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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남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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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4285km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PCT를 걷다>

남난희

지리산학교 숲길걷기반 교사, 지리산걷기학교 교사, (사)백두대간평화트레일 이사장.
경북 울진에서 태어나 1981년 한국등산학교를 수료했다. 유난히 눈이 많이 오던 1984년 1월 1일부터 국내 최초로 76일 동안 백두대간 단독 종주에 성공하여 산악계의 샛별이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여성 세계 최초로 해발 7,455미터 높이의 히말라야 강가푸르나 봉에 올라 세상을 놀라게 했다. 그 뒤 ‘금녀의 벽’으로 불리던 350미터의 국내 최장 설악산 토왕성 빙벽 폭포를 두 차례나 등반해 많은 사람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1994년부터 지리산에 내려와 살다가, 2000년 강원도 정선에서 일반인을 위한 자연 생태학습의 장인 ‘정선자연학교’를 세워 교장을 맡았다. 그러다 2002년 여름 태풍 루사가 온나라를 휩쓰는 바람에 그동안 피땀 흘려 이룬 모든 것을 잃고 나서 다시 지리산으로 돌아왔다. 현재 ‘지리산학교’와 ‘지리산걷기학교’에서 교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백두대간을 국제적 수준의 트레일로 만드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러한 활동의 성과를 인정받아, 2022년 스위스의 ‘킹 알베르트 재단’에서 수여하는 ‘마운틴 어워드’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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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가장 빛나는 혼자> - 2022년 8월  더보기

