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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김신숙

출생:, 대한민국 제주시 서귀포

최근작
2020년 8월 <열두 살 해녀>

김신숙

제주도 서귀포에서 태어나 자랐고, 동시와 동화를 씁니다. “용용 살겠지”, “허운데기”, “왕바농꽃바농”, “영주산 프러포즈”, “무지개새를 찾아서” 등의 스토리텔링 동화를 지었습니다. 시집 《우리는 한쪽 밤에서 잠을 자고》를 펴냈습니다. 서귀포에서 독립서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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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열두 살 해녀> - 2020년 8월  더보기

수평선을 반듯하게 펼치는 일 제주도 서귀포에서 태어났어요. 스모루라는 작은 마을에서 자랐어요. 숲에 노루가 많아서 또는 오르막길 끝에 있는 마을이라 오르려면 숨이 마른다 해서 ‘스모루’라 이름 지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오는 작은 마을이에요. 열 가구 정도가 모여 사는 마을에서 바닷가와 가장 가까운 집에 살았어요. 그래서 바다로 가는 길이 우리 집 마당 같았지요. 정숙, 영숙, 희숙, 신숙 그리고 막내아들을 낳은 기동과 옥희 부부 사이 넷째 딸로 태어났어요. 아버지는 어린 시절 꿈이 시인이었어요. 나무들은 촛불처럼 자신을 녹이며 불같은 꽃과 열매를 피우는 것이라 내게 말했어요. 멋진 말을 많이 해서 어른이 되면 시인이 되고 싶었어요. 그리고 시인이 되었어요. 깜깜한 곳을 밝히는 촛불 닮은 시인이 되고 싶어요. 어린 시절부터 책 읽기를 좋아했어요. 마음이 밝은 사람은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한다는 걸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책장을 걷으며 깨달았지요. 어른이 되어서도 책이 좋아 서귀포에서 시집만 파는 작은 서점을 운영하는 남편과 살고, 작은도서관에서 책들을 반듯하게 정리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고향에서 글을 쓰고 책을 내는 일은 깊은 밤 아무도 모르게 바다를 건너가, 수평선을 반듯하게 펼치고 오는 일이에요. 서귀포는 수평선이 가득해요. 수평선 너머 세상을 상상하느라 어린 시절부터 호기심이 많았어요. 유리병 속에 편지를 담아 바다로 가 멀리 던져 보기도 했어요. 파도처럼 마음이 빨리 자라 아무 곳에나 시원하게 가 닿고 싶었어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쓰는 게 즐거워요. 지난 여름과 겨울 사이에 들은 해녀 옥희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동시집으로 엮어 봅니다. 칠순이 넘은 우리 엄마, 무엇을 또 낳은 것 같아요. 축하드립니다. 해녀 걸음 반듯해야지 하늘하고 바다를 나눈 것처럼 반듯한 마음으로 걸어야 해 푸른 수평선을 바라봐 반듯하지 빗창처럼 반듯하게 몸을 세워야 해 정신을 차렷 해야 해 금방 본 바닷속 물건을 한번에 딱 떼내야 해 똑바로 걸어야 해 반듯하게 걸어야 해 매일 말씀하시는 우리 엄마 너무 오래 물질하면 비틀비틀 걸어오던 해녀 엄마 짠 젖 어머니가 제주 떠나 원정물질 갔을 때 젖먹이니까 나를 데리고 갔겠지 젖 물려줄 엄마가 없으면 아기들은 살 수가 없잖아 기억나, 나는 걷지도 못하는 아기야 어머니가 나를 나무에 천 배로 똘똘 묶어서 저 멀리 바다로 가 물질했던 거 기억나 내가 왕왕 울고 있으니까 머리 하양한 할머니가 옆에서 더 울라 더 울라 약 올리던 거 기억나 늙어서 잘 걷지 못하는 할머니가 나무에 묶어 놓은 나를 돌보고 있었어 가끔 바다에서 나온 엄마가 짠 젖을 물리고 갔겠지 아마도 나를 봐주던 힘없는 할머니도 아기 눈물이 묻은 건지 엄마 눈물이 묻은 건지 엄마가 잡아 온 짠 물이 싱싱한 해산물을 얻어갔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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