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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의 제자 교육법 언어 공부 그림으로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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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은 다르지만, 가르침과 배움의 방향은 같다"
다산의 제자 교육법
정민 지음 / 휴머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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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정약용은 평생 방대한 저술을 남겼다. 오늘의 삶으로는 평생 읽어내기에도 벅찬 분량이다. 이 가운데 오늘날 다시 꺼내 읽어볼 글을 고른다면, 아마도 그가 제자들에게 남긴 증언(證言)이 꼽히지 않을까 싶다. 증언은 그가 제자의 성향과 상황에 맞춰 명심해야 할 가르침을 써준 글로, 그때그때 필요할 때 전했기에 자투리 종이와 천에 남겨진 글이 많고, 질책과 칭찬, 핀잔과 상찬이 뒤섞여, 괜히(?) 움츠러들었다가 슬그머니 칭찬받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각각의 제자에게 그에 맞춘 가르침을 전했기에 남겨진 증언첩에는 별다른 갈래가 없다. 다산의 글을 꾸준히 발굴하여 소개한 정민 교수는, 이 증언첩을 가려 모아 학문에 임하는 자세와 각오를 다져주려 쓴 글, 공부의 차례와 텍스트별 공부의 요령을 설명한 글 등으로 나눠 정리한다. “공부할 때 꼭 자세를 바로 하고 무릎을 꿇어야만 합니까? 그냥 편한 자세로 공부하면 안 되나요?”라고 묻는 제자에게 단칼에 “안 되네.”라고 답할 때면 숨이 턱 막히다가도, 재정이 튼튼해야 공부에 몰두할 수 있다며 "목구멍에 풀칠하는 일은 힘들어도 참아야 하고 수틀려도 견뎌야 한다."는 조언에서는 다산의 현실감각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다. 가르침과 배움에 허덕이는 오늘의 스승과 제자에게도, 상황은 다르지만 여전한 가르침과 배움의 방향을 전하는 책이다. - 역사 MD 박태근
이 책의 첫 문장
산에 살며 일이 없어 사물의 이치를 가만히 살펴보니, 세상 사람들이 부지런히 왔다 갔다 하면서 정신을 쏟아 노심초사하는 것들을 모두 부질 없는 일뿐이었다.

이 책의 한 문장
때로는 따끔하게, 한편으로 깊은 애정을 담아 건네진 이들 글 속에는 다산의 위대성이 맥맥이 살아 있다. 다산은 수틀리면 불벼락을 내리고, 때로 새초롬하게 삐지기도 했다. 다시는 안 볼 것처럼 불호령을 내리다가, 조금 잘하면 속없이 무너졌다. 저마다의 개성과 놓인 환경에 따라 꼭 맞게 처방한 훈계는 제자들의 가슴에 깊이 스며 평생 잊지 못할 가르침으로 각인되었다. 다산의 제자냐 아니냐는 다산에게 증언첩을 받았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로 구분할 수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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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호퍼, 소설이 되다"
빛 혹은 그림자
로런스 블록 외 지음, 로런스 블록 엮음, 이진 옮김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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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수상 이력을 자랑하는 미국 범죄 스릴러의 거장 로런스 블록. 그가 동료들-역시 영미권에서 대단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작가들-을 한데 모아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을 소재로 소설집을 냈다. 서문에 따르면 호퍼는 휘트니 미술관을 자주 방문하는 미술 애호가인 듯하다. 미국의 미술 애호가가 에드워드 호퍼를 좋아하는 건 꽤 자연스러운 일이다. 블록은 이 소설집의 기획이 그냥 거기에 있었다고 말하는데, 그러니까 그건 '팬심'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그러니까 <빛 혹은 그림자>는 최고 수준의 작가들이 참여한 에드워드 호퍼 2차 창작물인 셈이다. 재미있는 기획이다.

