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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에세이
국내저자 >

이름:허은실

성별:여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75년, 대한민국 강원도 홍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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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회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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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에게만 열리는 책 (추천0,댓글0) 데이지   2015-01-19 03:49

 

 

조각보는 색색의 헝겊 조각을 잇고 덧대어  만든다. 그렇게 만들어진 조각보는 한 점 예술품이다. 조각보는 집안의 귀한 물건을 싸 두거나  선물을 담아 예쁘게 묶어 보내곤 했다. 이 책<난, 당신에게만 열리는 책>(위즈덤하우스. 2014)이 그렇다. 한 편 한 편의 글이 색 고운 조각천 같다.  일상의 낱말로 직조된 문장들이 시처럼 유려하고 에세이처럼 보풀보풀 설렘 속에 읽힌다.

 

부드럽고 섬세한 바느질로 완성한 조각보처럼 시인의 감성으로 사이, 마음, 책, 독서, 삶이라는 키워드를 한 땀 한 땀 정성 들여 꿰매 완성했다. 이 삶의 이야기는 '이동진의 빨간 책방'의 문을 여는 오프닝 멘트이다. 귀 기울여 듣다 보면 편안하고 쉬운 말들이 때로는 시처럼 와 닿아 편안함에 기대어 한없이 기울어지다가, 나의 삶을, 더러는 나의 속내를 들킨 것 같아 부끄러워지게 만든다.

 

책은 살아가면서 지치거나 쉽게 상처받은 마음을 달래주듯 따뜻한 언어와 언어 사이에 온기가 있다. 그것이 전해지는 순간 위로받는 느낌이다. 더러는 무덤덤한 사람도 그 자체로 보아주면서 그의 가슴에 시나브로 즐거움의 리듬을 만들어준다. 시인이 찍은 사진과 다정한 문장들은 소박하지만 그녀만의 무늬와 울림이 있다.

 

"손은 토닥입니다. 손은 어루만집니다. 손은 쓰다듬어 줍니다. 어루만지고, 쓰다듬고, 감싸고, 다독이고,.... 손이 하는 무수한 일 가운데 이런 것들이 있다는 걸 잊어버린 사람처럼 그렇게 살고 있지는 않은지요. 머리를 빗어 주는 일, 단추를 여며 주는 일, 눈물을 닦아 주고  박수를 쳐주는 일, 이런 사소한 동작들이 새삼 소중하게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뒷짐을 풀어 깍지를 껴 봅니다. 팔짱을 풀어 어깨를 감싸 줍니다."(64쪽) 

 

장미꽃은 장미꽃만의 향기가 있고 라일락은 라일락만의 은은한 향기를 품었듯 가장 소박한 말과 말로 이루어진 문장은 마음의 빗장을 풀게한다. 뜨겁지 않으면서도 꽁꽁 언 마음을 녹여준다. 그런가 하면 저자는 곁에서 재미있는 책을 읽어주듯 삶을 조근조근 얘기한다. ' 한 작가가 즐겨 쓰는 단어들은 그의 세계를 엿볼 수 있고 은연중 자주 쓰는 말들이 다른 사람에게 나를 누설하는 단서가 된다는 조언에 고개가 수긋해지기도 한다.

 

이처럼 책에는 독서를 통해서 시인이 들려주는 지혜, 길가에 구르는 돌멩이 하나, 나뭇잎 한 잎, 종이 한 장에서도 자연의 변화와 시간의 흐름을 찬찬히 읽어내게 만든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읽어내는 것에는 독서와 사람이 살아가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 소설가가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이라면 시인은 이동진 작가의 말마따나 '말의 먼지를 털어 조심스레 그 말을 캐 주는 사람이 아닐까.

 

그동안 시인이 캐낸 아름다운 말들을 받아 적느라 썼다 지웠다 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는데, 이제는 그러지 않아도 된다. 형형 색색 조각보를 곁에 두고 보듯, 한 편 한 편 행간에서 머무르며 때로는 꽃으로 또 때로는 나무로 살고 싶다고 시인에게 서슴서슴 친한 척 말을 걸고 싶다. 다음에 나올 시집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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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에게만 열리는 책데이지   2015-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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