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이 놀라운 요즘입니다.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고 계신지, 이 시기의 일상 혹은 관심사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고생하시는 의료진과 공무원, 자원봉사자 여러분께 폐 끼치지 않으려고 되도록 집안에 있습니다. 책 읽고 키보드 두드리는 건 예전과 다를 것이 없고, 나가고 싶은 기분이 들 땐 인터넷에 좋은 강연들도 많고 해서 그런 거 보다 보면 그렇게 힘들지는 않군요.
SF 판타지를 읽고 쓰는 이유, 그 마음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원래부터 장르라는 것이 경계가 희미하다 보니 이런 식으로 융합될 수도 있는 것이고요. 그래서 요즘은 사이파이를 좋아한다거나 판타지를 좋아한다는 말을 하기에 앞서 주춤하게 됩니다. 그건 손흥민 선수의 왼발은 좋아한다 같은 말 아닌가 의심스러워서요. 그래서 결국, 어떤 요소를 어떻게 가져와 쓰든 잘 쓰여지고 재미있는 글은 다 좋아한다고 말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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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파이와 판타지도 이젠 많이 해체되고 있죠. 꽤 옛날식 정의를 들자면 서브 장르엔 사이파이와 판타지 외에도 추리, 역사, 무협, 로맨스, 공포, 밀리터리 등도 있었지요. 하지만 엄청난 역사와 엄청난 팬덤 때문에 아직 강고하게 살아있는 무협과 로맨스 같은 경우를 제외하면 많은 장르들이 해체되었지요. 여기서 해체라는 건 사라졌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 핵심 요소를 가져가 창작에 사용할 수 있게끔 분해되었다는 말입니다. 몇 년 전의 웹드라마 '퐁당퐁당 러브' 같은 경우 설정을 보면 타임슬립물이라고 할 수도 있고 대체역사물이라고 할 수도 있으며 전체적 분위기에서 로맨스물의 터치를 물씬 느낄 수 있는데 아무래도 판타지로 분류되는 것 같더군요. 원래부터 장르라는 것이 경계가 희미하다 보니 이런 식으로 융합될 수도 있는 것이고요. 그래서 요즘은 사이파이를 좋아한다거나 판타지를 좋아한다는 말을 하기에 앞서 주춤하게 됩니다. 그건 손흥민 선수의 왼발은 좋아한다 같은 말 아닌가 의심스러워서요. 그래서 결국, 어떤 요소를 어떻게 가져와 쓰든 잘 쓰여지고 재미있는 글은 다 좋아한다고 말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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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 님 : 하고 싶은 이야기가 생겼을 때 다음 작품을 쓰겠다는 말씀을 하셨던 걸로 기억하는데 시하와 칸타의 장이라는 이야기를 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하하. 이 질문을 다시 보시면 질문 안에 답이 들어있는 것 같지 않습니까? 앞쪽의 전제를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제가 시하와 칸타의 장이라는 이야기를 하게 된 것은 시하와 칸타의 장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겠지요. 이 작자가 지금 장난 치나 싶은 생각이 드실 수도 있겠지만 결코 그런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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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이 질문을 다시 보시면 질문 안에 답이 들어있는 것 같지 않습니까? 앞쪽의 전제를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제가 시하와 칸타의 장이라는 이야기를 하게 된 것은 시하와 칸타의 장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겠지요. 이 작자가 지금 장난 치나 싶은 생각이 드실 수도 있겠지만 결코 그런 것이 아닙니다. 가수는 노래로 이야기하고 화가는 그림으로 이야기하는 것이죠. 그 노래나 그 그림 자체가 그들의 표현입니다. 창작자가 말하고 싶었던 바가 먼저 정제된 언어로 존재한 다음 창작자가 그걸 창작물로 통역하거나 번역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질문자께서도 (물론 성장한 후에 한국어를 배운 영어 사용자이실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으시다면) 먼저 영어로 할 말을 떠올린 다음 한국어로 번역하여 말하시지는 않겠지요. 글쟁이도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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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리 님 / 작가가 되고 싶은 일반인을 위한 조언이 있으시다면?
저는 무엇이 좋은 작가를 만드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상식에 비춰 말할 수 있는 것은 있습니다. 좋은 제작자는 자기 연장을 소중히 다룰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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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무엇이 좋은 작가를 만드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상식에 비춰 말할 수 있는 것은 있습니다. 좋은 제작자는 자기 연장을 소중히 다룰 겁니다. 녹슬지 않게 잘 닦고 기름 치고 소중히 관리하겠죠. 글쟁이의 연장은 어휘입니다. 일단 어휘를 소중히 다루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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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 님 : 안녕하세요! 제게 작가님은 이 시대가 가장 필요로 하는 휴머니스트 같아요! 작가님의 글은 늘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져서 정말 좋아합니다. 다소 답답하고 불안한 요즘이지만, 작가님께서도 잘 지내고 계시겠지요? 작가님께서 삶의 동력으로 삼는 것은 무엇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술 담배 제외!) 20대 때 가졌던 포부와 현재의 좌우명도 알려주세요! 항상 건강하세요! 신작 출간도 축하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힘든 시기를 잘 보내게끔 말없이 애써주시는 분들이 많은 시국인지라 휴머니스트라는 말이 턱없이 과분하게 느껴지는군요. (의료진, 자원봉사자, 공무원, 그리고 마스크 잘 쓰고 거리두기에 열심이신 모든 분들, 고맙습니다.) 삶의 동력이오? 어... 당질, 단백질, 지방질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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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힘든 시기를 잘 보내게끔 말없이 애써주시는 분들이 많은 시국인지라 휴머니스트라는 말이 턱없이 과분하게 느껴지는군요. (의료진, 자원봉사자, 공무원, 그리고 마스크 잘 쓰고 거리두기에 열심이신 모든 분들, 고맙습니다.) 삶의 동력이오? 어... 당질, 단백질, 지방질이겠지요? 무엇에 주로 정신을 쏟는 거냐고 물으시는 거라면 전 글쓰기 때문에 울화통을 터뜨리거나 소리없이 낄낄거리는 것에 주로 집중하고 있습니다. 굳이 포부라고 하면 재미있는 것을 하며 살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것 정도였던 것 같고 좌우명이라고 부를 것은 없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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