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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해외저자 > 소설

이름:마커스 주삭 (Markus Zusak)

성별:남성

국적:오세아니아 > 호주

출생:1975년, 호주 시드니 (게자리)

직업:소설가

최근작
2021년 8월 <책도둑 (합본 특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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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가 주목하는 젊은 작가 마커스 주삭, 국내최초 이메일 인터뷰!  전세계가 주목하는 젊은 작가 마커스 주삭, 국내최초 이메일 인터뷰! 호주에서 출간되어 성공을 거두고 영국, 프랑스, 중국, 일본 등 30여개국에 소개된 화제작 <책도둑>. 미국 출간 당시 아마존,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1위로 등극하고, 브라질에서는 <해리 포터>의 아성을 무너뜨리는 등 세계적인 히트작인 <책도둑>은 우리나라에도 소개되어 현재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책 중 하나입니다.

색(色)이나 소리, 냄새 등 손에 잡히지 않는 것들에 대한 눈부신 묘사, 비극의 시대를 담담히 걸어나가는 따뜻하고 정많은 인물들을 살아 숨쉬게 만든 필력의 작가 마커스 주삭. 미국에서의 성공 등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젊은 작가의 일상과 문학적 열망의 기원, 작품 속의 의미있는 작품에 대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 번역 등 소통 문제는 문학동네 출판사에서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인터뷰 | 알라딘 편집팀 김재욱, 번역 | 문학동네 출판사) 
 

"내게 일어난 이 모든 일들이 믿겨지지 않는다"  


알라딘 : 서면으로나마 만나게 되어 반갑다. 여러가지가 궁금하지만 먼저 작가로 성공한 이후에 삶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묻고 싶다.

마커스 주삭 : 나는 언제나 작가가 되고 싶었고, 열여섯 살 때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글을 쓰는 것만으로 생계를 이어갈 수 있게 된 것에 진심으로 감사한다. 『책도둑』은 여러 면에서 내 삶을 바꾸었다. 내게 모든 것을 의미하는 책을 쓰게 되었기 때문이다. 때때로 내게 일어난 이 모든 일들이 믿겨지지 않는다.

알라딘 : 한 인터뷰 기사를 보니 작가로 활동하는 것 외에 다른 생업에 종사하며, 한 번도 승리한 적 없는 축구팀에서 선수로도 뛰고 있다. 그 생업이란 무엇인지, (리젤이나 루디의 운동능력은 탁월한 것으로 묘사되는데 반해) 왜 당신의 축구팀은 절대로 이길 수 없는지 궁금하다.

마커스 주삭 : 예전에 병가를 낸 교사들을 대신하는 임시교사로 일한 적이 있다. 방과 후 보습 교사로도 일했고, 외과 수술실을 청소하는 일도 했었다. 지금은 그런 일들을 하지 않는다. 글 쓰는 일과 두 살배기 딸아이를 돌보는 일에 전념한다. 축구팀에 대해서는 두 손 들었다. 어릴 때 친구들과 럭비만 하며 자랐기 때문에 축구를 시작했을 때 우리에게 전혀 소질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럭비와 축구는 많이 다른 운동이기 때문이다.

알라딘 : 시드니에서 오스트리아인 아버지와 독일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부모님께 들었던 두 가지 이야기가 너무 인상적이어서 <책도둑>을 쓰게 되었다고 했는데, 그 이야기들의 어떤 부분이 그토록 매혹적이었는지 아직 이 책을 읽지 못한 독자들을 위해서 다시 한번 말해달라.

마커스 주삭 : 나는 시드니에서 자랐다. 하지만 부모님께서 당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실 때면 늘 유럽의 일부분이 우리집 부엌으로 스며들었다. 두 분은 화염에 휩싸인 도시들과 크고 작은 방법으로 히틀러에 대항해 싸우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여러 면에서, 그 이야기들은 처음부터 내가 작가가 되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책도둑>을 어떻게 쓰게 되었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나는 이렇게 말한다. 마치 우리가 처음 언어를 말할 때 우리 마음속에 있던 것이 자연스럽게 우러나왔듯이, <책도둑>에 관한 모든 것은 처음부터 내 머릿속에 들어 있다가 글로 술술 흘러나온 것이라고. 내가 손을 뻗자, 이 책에 가서 닿았다. 나의 부모님께서 이 놀라운 이야기들을 알고 계셨을 뿐 아니라, 그토록 아름답고 의미심장하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재능을 갖고 계셨다는 것은 내게 정말 커다란 행운이었다.

