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즈노 페후 지음, 준 그림, 손종근 옮김
후세 지음, 밋츠바 그림, 이소정 옮김
휴우가 나츠 지음, 시노 토우코 그림, 김예진 옮김
리후진 나 마고노테 지음, 아사나기 그림, 손종근 옮김
묭 지음, 기우니우 그림, 이소정 옮김
후구루마 요우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부모님 묘소를 만들기 위해 고향 찾아 극동으로 여행길에 오른 주인공. 뭐가 있을지 모를 미개척지를 넘어 여행하던 중 귀족이 보낸 암살자 여우 귀 소녀를 만나기도 했었죠. 알고 보니 현실에서 같은 버스에 탔고, 사고에 휘말렸던 초등학생이었습니다. 매일 같은 버스를 타고 같이 등교하며 짝사랑을 키웠던, 이세계에 전생하고 다시 만나 정령들의 마을(여우 귀 소녀 고향)에서 꿈같은 시간을 보내며 현실에서 못다 한 사랑을 키웠으나 주인공은 여우 귀 소녀를 남겨두고 또다시 길을 떠나야만 했죠.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은근히 주인공 로리콘 성질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정령들의 마을에서도 꼬꼬마 히로인들에게 인기 좋았죠. 주인공이 그럴 마음이 있든 없든 업보는 참으로 깊을 것입니다. 다시 길을 떠나 드디어 극동 지방에 도착했습니다. 도착은 했는데, 부모님 고향 찾는 게 만만찮군요. 몇 달이 걸려 겨우 당도한 마을. 또다시 히로인들이 맞이해줍니다. 왕도 슬럼가에서 살 때 여자애들과 이벤트(잡혀가서 두들겨 맞음)를 벌일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습니다. 정령들의 마을에서도 히로인들이 맞이해주고, 체류할 동안 인연을 엄청 쌓더니, 부모님 고향 마을에서도 똑같은 일이 일어납니다.이번 3권은 부모님 고향에 체류하며 농사일을 돕고, 사냥을 해서 고기를 나눠주고, 마을 여자애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그리고 부모님의 정체를 알게 되죠. 두 분의 묘소는 이미 양지바른 곳에 잘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친할머니로부터 부모에 대한 과거를 듣습니다. 왜 머나먼 서쪽으로 여행길에 올라야 했는지. 도망치듯 나라를 떠나야 했던 부모님, 그 이면에는 이웃 나라에 팔려 갈 수도 있다는 어머니의 인생이 걸려 있었고, 외조부는 딸(주인공 어머니)을 보호하기 위해 주인공 아버지로 하여금 야반도주를 하도록 했다는 게 밝혀지죠.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도 살아 계셨습니다. 다행히도 손자(주인공)를 매우 아껴주는 상냥한 분들이었죠. 하지만 주인공에게 있어서 이 모든 상황은 낯설기만 했고, 와닿지 않았나 봅니다.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어머니도 5살 때 살해당하고, 7살까지 슬럼가에서 살며 마음이 닳아버린 것인지. 가족을 가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거 같았고, 정(情)을 주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입니다. 사촌 여동생과 주인공에게 첫눈에 반한 '사요'라는 소녀와 2년 가까이 지내면서도 그녀들의 마음에 응답을 해주지 않습니다. 특히 사요는 길을 떠나는 주인공을 따라가기 위해 결사적이 되죠.하지만 이웃 마을 무뢰배에게 사촌 여동생과 사요가 몹쓸 짓 당할 뻔하자 이성을 잃고 그 무뢰배를 의미 그대로 곤죽으로 만들어 버리는 거 보면 아예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닌 듯하였습니다. 