수록된 작품들의 분위기는 제각각이다. 무엇보다 각 작가들의 다양한 개성이 가장 큰 이유겠지만,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에서 읽어낼 수 있는 가능성이 그만큼 다양하다고도 볼 수 있겠다. 그림 속 인물의 웃음에서 광기를 읽어낸 작가도 있고, 무표정하게 창밖을 바라보는 사람(호퍼의 그림에 이런 사람이 얼마나 많았던지)의 시선에서 권태를 감지한 작가가 있는가 하면 불안과 두려움을 포착한 작가도 있다. 이렇게 포착된 분위기들은 다시 여러 장르의 이야기로 탄생한다. 작가들의 구성상 스릴러를 기반으로 한 단편들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그와 거리가 먼 작품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그림에서 시작된 이야기들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일관된 기조를 가진 단편집보다는 이런 다양한 분위기가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짧은 이야기를 한 편씩 읽어가도 좋고, 책을 기획한 로런스 블록의 말처럼 한 번에 이어서 읽어도 무방하다. 즐거운 독서가 될 것이다. - 소설 MD 최원호
이 책의 첫 문장
"젖가슴을 다 드러냈어." "젖꼭지도 안 가리고?" "한 쌍의 신호등 같던데." 폴린은 포치에서 그들이 나누는 대화를 듣는다.

추천사
호퍼에게 경의를 표하는 마음으로 시작된 이 콜렉션은 결국 영감이 얼마나 강력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커커스 리뷰

생생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면서도 동시에 좌절감을 느낄 정도로 불가해한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을 두고 생각에 잠겨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이 책이 완벽한 선물이 될 것이다. 17명의 작가들이 쓴 단편들은 호퍼의 그림이 중단된 바로 그 자리에서 극적으로 시작된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기획도, 결과물도 훌륭하다. 놀라운 상상력, 서사의 힘, 매력적인 산문을 지닌 모든 단편은 그 자체로 성공적이며 이 책의 탁월함에 기여한다. 예술로서의 문학, 문학으로서의 예술을 조합한 이 독특한 콜렉션은 영감의 원천을 탐구하며 재능 있는 이들의 풍부한 영혼에서 흘러나온 눈부신 빛을 보여준다.
-리치먼드 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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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와 친해지고, 인생이 즐거워진다"
언어 공부
롬브 커토 지음, 신견식 옮김 / 바다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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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를 공부하다 보면, 해당 언어의 어휘와 문법보다 궁금해지는 것들이 있다. 나는 재능이 없어 이렇게 힘든 걸까, 어디까지 배워야 만족하게 될까, 지금 공부하는 방법이 정말 효과적인 걸까. 공부가 생각처럼 순조롭지 않거나 외국어 공부의 벽이 예상보다 높아 자꾸 생각이 주변으로 흩어지는 거라 반성하며, 다시 시선을 어휘와 문법으로 돌려세우려 노력하는 일이 반복되곤 한다. 그런데 이런 질문은 언어 공부의 주변이 아니라 언어를 공부하는 과정에서 함께 풀어가야 할 자연스러운 과제가 아닐까.

16개 언어를 구사하며 통역가로 활동한 롬브 커토는 언어를 배우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고 전제하며 스스로 언어를 배우면서 익힌 여러 유용한 원칙들을 전한다. 이 원칙들은 언어 학습에만 한정되는 게 아니라 언어를 통해 바뀌는 자신과 언어를 거쳐 새롭게 보게 되는 세계를 포괄한다. 그는 "언어를 아는 일은 교양인이 되는 과정의 일부"라 정의하는데, 여든여섯 살까지 히브리어를 공부하다가 아흔넷에 세상을 떠난 그의 언어 이력을 보면, 16개 언어 구사라는 수식이 오히려 아쉽게 느껴질 정도다. 외국어 공부가 전하는 부담을, 나를 바꾸고 세계를 이해하는 새로운 기회로 바꿀 수 있다면, 언어 공부와 인생 모두가 즐거워지지 않을까. 이 책이 그 확실한 증거다. - 인문 MD 박태근
이 책의 첫 문장
내가 독일어를 할 줄 안다고 당당하게 말해서 가족들을 깜짝 놀라게 한 게 아마 네 살 때였을 것이다.