알라딘 : 이 소설은 ‘사신(死神)’ 이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화자로 삼고 있다. 사신이라 하면 우디 앨런의 영화에 나오는 우스꽝스러우면서도 강한 인상을 남기는 사신의 모습이 떠오른다. 당신이 사신 캐릭터를 만들면서 떠올린 이미지는 무엇인가.

마커스 주삭 : 전쟁과 죽음은 가장 절친한 친구라는 옛말이 있다. ‘나치 치하 독일을 배경으로 하는 책의 화자가 될 만한 사람이 누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죽음이야말로 그 당시 어디에나 널려 있던 존재라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리고 죽음이 무시무시하고 전능하기보다는 취약하고 무력한 존재가 되어야만 한다는 데까지 생각이 미쳤을 때, 사신을 화자로 쓰기로 결심했다. ‘만약 사신이 인간들을 두려워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누구도 예상치 못하는 설정이었겠지만, 내게는 꽤 그럴 듯해 보였다. 사신이야말로 이 모든 엄청난 비극들과 인간의 손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잔혹행위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목격하는 존재가 아니겠는가. 나는 사신이 인간도 아름답고 사심 없는 존재일 수 있다는 걸 증언하고자 노력하는, 그런 책을 써보자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죽음에 대해 커다란 공포심을 갖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이 책을 읽고 내 덕분에 죽음에 대해 보다 편하게 생각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나는 대개는 웃어넘기면서, ‘그거 정말 다행이군요’라고 말한다. 그러나 미지의 것에 대한 엄청난 공포는 여전히 존재한다. 그래도 이 책에 등장하는 사신의 매력 중 한 가지는 그가 하늘과 나무와 땅에 대해 ‘그것(it)’이라고 하지 않고 ‘사람(who)’처럼 대한다는 것이다. 그가 ‘하늘이란 드넓고 푸르고 숭고한 존재’라고 말할 때, 그는 하늘을 하나의 동료로서 보는 것이다. 나는 세상의 모든 것이 다른 무엇의 일부이고, 죽음도 그것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좋아한다. 죽음은 우리가 자연스럽게 경험하는 모든 것들의 또다른 일부이다.


"진실로 이것이 내가 신에 대해 생각하는 바이다"  

알라딘 : 사신은 전지전능한 신의 하위 개념이다. 소설 속에서 사신은 종종 신에게 질문을 던지지만 언제나 대답은 듣지 못한 채 자신의 임무(영혼들을 거두는 것)에만 집중한다. 이는 어떻게 보면 이런 비극이 일어나도록 내버려두는 신을 책망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당신에게 신은 무엇을 의미하나.

마커스 주삭 : 이건 정말 어려운 질문이다! 농담이다. 의미 있는 질문에 답하게 되어 좋다. 우리가 자기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게 될 때 비로소 신에 대해 알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나치게 단순화시킨 답변일 수도 있겠지만, 진실로 이것이 내가 신에 대해 생각하는 바이다.

알라딘 : (히틀러의) <나의 투쟁>을 지칭하지 않더라도 누구에게나 개인적인 신념은 있다. 당신의 신념은 무엇인가. 문학적으로 이루고 싶은 성취는 무엇인가. ‘글’의 힘을 통해 이루고 싶은 것은.

