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다수의 최소 행복? 근시사회의 도래"
내일의 행복을 위해 오늘의 행복을 유예하지 말라는 경구가 통하던 시대가 있었다. 옛말이 대개 그러하듯 어느덧 본뜻은 사라지고 그저 오늘의 행복만 찾는 시대가 열렸다. 더 멀리, 더 빨리 닿을 수 있게 되었지만, 어느새 더 멀리, 더 빨리 이룰 수 없는 일들은 시야에서 사라졌다. 대다수가 이런 삶에 들어서자, 이제는 내일을 내다볼 시력과 주변을 돌아볼 감각을 가진 이를 찾기 어렵게 되었다. 이른바 근시사회가 도래한 것이다.
<식량의 종말>과 <석유의 종말>로 지구적 차원에서 벌어지는 시스템 붕괴를 고발한 폴 로버츠는, 순간의 욕망을 참지 못해 장기적 손해를 감수하는 개인의 충동이, 어떻게 사회 전체로 퍼져 모두가 ‘최소 다수의 최소 행복’이란 말도 안 되는 결론에 이르렀는지 드러낸다. 모두가 하루살이가 될 때까지 근시사회로 달려갈지, 내일을 기대하며 함께 나아갈 용기를 내 근시사회에서 벗어날지 되묻지만, 솔직히 별 기대가 되지 않는다. 내 시선이 근시에 불과할 뿐이길 간절히 바란다.
- 사회과학 MD 박태근 (2016.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