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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새벽, 나는 리어왕이었지> - 2018년 3월  빵을 먹을 것인가, 욕을 먹지 않을 것인가. 세계명작동화와 노벨상 전집, 카뮈와 사르트르, 헤세와 헤밍웨이를 읽어도 이 고민에 대한 답은 없었다. 답은커녕 빵값을 책값으로 써서 배만 더 고팠다. 답이 있었다 해도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답은 아니었다. 너무 늦게 도착한 예감. 너무나도 늦어서 다행이고 기쁜 예감. 가끔 가혹하지만 너무 행복한 후회. 영리하게 살 것인가, 숨 막히게 살 것인가. 이 고민은 앞으로도 지속되리라는 불길한 후회. 그리고 내가 아무리 책과 글을 좋아해도 책과 글에는 이 두 가지 중 어느 것도 해결책이 나와 있지 않을 거라는 불길한 후회. 내가 책과 글을 사랑할수록 이 두 가지를 멀리해야 할 것만 같은 불길한 후회. 그리고 불길한 후회는 반드시 어떤 험난한 길을 통해서라도 현실이 된다는 불길한 확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책과 글을 만나는 것, 이것이 나의 매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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