마커스 주삭 : 나는 사람들이 내가 만들어낸 캐릭터들을 사랑해주길 바란다. 이 역시 단순한 답변인데, 나는 위대한 캐릭터들이 위대한 책을 만든다고 생각한다. 당신이 그들에게 충분히 감정이입을 하고, 스토리를 제대로 잘 파악한다면, 책의 표면적인 것 외에 그 이면에 존재하는 많은 것들을 얻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알라딘 : <책도둑>에서 주인공 리젤의 지하실로 숨어든 유대인 막스가 꿈 속에서 히틀러와 권투 시합을 벌이고, 리젤의 영혼이 밖으로 빠져나와 현실의 리젤을 지켜보고, 어린 시절 목숨을 잃은 리젤의 동생이 시장의 집 앞 계단에서 매번 나타나는 등 판타지 장면들이 인상적으로 펼쳐진다. 이런 장면들은 한 편의 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이러한 장면들을 표현할 때, 이미지를 따르는 편인가.

마커스 주삭 : 나는 장면들을 눈앞에 그려볼 수 있도록 표현한다. 책의 모든 페이지마다 흥미로운 영상이 펼쳐질 수 있다는 것은 참 멋진 일이다. 책은 독자들로 하여금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하는 주옥같은 장면들을 담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 문장이 만들어진다. 이 문장으로 인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건 알 수 없다. 이게 바로 글쓰기가 갖는 마법이다.

알라딘 : <책도둑>이 영화로 만들어지고 있다고 들었다. 작업이 어느 정도 진척되었는지.

마커스 주삭 : 자세히는 모르겠다. 영화를 만드는 작업은 언제나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이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으려 한다. 현재 시나리오 작업중이라고 들었다. 물론 내가 쓰는 것은 아니다. 영화 시나리오는 둘째치고 소설 쓰는 것만으로도 내겐 힘에 부친다. 소설과 시나리오는 완전히 다른 분야다. 언젠가는 영화로 완성되길 바란다.


"여가 시간에 바다에서 서핑하는 것, 잡념을 사라지게 한다"   

알라딘 : 책속에서 리젤의 양아버지 한스 후버만은 서툴지만 듣는 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아코디언 연주 실력을 가지고 있다. 한스 후버만이 어떤 곡을 연주했을 것 같나. 롤 모델이 있다면 살짝 공개해달라.

마커스 주삭 : 한스 후버만은 나의 조부들을 섞어놓은 인물이다(비록 그분들을 한 번도 뵌 적은 없지만). 외할아버지는 하모니카를 연주할 줄 아셨고 매우 친절했던 분이라고 들었다. 친할아버지는 두 번의 세계대전에 모두 참전하셨다. 그분은 나의 아버지를 나치 엘리트 학교에 보내려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제2차 세계대전에 징병되셨다. 한스가 연주했던 곡에 대해 말하자면, 유럽 클래식 음악과 독일의 전통음악을 섞어놓은 곡들이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알라딘 : 문학 외에 당신에게 영향을 주는 것은 무엇인가. 좋아하는 음악이나 영화는 무엇인가. 여가 생활은 어떻게 즐기는가.

마커스 주삭 : 최근에는 글을 쓸 때 클래식 음악을 듣는다. 이건 늘 변한다. 나는 같은 영화를 보고 또 보는 편이다. 음악과 영화는 분명히 내게 커다란 영향을 준다. 내가 특별히 좋아하는 영화는 프랑스 영화 [아멜리에]다. 그 영화의 첫 오 분은 대개 다른 영화의 전체보다 더 많은 좋은 아이디어들을 담고 있다. 여가시간에 바다에서 서핑하는 것을 즐긴다. 내게 생각할 시간을 주고, 동시에 잡념을 사라지게 해준다.


"비극과 아름다움은 항상 붙어 있다"  

알라딘 : 소설을 읽다보면 당신이야말로 ‘말을 흔드는 사람(word shaker)’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색깔이나 음악, 맛, 감정같이 손에 잡히지 않는 것들에 대한 흥미로운 표현들이 굉장히 많다. 특히 리젤이 양아버지 한스가 권한 샴페인을 삼키는 장면에서 ‘찬란하게 부서져버린 규칙의 맛’이라고 표현하고, 오랜만에 지하실에서 벗어난 막스가 ‘별에 눈을 덴다’라고 표현한 부분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이런 표현들은 글을 쓰면서 순간적인 느낌에 의해 창조해내는 것인지.

