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이고 편안해 보이는 공무원, 그 조직 내에도 갈등은 있다. 순종적인 여성으로 자란 저자는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 때문에 조직 내 갈등 상황을 속으로 삭이며 고통을 받는다. 이때 책을 통한 위로를 경험하고, 책으로 현실을 극복하는 삶을 선택한다.
책을 읽으며 괴롭히는 사람들에게 복수하는 모습을 상상하고, 동료와의 갈등을 이겨내고 성공하는 모습도 꿈꾼다. 못된 여자로 변신해 할 말 다 하는 사람이기를 바라기도 하고, 한비자의 사상을 읽으면서는 진작 이런 지혜를 몰랐던 자신의 무지를 후회하기도 했다. <칼의 노래>를 읽으며 이순신 장군과 동병상련을 느끼고, <한강>에서 혼란스러운 시대를 용감하게 살아간 서민의 모습을 보며 힘을 얻기도 했다.
저자가 두 번째 공무원 시험을 비밀리에 준비할 때가 있었다. 이 시기에는 책 속 문장으로 마인드컨트롤을 했다. 아무리 힘들어도 죽음의 수용소보다는 낫다고 스스로 위로했다. 마음과 목숨과 힘을 다해 살아본 적이 있었나를 자신에게 물으며 고통의 터널을 빠져나올 수도 있었다.
세상을 잘 살아내기 위한 방법으로 그녀는 책 읽기를 선택했고, 문장들을 통해 세상살이가 힘겨울 때마다 용기를 얻었다. 지적 허영심과 호기심에 불이 붙은 저자는 더 이상 책으로 버티는 삶이 아닌 책과 더불어 즐기는 삶으로 변하려 노력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