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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번째 파도
<눈으로 만든 사람> 최은미 작가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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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일에 대해"
최은미 첫 장편소설. 믿음직한 단편소설을 발표하며 젊은작가상을 연달아 수상한 작가가 이야기의 힘이 느껴지는 장편소설로 출사표를 냈다. 포자처럼 퍼지던 <창 너머 겨울> 속 가려움의 이미지를 기억하는 독자라면, 어찌할 바를 모를 도덕적 딜레마에 빠져 "불순한 삶에 붙들린 채 빠져나갈 길이 없다는 사실"만을 되뇌던 이야기, <눈으로 만든 사람>의 막막함을 기억하는 독자라면 이 이야기의 끈적함이 반가우면서 새로울 것이다. 이 이야기는 최은미식 심리소설인 동시에, 최은미식 사랑 이야기이기도 하다.

동해안의 소도시 척주. 18년 전 '자살'로 마무리 된 동진 시멘트 회사 임원의 죽음이 있었다. 그의 딸인 송인화는 척주시 보건소에서 근무하던 중 막걸리를 먹고 사망한 노인의 일로 경찰의 방문을 받는다. 석회광산에 얽힌 의문의 죽음들, 핵발전소 건설을 둘러싸고 찬성파와 반대파가 도시를 갈라놓고, 약을 먹지 않고는 노인들은 잠들 수 없고, 사람들은 자꾸 사라진다. 이 죽음들에 얽힌 비밀을 향해 걸어가면서도, 서상화와 윤태진이라는 두 인물로 인해 발발하는 마음의 파도를 송인화는 피하지 않는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일, 함께 파도를 향해 걸어가는 일에 관해 이야기하는 절실함이 깊은 인상을 남긴다.
- 소설 MD 김효선 (2017.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