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진 작가
이달의 작가 03
공부( 工夫 )가 되는 것

정희진 작가

여성학·평화학 연구자.
팟캐스트 '정희진의 공부' 편집장.
《페미니즘의 도전》, 《다시 페미니즘의 도전》, 《아주 친밀한 폭력》, 《혼자서 본 영화》, 《정희진처럼 읽기》, 《낯선 시선》, 《정희진의 글쓰기 시리즈》(전 5권) 등을 썼으며, 《한국 여성인권운동사》, 《성폭력을 다시 쓴다》, 《양성평등에 반대한다》, 《미투의 정치학》 등의 편저자이다. 《‘위안부’, 더 많은 논쟁을 할 책임》 등 100여 권의 공저가 있다.
2024년 이화여자대학교 한국여성연구원이 수여하는 ‘이화-현우’ 학술 교양 부문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공부는 하는 것이 아닙니다 공부가 되는 것입니다.
정희진에게 공부란?

저는 서른 살 즈음에서야 깨달았습니다. ‘서구/남성’의 삶과 언어는 일치하지만, ‘비서구/여성’의 삶과 기존의 언어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그래서 여성으로 대표되는 사회적 약자들은 자기 삶의 경험과 언어의 불일치, 모순, 혼란 등과 평생 싸워야 한다는 사실을요.

글쓰기와 공부는 창의성이 가장 중요하잖아요? 삶과 언어가 일치하지 않는 현실은 고통이기도 하지만, 글쓰기의 자원이 되기도 하죠. 상상력은 없던 생각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사회적 위치성(포지션)을 자각할 때 생기는 ‘다른 목소리’이니까요. 어디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른 말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여성주의는 최고의 인식론, 공부 방법이지요.

저는 쓰는 연습이 가장 중요한 공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쓰는 과정에서 모르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입니다. 쓰기와 실험 외에는 모르는 것을 아는 방법은 많지 않습니다. 쓰기는 아는 것을 쓰는 것이 아니라 아는 것을 버리는 과정입니다. 계속적인 모색. 다시 말해 모르는 것을 찾아 헤매는 상태의 지속이 곧 공부를 ‘잘하는’ 방법이죠.

공부에 해당하는 한·중·일 한자는 각기 다릅니다. 한국어는 ‘工夫’, 중국어는 ‘学习’, 일본어는‘勉强’이죠. 저는 우리말이 공부의 의미와 가장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工’은 ‘노가다’라는 의미이고, ‘노가다(工)를 하는 사람(夫)’은 노동의 달인을 의미합니다. ‘공부’의 기원은 정확지 않지만, 도올 선생에 의하면 옛날 옛적 중국에 물을 나르는 이가 있었는데, 두 개의 양동이에 물을 가득 채워 나르는 일을 반복했다고 합니다. 당연히 처음에는 물이 찰랑거리고 대부분을 흘리고 말았죠. 그러나 수없이 반복하다 보니 나중에는 빠른 걸음으로 한 방울의 물도 흘리지 않고 날랐다고 합니다. 물 나르기가 몸의 일부가 된 것이죠. 이것을 우리는 “공부가 몸에 배었다”고 합니다. 체현된 것이죠.

공부는 어부, 광부, 농부와 같은 항렬입니다. 즉 공부를 잘하는 사람은 노동의 달인이죠. 그래서 공부는 하는 것이 아니라 공부(工夫)가 되는 것입니다.
+더보기

21세기 최고의 책으로 꼽힌

정희진의 책들

정희진 최고작 투표하기

가장 사랑하는 정희진의 작품을 직접 뽑아주세요.
투표에 참여하면 적립금 300원을 드립니다.

실시간 투표 현황

  • 1위페미니즘의 도전 (15주년 기념판)24.0%
  • 2위아주 친밀한 폭력17.3%
  • 3위혼자서 본 영화13.3%
줄넘기
줄넘기
줄넘기
줄넘기
줄넘기
변색 머그
변색 머그
변색 머그
변색 머그
줄넘기, 변색 머그
대상 도서 구매 시 선택 (마일리지 차감)
꼭 읽어주세요
  • 이벤트 기간 : 2025년 3월 6일 ~ 소진 시까지
  • 이번 주문으로 발생할 예상 마일리지에서 우선 차감됩니다.
  • 예상 마일리지로 부족한 금액은 기존에 보유한 적립금, 마일 리지 순서로 차감됩니다.
  • 보유 적립금/마일리지가 부족한 경우, 남은 금액은 추가로 결제하셔야 합니다.

정희진 최고작 투표하기

가장 사랑하는 정희진의 작품을 직접 뽑아주세요.
투표에 참여하면 적립금 300원을 드립니다.

투표 기간 : 3월 6일~3월 31일
  • 투표 횟수에는 제한이 없으나, 1권의 책에는 기간 중 1회만 투표할 수 있습니다.
  • 온라인 국내도서 1만원 이상 구매 시 사용. 본인 인증한 국내회원 한정 발급. 유효기간 발급 당일. 기간 중 미사용 시 재발급 가능. (계정당 1회 사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