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북펀드는 출판사 요청에 따라 출판사 주관하에 진행됩니다.
‘한국 SF의 우아한 계보’라 불리는 김초엽 작가의 첫 소설집. 포스텍 화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부문에서 대상과 가작을 동시에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김초엽의 작품은 기억과 감정, 마음, 관계와 같이 비물질적이라고 여겨지는 개념들을 물질적인 개념으로 변환하여 바라보고, 추상적인 삶의 속성들을 구체적인 언어로 포착하는 힘이 있다.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스펙트럼
공생가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감정의 물성
관내분실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
작품해설
작가의 말
#. 우리 SF의 우아한 계보, 그 후
지난겨울까지 바이오센서를 만드는 과학도였던 김초엽 작가는, 이제 소설을 쓴다.
「관내분실」로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부문 대상을 받았다. 필명으로 낸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도 동시에 상을 받았다. ‘한국 SF의 우아한 계보’라 불리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김초엽 작가는 그 후, 더욱 도약했다. 자신만이 그려낼 수 있는 김초엽 특유의 작품세계를 보여주었다. 투명하고 아름답지만 순진하지만은 않은, 어디에도 없는 그러나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 근사한 세계를 손에 잡힐 듯 이야기에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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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SF의 우아한 계보, 그 후
지난겨울까지 바이오센서를 만드는 과학도였던 김초엽 작가는, 이제 소설을 쓴다.
「관내분실」로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부문 대상을 받았다. 필명으로 낸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도 동시에 상을 받았다. ‘한국 SF의 우아한 계보’라 불리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김초엽 작가는 그 후, 더욱 도약했다. 자신만이 그려낼 수 있는 김초엽 특유의 작품세계를 보여주었다. 투명하고 아름답지만 순진하지만은 않은, 어디에도 없는 그러나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 근사한 세계를 손에 잡힐 듯 이야기에 담아냈다.
#. 다섯 개의 위성이 뜨는 곳에서도, 지지 않는 마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품집’을 편집하던 때,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특히 좋아했다. 주인공이 매력적인 ‘할머니 과학자’인데다가, 그의 생을 대하는 태도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어떤 고통은 어째서 기꺼이 감내할 수 있는지, 생의 끝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무엇인지를 자꾸만 묻는 소설이었다.
이후 작품들은 더 확장된 세계를 그려낸다. 김초엽 작가의 고민과 질문도 더 단단해졌다. 다섯 개의 위성이 뜨는 행성에 홀로 남겨져 외계인과 조우하게 될지라도, 고통 없는 유토피아에서 짐짓 모르는 것처럼 질문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 때에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세계를, 우리의 세계를 알아야겠다고 용기 내는 마음, 우리의 사랑과 우정을 말하며 지지 않는 마음, 분투하는 태도가 김초엽의 소설에는 있다.
#. 소녀들의 영웅이 금메달리스트일 필요는 없다
김초엽은 정상과 비정상, 성공과 실패,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를 끊임없이 질문한다. 미션에 실패했다고 비난받는 우주인일지라도, 어떤 소녀에게는 그의 존재 자체가 응원일 수 있다. 무엇이 성공이고, 무엇이 실패인가. 우주 미션에는 실패했지만, 소녀를 응원하는 일에 성공했다면 그 삶을 실패한 삶이라 할 수 있을까. 소녀들의 영웅이 금메달리스트일 필요는 없다. 경계에 선 소설가 김초엽은 고민과 질문을 쨍하게 빛나는 이야기로 들려준다. 그것도 아주 재미있게.
-허블 편집자 조유나
(허블은 동아시아 출판사의 과학문학 브랜드입니다.)
- 접기
류드밀라 마르코프에게는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장소에 관한 기억이 있었다. - 「공생 가설」
이름이 없는 행성. 그곳의 이름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는 사실은 오히려 그 신비한 세계에 몽환적인 상상을 덧대었다. 사람들은 그곳을 류드밀라의 행성이라고 불렀다. 행성의 실존과는 무관하게 그런 이름으로 합의된 어떤 세계가 있었다. 류드밀라가 기억하는, 류드밀라가 가보았던, 류드밀라가 창조한, 류드밀라가 일관적으로 그려내는 분명한 세계. - 「공생가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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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드밀라 마르코프에게는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장소에 관한 기억이 있었다. - 「공생 가설」
이름이 없는 행성. 그곳의 이름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는 사실은 오히려 그 신비한 세계에 몽환적인 상상을 덧대었다. 사람들은 그곳을 류드밀라의 행성이라고 불렀다. 행성의 실존과는 무관하게 그런 이름으로 합의된 어떤 세계가 있었다. 류드밀라가 기억하는, 류드밀라가 가보았던, 류드밀라가 창조한, 류드밀라가 일관적으로 그려내는 분명한 세계. - 「공생가설」
소피,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까. 이 편지가 네게 도착했을 때는 이미 내가 떠났다는 소문이 퍼진 이후이겠지. 어른들이 많이 화가 났을까. 그동안 나처럼 성년이 되기 전에 마을을 뛰쳐나온 사람은 없었으니까. 괜찮다면 대신 이야기를 전해줄래? 여전히 그분들을 많이 사랑한다고, 하지만 내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야. 너도 내가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궁금할 거야. 믿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지금 ‘시초지’로 가고 있어. -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떠나겠다고 대답할 때 그는 내가 보았던 그의 수많은 불행의 얼굴들 중 가장 나은 미소를 짓고 있었지.
그때 나는 알았어.
우리는 그곳에서 괴로울 거야.
