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년 동안 교사는 학생들에게 어떤 존재여야 하는가를 고민하며 가르쳐 왔습니다.
어느 때는 대학 진학을 목표로 야간에 남아 수능 문제 풀이를 함께 했고,
어느 때는 공무원 배출을 위해 문법 교재를 만들고 공무원 준비반 아이들과 동행했습니다.
그러면서 학교에서 『Dream & Job』이라는 진로 교재를 만들어 취업 준비를 도우며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마치 고지 점령에 나선 소대장처럼 특성화고 학생의 진로 방향을 설정하고, 학생들을 이끌어 가고자 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아파트 공사 현장의 노란 거푸집을 떠올려 봤습니다.
굳지 않은 콘크리트가 일정한 구조물이 될 수 있도록 기다리며 버티고 선 그 모습에서 교사의 역할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아직 어떤 건물로 자리 잡을지 결정하지 못한 학생들을 대하는 저의 자세를 점검해 봤습니다.
교사의 의도가 아니라 학생이 스스로 적성에 맞는 자기의 꿈을 찾고 그 꿈이 담긴 인생의 아름다운 건축물을 만들도록 응원해야 함을 느꼈습니다.
다만 그들이 힘들어할 때, “괜찮아, 너도 할 수 있어!”라고 다독이며 소중한 꿈들을 지지하는 삶을 살아가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