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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송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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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쓰지 않을 이야기>

송지현

201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펑크록 스타일 빨대 디자인에 관한 연구」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이를테면 에필로그의 방식으로』, 에세이 『동해 생활』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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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테면 에필로그의 방식으로> - 2019년 6월  더보기

요즘 나는 동해에서 지낸다. 동해에 온 지는 1년이 조금 넘었다. 월화는 카페에서 일하고 목금토일엔 이마트 시식 코너에서 일하고 있다. ‘작가의 말’을 쓰느라 내가 썼던 신춘문예 당선 소감을 찾아보았는데, 당시엔 아르바이트를 찾고 있었나 보다. 아르바이트 공고를 훑던 내가 7년 만에 아르바이트 몬스터가 되어 있는 것을 보니, ‘녀석, 성장했구나……!’라며 코를 쓱 훔치는 일본 만화 장면이 그려지……기는커녕, 성장이라는 게 이런 것일 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소설집을 준비하는 동안 내 소설을 여러 번 봐서 같은 단어를 여러 번 발음할 때처럼 낯설고 이상하게 느껴진다. 책이 될 수 있을까,라고 혼자 한 질문에, 그래도 우린 결국 먹게 될 거야. 라는 대사가 생각났다. 이 대사는 참 문득문득 나를 찾아온다. 결국이라는 단어가 주는 오만함이 웃기기도 하고. 동해에 온 뒤 친구들이 많이도 놀러 왔다. 여름 바다에서는 맥주나 와인을 마시며 해수욕을 했고, 겨울 바다에서는 추위에 덜덜 떨며 빨개진 얼굴을 하고 사진을 찍었다. 나는 친구들에게 먹을 것을 해주느라 요리가 늘었다. 친구들이 가고 난 밤이면 그들이 오가는 도로의 거리를 생각한다. 그러고 나면 한없이 고마운 마음이 든다. 나를 보러 왕복 4백 킬로미터가 넘는 길을 와주다니. 고마운 마음이 들면 체력이 넘치는 사람이 되고 싶어진다. 더 많은 요리를 하고 더 많은 청소를 하고 더 많은 사랑을 하고 싶다. 이 소설집은 친구들에게 많은 빚을 지며 씌어졌다. 이건 그냥 비유적 문장이 아니라 실제의 이야기다. 친구 중 한 명이 내 학자금 대출을 갚아준 것이다. 덕분에 생활이 한결 나아졌다. 엄마는 이 얘기를 듣더니 가난한 부모를 만났지만 좋은 친구를 만나서 다행이다,라고 했다. 가난의 반대말은 부자가 아닌가,라고 생각했지만, 뭐 어쨌거나. 그 외에도 친구들은 놀러 올 때마다 각종 술과 안주를 사 왔고, 무슨 무슨 날이면 택배로 음식을 한 박스씩 보내왔다. 모두 내 몸에 쌓여 (이것 역시 비유가 아니다. 실제로 10킬로그램이 쪘다) 힘을 내어 뭐라도 쓸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소설집의 탄생에도 친구들은 힘을 보태주었다. 이효영 군은 프로필 사진으로 쓸 사진(아무도 와인을 마시고 있는지 모른다)을 찍어주었고, 박상영 소설가는 「이를테면 에필로그의 방식으로」에 나오는 대사(이게 프로이트다!)를 주며 더불어 추천사까지 써주었으며, 신샛별 문학평론가는 눈물이 고일 정도로 촉촉한 해설을 보내주었다. 나는 기본적으로 인간을 싫어하는 타입인 줄 알았다. 그러나 누구보다 인간을 사랑하고 있다는 걸 이 책을 준비하며 깨달았다. 불행히도 대가를 바라는 사랑이어서 소설을 쓰게 되었다고. 그러므로 나의 글은 언제나 사람들에 대한 연서이다. * 나는 또 등단 소감에 이렇게 썼다. 함께 새벽을 지켜준 고양이에게 감사한다고. 그 고양이는 지금 세상을 떠났다. 나는 과거로 점철된 인간이라 떠난 것들에게 더 마음이 쓰인다. 곁에 있는 친구들은 이런 내게 가끔 서운함을 토로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떠난 고양이와 사람들과 사물들까지도 모두 곁에 있을 때보다 더 사랑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이 책도 내게서 떨어져 나오는 순간 너무 사랑하게 될 것 같아 벌써부터 겁이 나 체력이 바닥나고 있다. 조금이라도 남은 체력을 유지하려면 덜 사랑해야 하고, 그러기에 곁의 사람들이 떠나지 않도록 잘하려고 한다. 특히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는 동생에게. 동생이 없었다면 나는 이 세상을 너무도 외롭게 살아갔을 것이다. 외로운 줄도 모르고. 동생이라면 모든 체력을 소진해서라도 언제든 떠날 것처럼 사랑하겠노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ps. 원고를 쥐고 넘기지 않아서 책이 나오는 데 오래도 걸렸다. 담당 편집자가 되어 원고를 함께 준비해주신 박선우 편집자와 문학과지성사 직원분들에게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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