하지만 그보다 많이 행복할 거야. -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밤마다 떠오르는 다섯 개의 위성들은 이곳이 지구가 아님을 증명하듯 빛났다. 기록장치만이 희진에게 익숙한 지구식 시간의 흐름을 알려주었다.
마침내 그들을 만났을 때, 희진은 자신이 환각을 보고 있다고 생각했다. 사람이 있었다. 이족 보행을 하는, 팔다리를 가진 사람들. 누군가 드디어 희진을 구하러 온 걸까. 아니다. 그럴 리가 없었다. 이곳은 낯선 행성이다. - 「스펙트럼」
세 번째 루이는 이전의 루이들처럼 그림을 그렸고 희진을 상냥하고 다정하게 대했다. 세 번째 루이도 다른 무리인들보다 몸집이 작았고 팔이 두 개뿐이었다. 그리고 그는 이전의 루이들보다 더 짧은 시간을 살다 죽었다. - 「스펙트럼」
사연을 아는 사람들은 내게 수십 년 동안 찾아와 위로의 말을 건넸다네. 그래도 당신들은 같은 우주 안에 있는 것이라고. 그 사실을 위안 삼으라고. 하지만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조차 없다면, 같은 우주라는 개념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 -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나는 내 우울을 쓰다듬고 손 위에 두기를 원해. 그게 찍어 맛볼 수 있고 단단히 만져지는 것이었으면 좋겠어.”
보현은 우울체를 손으로 한번 쥐었다가 탁자에 놓았다. 우울체는 단단하고 푸르며 묘한 향기가 나는, 부드러운 질감을 가진, 동그랗고 작은 물체였다. - 「감정의 물성」
때로 어떤 사람들에게는 의미가 담긴 눈물이 아니라 단지 눈물 그 자체가 필요한 것 같기도 하다. - 「감정의 물성」
죽은 엄마는 이 도서관에 기록되었다. 엄마의 사망 소식 이후에 지민이 우편으로 받은 수십 장의 마인드 매뉴얼에 따르면 그랬다. 하지만 지민은 한 번도 도서관을 찾지 않았다. 죽은 엄마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도, 만나서 무슨 말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해본 적이 없었다. 만약 엄마가 이렇게 허탈하게 사라져버릴 줄 알았더라면 늦기 전에 이곳을 찾았을 텐데. - 「관내분실」
재경은 수많은 소녀들의 삶을 바꿨을 것이다. 최후에 다른 선택을 했다고 해서 재경이 바꾸었던 숱한 삶의 경로들이 되돌려지는 것은 아니다. 가윤이 바로 그 증거 중 하나였다. 가윤은 한때 재경을 보며 우주의 꿈을 꾸던 소녀였고, 이제 재경 다음에 온 사람이었다. -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
- 접기
1993년생. 포스텍 화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생화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17년 「관내분실」과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으로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대상과 가작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가는 눈으로 관찰하고 입으로 질문하는 사람이다. 그의 망막에는 웃는 이와 우는 이가 서로 뒤섞인 풍경과 즐겁고 또 괴로웠던 하루하루가 낱낱이 맺힐 것이다. 자신을 둘러싼 세계의 희로애락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뿐, 섣불리 판단내리지 않을 때 소설가의 눈은 더없이 맑고 투명해진다. 명징하고 광대하게, 이 세계를 바로 볼 줄 아는 이 시선에서만 ‘인간이란 무엇이며, 인류는 무엇이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생겨난다. SF소설인 줄 알고 읽기 시작했으나 어느 순간 그런 건 잊어버렸다. 기억나는 건 젊은 소설가의 첫 작품집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매끄럽게 이어지는 이야기 속에서 내가 생각하는 소설가의 눈과 입을 발견했다는 사실이다. 시선에서 질문까지, 모두 인상적이다.
-김연수(소설가)
누군가 긴 팔을 뻗어, 있는 줄도 몰랐던 스위치를 달칵 건드린 것처럼. 읽고 나면 모든 게 변화해 있다. 김초엽의 소설은 읽는 사람을 울게 하고, 새로운 감각에 잠기게 하고, 나아가게 한다. 슬픔으로 가득한 우주에서도 똑바로 날아갈 수 있을 거라는 용기를 준다. 지난 몇 년 동안, 기다리는 줄도 모르면서 김초엽을 기다려왔던 것만 같다. 마음을 다 맡기며 좋아할 수 있는 새로운 작가를 만나서 벅차다. 탁월한 것을 탁월하다고 말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며, 이 멋진 시작을 목격하게 된 것은 드문 행운이 아닐까 생각한다.
-정세랑(소설가)
타자를 온전하게 이해할 수 없다는 불가능 속에서도, 우리는 서로를 놀라워하고 또 아름다워할 수 있다. 김초엽의 소설 세계 안에서 우리는 그간 역사 속에서 잊혀왔던 여성, 장애인, 이주민, 비혼모를 비롯한 소수자들이 서서히 제자리를 찾는 아름다운 광경을 본다.
-인아영(문학평론가), 작품해설 중
1) 12,600원 펀딩
-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도서 1부
- 친필사인 일러스트 엽서
2) 14,600원 펀딩
-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도서 1부
- 친필사인 일러스트 엽서 + 무지개 보틀
** 해당 도서 북펀딩에 참여하시면, 2019 서울국제도서전 입장권을 드립니다.(~6/16까지 펀딩 참여 시 주문 당 1매 증정) 현장에서 본인 확인 후(구매처/이름/이메일/전화번호 확인) 입장 가능합니다. 개인정보는 도서전 종료 후 바로 폐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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