물론 사촌 동생이든 아니든 여성이 그런 일을 당하는데 가만히 있으면 사람이 아니죠. 아마 지금 그럴 상황(이성이 보내는 호감에 응답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지 않나 했군요. 어머니를 살해한 범인을 찾아야 하고, 여기서 주인공은 많은 갈등을 하죠. 복수를 해서 얻는 것이 무엇인가를요. 거기에 아직도 이세계를 살아가는 데 있어서 사람을 해치는 것에 주저하며 옳은 일이 무엇인지 갈등을 하고, 무뢰배 사건을 통해 지켜야 할 대상을 위해 심리적이든 신체적이든 보다 강해져야만 하고, 그렇다 보니 마음에 여유가 없다고 할까요. 그래서 이 작품은 히로인은 엄청나게 나오는데 누구와도 연결되지 않는 특이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작가는 이 많은 히로인들을 일일이 다 기억하려나요. 뭐 필기 정도는 해두겠죠. 아무튼 이번에도 10살짜리(여우 귀 소녀도 10살쯤) 히로인이 나옵니다. 그리고 이 작품의 아이덴티티인 유괴 당하기. 슬럼가에서도 10대 초반의 왕녀가 유괴 당하기도 했는데, 주인공은 굿이라도 해야 되는 거 아닌가 싶죠. 가는 곳마다 사건이 일어나니까요. 맺으며: 그동안 복선만 잔뜩 뿌리고 회수를 하지 않아 수단(목적과 수단)에 먹혀 버린 건가 했던 이야기가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하는군요. 히로인은 엄청나게 나오지만 하렘은 아니고, 철벽을 치며 오는 호감 메시가 감동 먹을 정도로 쳐내버렸던 주인공에게 있어서 첫사랑이었던 히로인의 등장은 과연 그에게 어떤 심적 변화를 이끌어낼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군요. 3권을 읽으며 계속 이야기가 이렇게 흘러간다면 느긋하게 후속권을 읽어야지 했었습니다만, 에필로그에서 주인공의 첫사랑의 등장이라는, 깜빡이도 켜지 않고 우회전을 해버려서 4권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왜냐면 주인공은 목석이거든요. 이번 3권에서 사촌 여동생과 더불어 메인 히로인이었던 사요가 그렇게 울부짖으며 마음을 부딪혀 왔는데 끝끝내 쳐내버렸고, 그전에는 여우 귀 소녀도 내팽개치기도 했고, 학원 다닐 때는 선생도 내팽개친 상황에서 첫사랑의 등장이라. 뭐 사실 거의 일상생활 이야기만 주야장천 이어지고 있어서 좀 식상하던 차였습니다. 여행을 하고, 농사를 짓고, 농기구를 발명하고, 마을 여자애들은 꺅꺅 거리고, 가끔 무뢰배라는 클리셰나 넣어주는 상황이었거든요. 그나마 일러스트가 잘 나와서 계속 보고 있었습니다만, 이제부터 이야기가 좀 재미있어지려나요.
현석장군님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주식으로 억만장자가 된 15세 소녀, 12살에 학교 가길 포기하고 히키코모리가 된 소녀, 취미는 게임, 하던 온라인 게임이 업데이트하여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접속했더니 뭔 설문 조사에 응하라네. 응했더니 이세계로 전이. 누군 트럭에 치여 고통스럽게 가는데 이 소녀는 날로 먹습니다. 뭐 그렇다고 그녀가 원해서 간 건 아니고, 이때까지 이세계 전생물이 그랬던 것처럼 이세계 전생이든 전이든 주인공이 원한다고 갈 수 있는 동네는 아니니까요. 물론 선택받았다고 좋아할 일도 아니죠. 그래도 이왕 왔으니 최선을 다해 살아 보겠습니다. 여주인공 '유나(이하 여주)'는 업데이트 특전으로 곰 세트 장비를 받았습니다. 사춘기로 한창 예민할 나이에 이렇게 창피한 장비를 입고 살아가야 하다니 좌절할 만도 하지만 뭐 어떡하겠습니까. 맨몸은 일반인과 다름없는 쭉정이인걸요. 요컨대 곰 세트라는 장비빨로 살아가야 합니다. 실험 삼아 장비 해제하고 팔굽혀 펴기를 해봤는데 일반 소녀만큼의 근력밖에 나오지 않았죠. 