자기 힘으로 치유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 대신 힘들어하는 사람을 바라보면서 곁에 있어 줄 수는 있어. 밥한테 그런 힘이 있는 걸지도 모르지. 젊었을 적에 떠난 여행에서 밥은 몸소 지옥을 경험했어. 고통을 품은 사람들은 밥이 짊어진 깊은 상처를 저도 모르게 느끼는 게 아닐까? 그래서 봇물이 터져 콸콸 흘러나오듯 자기 상처를 털어놓게 되는 것 같기도 해.

 밥이 반세기 동안 방치되어 황폐해진 묘지를 십 년이 넘는 세월에 걸쳐 청소한 다음부터 싯카 인디언 사회가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어.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문화에 눈뜨고 자신감을 조금씩 되찾게 되었지. 그건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해."

 문득 큰까마귀의 말에 따라 불덩어리를 가지러 간 젊은 매가 떠올랐다. 화상을 심하게 입으면서도 불꽃을 가져와 생명에게 영혼을 불어넣은 젊은 매의 모습을 나는 내심 밥 샘과 겹쳐보고 있었다. 이 세상은 큰 까마귀의 말에 따라 불덩어리를 가지러 간 무수한 사람들로 이루어진 것일지도 모르겠다.(115쪽)

이 구절만으로도 충분히 내겐 이 책을 읽은 의미가 있었다. 

여기서 말하는 힐러, 치유, 치유능력, 고통이나, 깊은 상처 따위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육체적 상처나 고통, 그 치유가 아니라는 것은 알았지만,

그 방법론에 있어서만은 모든 치유법을 아우르는 온갖 병에 듣는 처방 쯤 되는 것 같다.

 

위 얘기를 종합해 볼때, 사람이 다른 사람을 치유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의 힘에 의해서가 아니라, 힘들어하는 사람을 바라보면서 자기가 같은 공감이나 소통 능력을 갖게 되는...

이를테면, 영혼에서 나는 찝찌름한 냄새가 같기 때문이 아닐까?

 

"자네한테 인디언의 말을 하나 가르쳐 주지ㆍㆍㆍㆍㆍㆍ."

"네ㆍㆍㆍㆍㆍㆍ."

"초우친."

"그건 무슨 뜻인가요?"

"사랑한다는 말이네."

나는 그 말을 잊지 않도록 머릿속에서 몇 번이고 되뇌었다.(208쪽)

 

다른 한명은 맨발의 디바 '이은미'였다.

 

 

 

 

 

 

 

 

 

 

 

 

 이은미, 맨발의 디바
 이은미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2월

 

이은미의 라이브 공연을 몇번 본적이 있었다.

그때마다 그녀가 뿜어내는 에네르기가 고스란히 내게 전해져 힘을 얻어오곤 했었다.

그때마다...그녀에게서 그런 에네르기를 뿜어내게 하는 원천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걸 그녀는 prplogue에서 이렇게 얘기하고 있다.

 

마흔이 되면서부터 화낼 일이 별로 없어졌다. 한때 '호랑이'라 불렸을 정도로 지난날의 나는 누가 보아도 뾰족하게 날이 서 있었다. 예전에는 누구도 범접할 수 없을 만큼 강해져야, 아니 강해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마 그런 태도가 내 음악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 믿었던 것 같다.

 격정으로 어지러웠던 스무 살, 치열했던 서른 즈음을 지나 어느덧 마흔을 넘긴 나는 다행히 많이 강해졌다. 내 몸 위에 날카롭게 돋아 있던 가시가 사라지고, 보드라운 잎사귀가 새로 솟아나는 것을 느낀다. 음악 안에서, 또 음악하는 사람들에게서 얻은 기쁨 덕분에 조금씩 바뀐 것이다. 자연스레 내 음악은 좀 더 친절해졌고, 내 성격도 좀 더 원만해졌다.