마커스 주삭: 어떤 표현들은 글을 쓰려고 자리에 앉기만 해도 매우 자연스럽게 떠오르고, 또 어떤 표현들은 시간을 많이 들인다. 글을 쓸 때 ‘이 표현을 나중에 다시 다듬어야지’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대개 쉽게 즉흥적으로 떠오르는 표현들이 가장 좋은 것 같다. 위에서 당신이 예로 든 두 가지 표현은 사실 즉흥적으로 떠오른 것들이다.

내가 항상 가장 좋아하는 이미지는 마이클 샤본의 <카발리에와 클레이의 모험>에 있다. 뉴욕 항으로 들어오는 원양 정기선을 ‘만찬 예복을 차려입은 산’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정말 훌륭한 표현이다.

알라딘 : <책도둑>에 등장한 살갑고 정이 가는 캐릭터들은 거의 대부분 죽음을 맞이한다. 그 외에도 이름도 밝혀지지 않은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간다. 물론 이와 같은 희생들은 극적인 효과를 높이는 하나의 요인이다. 이와 같은 거대한 비극을 그려내면서 당신이 가장 중점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인가.
 
마커스 주삭 : 일단 사신이 책의 화자로 등장한다는 것은 캐릭터들이 죽어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다정다감한 캐릭터들은 다른 존재들과 마찬가지로 운명의 결과로서 죽음을 맞이한다. 예를 들어 알렉스 슈타이너는 그의 아들 루디가 나치 엘리트 학교로 끌려가는 것을 막는다. 그는 옳은 일을 했다. 그러나 이는 힘멜 거리에 폭격이 있던 날 루디가 그곳에 있도록 한 결과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들이 죽음을 맞이할 때도 여전히 선량하고 아름다웠다는 점이다. 그들의 삶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게 내가 중요하게 살려내고 싶었던 점이다. 비극과 아름다움은 항상 붙어 있다. 그렇지 않다고 해도, 나는 『책도둑』이 추악한 시대에서도 아름다운 결정을 내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그들의 죽음은 변화를 일으킨다. 그것이 작든 크든 상관없이 말이다.

알라딘 : 리젤은 두덴 사전을 통해 어떤 말은 사전적 의미만 갖지만, 어떤 말은 그 이상의 의미를 내포하기도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당신의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단어들은 무엇인가. 특별한 의미를 두고 있거나 사랑하는 단어는 무엇인가.

마커스 주삭 : 내게 있어 특별한 단어란 단순한 어휘를 흥미롭고 비범한 방법으로 사용할 경우를 말한다. 위에서 언급한 ‘별에 눈을 덴다’를 예로 들어보면, ‘별’ ‘눈’ ‘데다’는 단순한 단어들이지만 함께 놓이게 되면 흥미로운 관계를 만들어낸다. 중요한 것은 단어들을 어떻게 만나게 하느냐이다.


"내 책이 중요한 의미를 남겼다는 것이 진심으로 영광스럽다"  

알라딘 : 당신이 리젤처럼 가난과 압제의 현실로 괴로워하고 있으며, 어떤 책이든 고를 수 있는 서재가 눈앞에 있다고 해보자. 꼭 훔치고 싶은 책이 한 권 있다면, 무엇일까.

마커스 주삭 : 그것은 어떤 날도 될 수 있고, 몇 권의 책도 될 수 있다. 오늘 내가 훔치고 싶은 책은 피터 헤지스가 쓴 <길버트 그레이프>이다. 그 책 속의 캐릭터들은 결코 잊히지 않는다. 선하든 악하든, 그들은 모두 아름다운 인간들이다. 이 책 역시 위대한 캐릭터들이 위대한 책을 만들어냄을 증명한다.

알라딘 : 어려운 인터뷰에 응해주어 감사하다. 한국의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마커스 주삭 : <책도둑>을 사랑해주신 한국의 모든 독자들에게 내가 무슨 다른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아니, 그보다, 내게 모든 것을 의미하는 책이 독자들에게 중요한 의미를 남겼다는 것이 진심으로 영광스럽다. 이는 내가 지금까지 받은 가장 훌륭한 선물이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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