전이후 숲에서 울프에게 포위되어 위기에 빠진 '피나'라는 소녀를 구해주고 그 소녀의 인도를 받아 마을로 가면서 이세계 생활이 시작됩니다. 여담이지만 이 피나라는 소녀가 여주 유나와는 대척점에 있는 관계라 할 수 있는데요. 여주는 현실에서 학교에도 안 가고(중학교에 진학 안 한 최하 초졸 혹은 초등 중퇴자), 친구도 없고, 방구석에 처박혀 게임과 주식만 하는 머리는 좋지만 인생 패배자 같은 인간이었다면, 피나는 아픈 엄마의 치료를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숲에 약초를 구하러 가고, 엄마를 위한 치료비와 생활을 위한 생활비를 벌기 위해 매일 모험가 길드에서 마물 해체 등을 하며 소녀 가장 노릇을 하고 있었죠. 그녀 나이 10살, 7살짜리 여동생도 보살펴야 하며, 아버지는 어릴 때 돌아가셨다고. 참고로 피나의 마물 해체 능력은 마장동 정육점 사장들 보다(아마도, 비유적임, 태클은 안 받음) 능숙한 일면을 보여줍니다. 이후 피나는 여주와 행동을 같이하고 그녀가 떨어트리는 콩고물을 주우면서 생활을 이어갑니다.이후 생활은 여느 이세계물과 비슷하게 흘러갑니다. 마물을 쓰러트리며 레벨 업과 능력을 얻고, 길드에서 양아치들의 시비에 휘말리죠. 모험가 등록을 하고, 장비빨로 무쌍을 찍으며 고속 성장하는, 이세계 주민으로서는 이런 불합리도 없을 거라는 치트를 받아 갑니다. 즉 이 작품은 그냥 가볍게 읽는 용도로만 이용해야지 뭔가 의미를 찾고 부여하는 작품은 아닌 것이죠. 물리 법칙 작용이 안 되는 마법 주머니라든가, 드래곤 볼의 캡슐처럼 집이 튀어나오고 기타 등등 포션빨의 여주 능력처럼 생각하는 것들이 실현되는 뭐 그런 걸 아무렇지 않게 보여줍니다. 그래도 애써 의미를 찾자면, 불쌍하다고 함부로 손을 내밀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일단 1권에서 서브 히로인인 소녀 가장 노릇을 하고 있는 피나의 경우, 도와준답시고 돈을 적선하는 것보다 마을 안내와 마물 해체라는 일거리를 주며 정당하게 돈을 벌게 한다는, 어떻게 보면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설정은 있다는 것입니다. 뭐 여주 입장에서는 리얼한 해체쇼를 직접 안 해도 된다는 타산이 깔려 있긴 합니다만.맺으며: 현대에서 도시 생활, 그것도 방구석에만 지낸 개미 한 마리도 못 죽여 봤을 여자애가 이세계로 전이하자마자 울프(늑대형 마물)을 아무렇지 않게 도륙하고, 능력을 파악하고 마법을 배운답시고 울프들을 학살해가는 비현실적인 장면들은 여지없이 이세계물의 한계를 보여주는 거 같았군요. 살아 있는 생물을 죽인다는 거부감은 아예 없습니다. 인간형인 고블린을 학살할 때도 그렇고요(사람은 인간형을 해칠 때 거부감이 가장 크다고 하죠). 위기에 빠져 생존 본능에 따른 살육이라는 개연성이라도 있으면 좋았겠지만, 이 작품 자체가 개그성이 강하고 가볍게 읽는 용도에 지나지 않다 보니 심각한 장면은 사실 이야기 진행에 방해되기도 하겠습니다만. 그러다 보니 피해자는 여주나 마을 사람들이 아니라 자연법칙으로 살아가는 울프류들이라는 아이러니를 보여주게 되죠. 그냥 숲에 모여 있었다는 이유로, 물가에서 물먹고 있었을 뿐인데, 여주에게 뒷치기 당해서 뼈와 살과 가죽이 분리되어 팔려가는 불합리란. 여주는 마을 근처에 있는 생물이란 생물은 모조리 씨를 말려버리죠. 이러니 다른 모험가들의 원성을 살 만도 하지만, 처음 시비 붙었던 모험가를 물리적으로 진짜로 곤죽으로 만들어 버린 여주에게 대항할 모험가는 없었습니다. 여주는 타협으로 사회를 원만하게 살아가는 것보다 내게 조금만 불합리가 있어도 못 참는 불같은 성격이죠. 그런 주제에 피나를 도와주는 상냥함도 있다는 영문 모를, 밤에 길 가다가 칼 맞에 맞으면 피나 같은 사람이 도와주는 그런 사람이 바로 여주라는 것이죠.
현석장군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