 언젠가 공연을 마치고 무대에서 내려오는데 불현듯 '아, 난 정말 행복한 사람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열정만 넘치던 어린 시절엔 그저 음악이 좋아서 무대에 섰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하고, 그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무대가 있다는 사실이 마냥 기쁘기만 했다. 세월이 흘러 한뼘 정도 성숙한 다음 바라본 무대는 그 의미가 사뭇 달랐다.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르는 내 모습보다, 나를 한결같은 눈길로 바라봐주는 관객들이 먼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나는 안다. 무대의 진정한 주인공은 내가 아니라 그들이라는 것을. 내 음악을 사랑해주는 이들이 있기에 무대에 오를 수 있음을 새삼스레 깨닫자, 내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사무치게 느껴졌다. 이 행복을 지키고 싶었다.(4~5쪽)

좀 길지만 prplogue의 거의 전부를 옮겼다.

그 이유는 그녀와 내가 분야는 다를 뿐이지만, 처한 입장은 똑같기 때문이었다.

난 과연 '내 일을 사랑하나' 하는 생각을 해 볼때가 있다.

다분히 문과적 성향을 타고났다고 생각한 나였고,

아빠의 강요에 의해서 선택한 학과였지만, 도태하거나 낙오하는 건 더더욱 싫었었다.
'아, 난 정말 행복한 사람이구나!'하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가뭄에 콩 나듯 아주 뜨문뜨문이었다.

그러다가 한곳에서 6,7년 근무하게 되면서,

자칭 VVIP라 불리우고 나는 진상으라고도 부르는 그들이,

다른 의미로는 나를 인정해주고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을때...

나는 내 직업 앞에서 다시 한번 겸허해 질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 음악이나 무대 자리에 사랑이라든가 하는 단어를 넣어보면 훨씬 쉽게 이해가 되는데...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행복을 얘기할 수 있지만, 실상 덜 능률적인건 사실이다.

내가 한결 같은 눈길로 바라보는 그 사람이, 나를 같은 눈길로 바라봐줄때 나는 행복에 겨운거다.

다시말해,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감정 자체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듯이...

내가 사랑하는 그 누군가가 나에게 화답하여 줄때 내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를 사무치게 느끼는 것과 같은 이치이겠다.

 

음악에 미쳐서, 무대에 서면 그같이 엄청난 에네르기를 뿜어냈던 이은미도...음악 말고 다른 것은 볼 수 없는 사람이 된 것을 견딜 수 없어 하게 되는데, 그 회의감을 burn out 현상이라고 한단다.(소진증후군이란 이름으로 알고 있었다.)

 

책에선 그걸 피아니스트 정원영을 빌어 이렇게 얘기하고 있다.

 "딱 하나만 생각하자. 너 음악 없이 살 수 있어?"

 오랜 슬럼프를 겪은 뒤라 다시 소리를 찾고 음악을 만들어가는 하루하루가 새로웠다는데,

깊고 어두운 우울의 터널에서 빠져나오길 간절하게 바랐던 그녀에게 답을 준 것도 결국 음악이었으리라.

그렇게 해서 오랜 진통 끝에 탄생한 6집 음반의 제목은 '마논탄토 Ma Non  Tanto' 였단다.

 

우울증을 앓으면서 그녀는 사랑도 지나치면 병이 된다는 걸 절감했단다.

지나치게 감정에 빠진 나머지 그것이 그녀의 소리를 잠식하는 일이 없도록,

가슴은 뜨겁되 그녀의 음악이 대중의 감성을 너무 앞서 지나치지 않도록,

채우기보다 걷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소중한 깨달음을 얻었단다.

 

음악은 분석하는 것이 아니고 즐기는 것이다.