추천의 글
과장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이 책과의 만남이 없었다면 나는 통역을 직업으로 삼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지금과 같은 통역사는 되지 않았을 것 같다. ‘지금과 같은’이라는 것은, 통역 이외의 사람들에게 그 경험이나 관찰, 거기서 나오는 다양한 발견에 대해 말하지 않고는 못 배길 정도로 통역이라는 직업을 사랑하고 즐기는, 통역이 일인 동시에 쾌락인 통역사가 되지 않았을 거라는 말이다.(요네하라 마리, 통역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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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 지망생을 위한 그림책 창작의 모든 것"
그림으로 글쓰기
유리 슐레비츠 지음, 김난령 옮김 / 다산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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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스토리텔링의 원칙부터 포트폴리오 준비까지, 그림책 창작의 전 과정을 가르치는 교재. 칼데콧 상을 네 차례 수상한 거장 '유리 슐레비츠'가 자신의 창작 및 교육 경험을 집대성했다. 뛰어난 일러스트레이션의 내용과 형식, 독자란 어떤 존재들이며 그림책 작가는 독자에게 무엇을 주어야 하는지 배울 수 있다. 저자가 직접 밝힌 것처럼 그림책 작가와 창작을 희망하는 이들의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이 책은 씌어졌다. 초보자들이 겪기 쉬운 시행착오와 프로 작가가 흔히 저지르는 실수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말이다.

장차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탁월한 본보기가 될 600여 개 이상의 그림과 사진 자료를 철저히 해부하면서 그림책 창작의 모든 단계를 설명한다. 지면의 한계를 극복하는 구체적이고 생생한 언어를 사용하기에, 그 분석의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꽤 흥미롭다. 드로잉의 기초와 테크닉 연습, 참고자료의 다양한 활용 방법, 스토리보드와 가제본 만들기, 더욱 좋은 책을 계획하고 디자인하기 위해서 반드시 알아야할 책의 물리적인 구조까지 다루었다. 책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단어 중의 하나는 바로 '디테일'이다. 중요한 디테일과 중요하지 않은 디테일의 사용이 좋은 그림책이냐 아니냐를 결정 짓는다는 것을, 이야기가 사실성과 독창성을 지니기 위한 토대 역시 디테일임을 거듭해서 강조한다.

유리 슐레비츠는 명료함과 독창성을 가진 뛰어난 그림책 작가이자, 수많은 그림책 작가들이 존경해마지않는 위대한 스승이기도 했다. <그림으로 글쓰기>는 그의 확고한 예술관과 예리한 통찰, 동료와 후배 작가들에 대한 깊은 애정과 사명감으로 완성되었다. 1983년 출간되어 30년이 훌쩍 지난 오늘날까지 이 책이 그림책 창작 분야 최고의 고전으로 자리매김한 이유다. 그림책 작가를 꿈꾸는 이들이라면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이끌어내 줄 일생일대의 기회를 손에 넣기 바란다. - 어린이 MD 이승혜
이 책의 첫 문장
좋은 그림책이나 이야기책을 창작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 둘이 개념적으로 어떻게 다른지를 이해해야 한다.

여는 글 중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자신의 일러스트레이션이 형편 없는 이유가 그림 실력이 없거나 예술적 재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변명하는 학생들을 자주 보아 왔다. 하지만 그들의 진짜 문제는 아이디어가 명확하지 않다는 데 있다. 많은 학생이 예술 작품을 제작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예술적 경험이 거의 없는 그들이 정작 해야 할 일은 무엇보다 주변에 보이는 것이나 마음속에 떠오르는 심상을 최선을 다해 기록하는 것임에도 말이다. 때로 폭넓은 예술적 배경을 가진 학생들도 이와 유사한 잘못을 저지른다. 그들은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는 데만 온 힘을 쏟고, 정작 일러스트레이션에서 중요한 측면인 가독성, 일관성 그리고 본문과의 상호 작용 등은 도외시하는 경향이 있다.

책 만드는 작업을 처음 해 보는 사람은 아마 스스로 이런 질문을 할 것이다. 나는 이 책이 마음에 드는가? 나는 이 일러스트레이션이 마음에 드는가? 순진해 보이기까지 하는 이런 질문들은 사실 주객이 전도되었다. 주체를 자기 자신이 아닌 책과 일러스트레이션에 두어야 한다. 작가가 행복하기에 책이 행복한 결과물이 되는 것이 아니라, 책이 행복함으로 인해 작가가 행복해지는 것이다. 따라서 이렇게 질문하라. 이 책은 행복한가? 이 일러스트레이션은 행복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