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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저자 > 어린이/유아

이름:함기석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66년, 대한민국 충청북도 청주

직업:시인

최근작
2023년 11월 <모든 꽃은 예언이다>

함기석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1992년 《작가세계》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국어선생은 달팽이』 『착란의 돌』 『뽈랑 공원』 『오렌지 기하학』 『힐베르트 고양이 제로』 『디자인하우스 센텐스』 『음시』, 동시집 『숫자벌레』 『아무래도 수상해』 『수능 예언 문제집』, 시론집 『고독한 대화』, 비평집 『21세기 한국시의 지형도』 등을 출간했다. 박인환문학상, 이형기문학상, 이상시문학상, 신동문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대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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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

저자의 말

<21세기 한국시의 지형도> - 2018년 11월  더보기

2010년대의 시는 진행 중이다. 2010년대의 시는 2000년대 시에 대한 승계와 부정이라는 양면성을 지닌 채 다채롭게 움직이고 있다. 어느 시대에나 시인은 시를 통해 자신 속의 무수한 통념과 죽은 미적 가치들, 굳어 버린 고체들의 세계를 목격하고 그것들을 제거하려 끊임없이 싸운다. 시인은 자기 육체 안의 참담한 죽음들을 목격한 후 다시 자궁으로 회귀하여 재탄생하는 존재고, 그것조차 불가능할 때 상징적 자살을 시로 형식화하여 다시 미지의 미(美)를 꿈꾸는 존재다. 시인은 늘 외부의 죽음과 함께 자기 내부의 죽음까지도 통렬하게 응시하며 싸우는 존재들이기에 자기 안의 수많은 다양함과 강렬함을 발견하기 위해서 늘 ‘열림의 우주’를 지향한다. 오염되고 타락한 내 몸의 위험한 해저, 그 혼돈과 야만의 바닥으로 잠수해 들어가 죽음의 풍경들과 싸우고 유희한다. 1990년대 시인들이 그러했고 2000년대 시인들이 그러했고 2010년대 시인들 또한 언어의 쇄신, 언어의 용법과 구조의 혁신, 세계관의 파열과 확장을 통해 시의 혁신을 도모하고 있으며 자기 육체 안의 무수한 죽은 세계와 맹렬히 싸우고 있다. 2010년대 시는 이렇게 진행형이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시는 언제나 진행형이다. 2010년대 시 또한 죽음 같은 처절한 언어 모험과 발화 놀이를 통해 각자의 방식으로 미래를 살아내고 있다. 관습적 언어로부터 탈주해 안정된 체계 질서를 위반하면서 무자비한 미(美)를 향해 죽음의 불나방처럼 달려들고 있다. 그렇게 어떤 시는 발 없는 새가 되어 황량한 도시의 상공을 떠돌고, 어떤 시는 재의 강물이 되어 생의 첫 수원지였던 자궁으로 흘러들고, 어떤 시는 텅 빈 광장에서 홀로 담배를 피우는 유령이 되어 떠돈다. 2010년대 시는 이렇게 진행형이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시의 초상은 다차원의 얼굴, 얼굴을 뭉개 버린 얼굴, 이목구비를 확정할 수 없는 진행형이다. 이 미완성 세계에서 2010년대의 어떤 시인은 또다시 감각과 인식의 지도를 바꾸고 있고, 어떤 시인은 폭약처럼 스스로를 파괴하여 강철 같던 통념의 벽에 균열을 내고 있고, 어떤 시인은 아무도 본 적 없는 극지의 오지를 탐험해 그 아름답고 기이한 지형을 우리에게 선사하고 있다. 어느 시대에나 시는 늘 상상하는 육체고 상상되는 육체다. 감각의 육체고 고통의 육체고 희열의 육체다. 21세기 시는 실재하지 않은 방식으로 실재하는 기이한 육체다. 현실이 시의 리얼리티를 낳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수많은 풍경과 사건과 뉴스들이 우리에게 실재로 수용되도록 조작 또는 작동된다. 이 교묘한 은폐성은 21세기 현실과 시의 중요 특질 중 하나다. 게임 속의 가상현실과 가상공간은 더 이상 가상이 아니라 우리의 육체와 영혼을 강력하게 지배하는 실재다. 21세기는 이미 우리가 창출한 현실에 의해 우리가 허구화되는 세계다. 우리 모두가 픽션 속의 허구적 등장인물로 개체화되는 세계, 우리가 우리의 보편 감각으로 수용했다고 믿는 풍경과 실체가 일루전일 수 있는 세계다. 이런 상황 속에서 2010년대 시인들은 움직이며 싸우고 울고 웃고 있다. 21세기 시의 매트릭스 현실은 미학적으로 재구성된 것이지만 현실 세계의 결여와 부재를 보완하는 대리 현실로 기능하면서 그 위상을 점점 높여 가고 있다. 이 매트릭스 인공 현실 안에 꿈과 자유와 해방을 갈망하는 2010년대 시인들이 직면한 현실의 암울이 있고 공포가 있고 희망이 있다. 이 암울과 공포와 희망이 이전의 선배들과는 다른 상상적 조작을 낳고 픽션의 상상력을 촉발하고 유희적 작란을 가속화한다. 2010년대의 낯선 언어들 또한 그들만의 실존의 현기이자 간절한 몸짓이다. 1990년대를 비롯하여 21세기 시인들이 남긴 수많은 발자국과 한숨과 가래들, 이들이 허공에 남긴 기묘한 담배 연기와 초승달과 죽은 새들, 이들이 죽음의 다리 난간에서 몸을 던지지는 못하고 울면서 돌아설 때 내가 보았던 그 아픈 눈빛들, 지난 10여 년 동안 나는 이들이 남긴 뜨거운 숨결과 비명, 웃음과 가래침, 콧물과 눈물을 받아먹으며 그들 가슴 깊이 들어가 그들이 절실하게 마주했던 세계와 나 또한 절실하게 마주하고자 했다. 이 책은 그 흔적이자 편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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