ㆍㆍㆍㆍㆍㆍ

누군가 그에게 Tears in heaven

 물론 예술의 궁극적 목표는 교감이다. 예술가들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감정을 느끼기를 강렬히 바라지만 그렇지 않다 해도 할 수 없다. 같은 것을 느끼지 않는다 한들 그것이 무슨 문제인가. 나와 다르게 느낀다고 해서 "그건 틀렸어"라고 말할 수 없는 것, 그 누구도 정답을 강요할 수 없는 것, 그것이 음악이고 예술인데 말이다.(73쪽)

 

 

 

ㆍㆍㆍㆍㆍㆍ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음악은 그저 듣고 가슴으로 느끼는 것이 최고다. 바람 소리로 들리면 바람 소리로, 플루트 소리로 들리면 플루트 소리로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다. 예술은 조각내고 분석하고 평가할 대상이 아니다. 느끼면 스며드는 것이기에. (75쪽)

그건 예술뿐 아니라, 사람이나 사랑 따위의 궁긍적 목표와도 일맥상통한다.

결국 '호시노 미치오'와 '이은미' 둘 다 자기가 하고 싶은 방법으로 소통을 하고자 한 사람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통의 방법에 있어서 '호시노 미치오'는 실패하지 않았나 싶다.

사진이나 글은 신화나 전설을 소통시키는데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반면 '이은미'는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으로 소통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자신은 음악을 전달하는 매개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하나 보다. 

나는 음악으로 내 모든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그들은 찬찬히 내 음악을 감상하고 즐기면서 소통하면 된다. 그 이상의 것이 왜 필요한가. 그들 곁에서, 그들의 다친 마음을 위로해주고 희망을 전해주는 것은 내가 아니라 내 음악이다.(85쪽)

 

좀 더 쉬운 길도 있는데 왜 굳이 힘든 길로 가라고 하는 것인지 의문을 가질 수도 있지만, 검술을 배우겠다고 찾아온 제자에게 스승이 한동안 앞마당만 쓸게 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검을 쓰기 전에 먼저 배워야 하는 것은 검을 다스릴 줄 아는 심성과 끊임없는 비질에도 지치지 않는 강한 체력과 인내심이기 때문이다.(90쪽)

그러고보면, 심성과 강한 체력과 인내심은 검이나 음악을 하겠다고 찾아온 제자들에게 뿐만 아니라...

모든 공감과 소통의 전제 조건인 듯 하다.

 "사람들이 이걸 알까?"

  아주 미묘한 소리 하나 때문에 밤을 꼴딱 새우는 일이 비일비재한 우리는 원하는 사운드를 완성한 다음 만족스런 표정으로 서로에게 이렇게 묻곤 한다. 정말 우리가 이 작은 부분을 완성하기 위해 밤을 새웠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기나 할까 싶은 것이다.

 "아마 모를 거야. 그런데 몰라도 돼."

 굳이 말하지 않는 한 그 수고를 아는 이는 드물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소리 하나 때문에 밤을 새웠고, 소리를 찾았고, 한 뼘 더 성장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우리는 충분히 즐겁고 만족스럽다.

(126쪽)

이은미, 그녀가 부러웠던 건 바로 이 구절 때문이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아무도 몰라도...

자신을 알아주는 한 사람이라도, 단 한사람만 있다면...충분히 행복할 수 있을테니까 말이다.

그녀는 이 한사람 덕분에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충분히 즐겁고 만족스러운, 그래서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

남자는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치고, 여자는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화장을 한다는 말도 있는데...

나도 오늘부터 날 알아주는 사람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하여야 할지,

아님 날 알아주는 사람을 만났을때 보여줄 비장의 무기를 연마하여야 할지, 를 놓고...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오후에 눈을 껌벅이고 앉아 목하 고민 중이다~--;

 

 

 

 

 

 

 

 

 

이은미 - The Best Collection 2000~2011 [DIgipack]
이은미 노래 / 소니뮤직(SonyMusic) / 2012년 1월

 

 

 

처음
이전
다음
마지막

그러나 너무 지나치지 아니하게? 양철나무꾼   2012-04-10
처음
이전
다음
마지막

가나다별 l l l l l l l l l l l l l l 기타
국내문학상수상자
국내어린이문학상수상자
해외문학상수상자
해외어린이문학상수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