카일라스(Kailas)는 우주의 축(軸)이라고 한다. 카일라스는 우주의 중심이라고 한다. 카일라스는 우주의 배꼽이라고 한다. 카일라스는 영혼의 성소, 신의 영역, 깨달음의 상징이라고 한다. 카일라스는 지구상에서 가장 신비한 곳이라고 한다. 카일라스는 아시아의 4대 강의 발원지이면서, 아시아 4대 종교의 성지이기도 하다. 아시아의 4대 종교란 불교, 힌두교, 자이나교, 그리고 티베트 토속 종교인 뵌교를 말한다. 티베트 불교에서는 카일라스 정상에 삼천 대천 세계가 있다고 하고, 힌두교에서는 산 정상에 그들의 강력한 신인 시바신이 거한다고 본다. 자이나교에서는 교주인 마하비르가 깨달음을 얻은 곳이라 하고, 뵌교에서는 교주가 이 산을 타고 내려왔다가 때가 되었을 때 다시 승천했다고 한다. 아시아의 4대 강이란 얄룽창포 강, 수트레즈 강, 카르날리 강, 그리고 인더스 강을 말한다. 얄룽창포 강은 이 산의 동쪽에서 발원한 강으로, 히말라야를 지나면서 이름이 부라마푸트라 강으로 바뀐다. 티베트 고원을 서에서 동으로 히말라야 산맥과 나란히 흐르다가 남서쪽으로 급하게 꺾이며 인도 아삼 지방과 방글라데시 삼각주를 지나 벵골 만으로 들어가는 강이다. 총 길이는 2,900킬로미터. 수트레즈 강은 서쪽에서 시작한 강으로, 구게 왕국을 지나 히말라야를 넘어 인더스 강과 합류한다. 남쪽에서 만들어진 물은 카르날리 강이다. 히말라야를 넘어 네팔을 지나 인도에서 갠지스 강과 합류한다. 곧 갠지스의 원류다. 북쪽에서 출발한 물이 인더스 강이다. 이 강은 카일라스 북벽을 출발해서 히말라야와 평행으로 북서로 흐르다가 카슈미르 북부를 지나고 라다크 산지를 지난다. 그러다가 남서로 방향을 틀고는 파키스탄을 관통하여 카라치의 남동쪽 아라비아 해로 흘러든다. 이 강의 길이도 2,900킬로미터라고 한다. 티베트 사람들은 이 강들이 동물의 입에서 나오는 것으로 신화적 해석을 하기도 했다. 즉, 얄룽창포는 말의 입, 수트레즈는 코끼리의 입, 카르날리는 공작의 입, 인더스는 사자의 입으로 여겼다. 이 동물들은 불교와 관계가 있다고 한다. 말은 지혜를 의미하고, 코끼리는 자비의 힘을, 공작은 법문을 통한 감화를, 사자는 진리를 향한 두려움 없는 실천적 행보를 상징한다고 한다. 임현담 선생의 『강린포체』를 보면, 말은 고타마 싯다르타가 붓다가 되기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출가할 때 타고 나온 동물이며, 코끼리는 싯다르타의 어머니인 마야 부인의 태몽에 나온 동물이다. 공작은 싯다르타가 수행을 할 때 주변의 코브라, 뱀 등 해충을 잡아먹어 수행을 도왔으며, 사자는 싯다르타가 깨달음을 얻은 후 사자후를 토하여 세상 질서를 바로잡은 데 대한 상징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카일라스 산의 네 면을 보석에 비유하기도 한다. 산 전체를 수정으로 보고, 동쪽은 유리, 서쪽은 루비, 남쪽은 사파이어, 북쪽은 황금으로 해석했다. 한편, 마나사로바는 해발 4,582미터에 있는 고원 호수로, 카일라스에서 발원한 물이 모이는 곳이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담수호로, 그 둘레가 자그마치 100킬로미터가 넘는다. 이 호수도 4대 종교의 성지로 추앙되고 있다. 특히 힌두교도의 절대 성지다. 그들이 추앙해 마지않는 강, 즉 갠지스 강의 원류이기 때문이다. 전설에 따르면, 브라흐마의 일곱 아들이 카일라스에서 수행을 하고 내려왔는데, 고행으로 인해 더워진 몸을 담글 곳이 없자, 브라흐마가 마음을 내어 거대한 호수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런 연유로 힌두교도들은 이 물에 목욕을 하거나 몸에 닿기만 해도 브라흐마의 천국에 들어갈 수 있다고 믿으며, 이 물을 마시면 모든 생의 죄가 사해진 채 시바신의 집에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힌두교도들이 가장 숭배하는 최고의 성지에 걸맞게, 그들은 물에 들어가고 물을 마시고 찬양하고 소리치고 기도하고 행복에 겨워한다. 불교에서 전해지는 이야기는 붓다의 어머니인 마야 부인이 마나사로바에서 목욕을 한 후 붓다를 잉태했다고 전해진다. 자이나교도 인도의 성자 마하트마 간디의 유해를 마나사로바에 뿌려 달라는 유언에 따라 그의 유해 일부가 호수에 뿌려졌다고 한다. * * * 나는 2016년 5월에 카일라스와 마나사로바 순례를 다녀왔다. 다녀와서 원고를 정리하기는 했으나 마무리를 못하고 계속 미루기만 했다. 내 딴에는, 여행기든 순례기든 다녀와서 너무 빨리 정리하면 싱싱하기는 하지만 너무 날것이라 깊은 맛이 없다고, 좀 숙성을 시킨 후에 내는 것이 좋겠다 싶었다. 그런데 이런저런 이유로 너무 많은 날들이 지나고 말았다. 실은, 마무리는 지어야 하지만 그러려면 하는 수 없이 기범이 이야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못하고 있었다. 나는 기범이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았다. 그를 이야기하면 아직도 가슴이 먹먹해지기 때문이다. 어쩌면 나의 숨이 다할 때까지 그러할 테지만. 하지만 그때 카일라스를 찾은 목적이, 그를 그곳에서 회향(廻向)하겠다는 마음이 많은 부분을 차지했고, 실제 그 의식을 하고 돌아왔다. 그렇게 회향을 했다고는 하나 그로부터 완전 자유로울 수 없는 나는 자꾸 피하고만 싶었다. 그렇게 피하려고 하니 글을 쓸 수가 없었다. 그의 이야기를 빼고는 순례기가 안 되겠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 나는 한 번 더 카일라스와 마나사로바를 만나고 싶었다. 꼭 다시 오겠다고 약속도 했지만, 나는 정말 다시 가고 싶었다. 중국 정부가 더 ‘개발’하기 전에, 중국 정부가 더 망쳐놓기 전에. 지나고보니 아쉬운 점이 많은 것이다.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무엇보다 다시 그 기운을 느끼고 싶었다. 카일라스 북벽 아래서의 그 강한 기운을 다시 느끼고 싶고, 그 벅찬 길을 다시 걷고 싶었다. 다시 가면 아주 천천히 걸으리라. 울음을 참지 않으리라. 오체투지도 더 많이 하리라. 어머니 자궁인 마나사로바의 품을 더많이 들락거리리라. 절벽 동굴 수행자를 위해 먹을 것을 동굴아래 두고 오리라. 유목민의 집에 가서 그들과 단 며칠이라도 생활해보리라. 카일라스 북벽 아래서 기어이 하룻밤이라도 보내보리라. 가장 빛나던 혼자의 시간을 다시 한번 누려보리라……. 이런 마음이 계속 쌓여갔었다. 그렇게 마음만 먹고는 다시 가지는 못했다. 그 여러 사정 중 가장 큰 것은 2018년부터 미국의 장거리 트레일인 PCT(Pacific Crest Trail)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카일라스로 가려던 계획이 뒤로 밀리고 말았다. 하지만 언젠가는 꼭 다시 갈 것이다. 가서 보고 느끼고 걷고 감사해 할 것이다. 그런 이유들로 마냥 묵혀질 뻔한 원고였는데, 출판사의 제의를 받고 보니 더이상 미루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순례 당시의 몇 가지 메모와 기억들을 정리하여 이렇게 세상에 내보낸다. 나로서는 이 책이 카일라스 산께 부치는 안부인사다. 부족한 책이나마 세상 빛을 보도록 손잡아준 마인드큐브 김인수 주간께 고마움을 전한다. 2022년 7월 남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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