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가자와 재가자의) 방편이 다르다고 하여 깨달음을 지향하는 근본 정신까지 다른 것은 아니다. 재가자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삶에 매몰되어 깨달음을 지향하는 마음을 잃는 것이다. 자칫하면 패배주의에 빠져 ‘역시 재가자로서 깨달음을 지향하는 수행을 한다는 것은 무리야. 이번 생에는 복이나 짓고, 다음 생에 출가 수행하여 성불의 길로 가자’는 식으로 마음을 먹는 것이다. 이것은 자칫하면 영원히 부처 씨앗을 끊는 일이 될 것이다. 자신을 재가자라고 못 박은 업, 그리고 내생으로 미뤘던 업이 계속되면, 계속 깨달음을 지향하는 삶과는 인연이 끊어지게 될 것이다. 오히려 재가자이기에 출가자의 마음을 바탕에 깔아야 한다. 삶의 근본 문제를 눈앞에 세워 두고, 그 치열한 의식 속에서 이 현실을 굴려 가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 그러하기에 출가의 정신이 무엇이며, 출가자들이 어떤 마음으로 수행하고, 그 마음이 어떤 방편으로 드러나는가를 살피는 것은 재가자의 삶에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 ‘마치며’ 중에서
『유마경』은 지금 우리 세상, 우리 불교계의 현실에 가장 필요한 가르침을 담고 있는 경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마경』의 핵심사상이라 할 수 있는 ‘둘이 아닌 진리의 문’[不二法門]은 이 시대의 가장 큰 문제인 양극화를 해결하는 열쇠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승의 가르침에 대하여 한 치의 용서도 없는 날카로운 비판의 칼날을 들이대는 『유마경』의 가르침은 이 시대 새로운 대승운동의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 그러한 『유마경』에는 또한 위대한 긍정의 가르침이 담겨 있습니다. “연꽃은 진흙에서 피어나지만 진흙에 물들지 않는다”가 아니라, “연꽃은 진흙에서라야만 피어난다”입니다. 우리와 우리 세상의 못나고 어지러운 모습을 추한 것으로, 거기에 물들지 말아야 할 더러운 것으로 제쳐놓지 않습니다. ‘바로 거기에서만’ 큰 깨달음이 열리고 맑고 향기로운 불국토가 세워질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유마경』의 가르침은 암울한 현실에 의기소침해지지 않고 힘차게 걸음을 내딛을 수 있는 용기를 북돋아 줍니다.
(출가자와 재가자의) 방편이 다르다고 하여 깨달음을 지향하는 근본 정신까지 다른 것은 아니다. 재가자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삶에 매몰되어 깨달음을 지향하는 마음을 잃는 것이다. 자칫하면 패배주의에 빠져 ‘역시 재가자로서 깨달음을 지향하는 수행을 한다는 것은 무리야. 이번 생에는 복이나 짓고, 다음 생에 출가 수행하여 성불의 길로 가자’는 식으로 마음을 먹는 것이다. 이것은 자칫하면 영원히 부처 씨앗을 끊는 일이 될 것이다. 자신을 재가자라고 못 박은 업, 그리고 내생으로 미뤘던 업이 계속되면, 계속 깨달음을 지향하는 삶과는 인연이 끊어지게 될 것이다. 오히려 재가자이기에 출가자의 마음을 바탕에 깔아야 한다. 삶의 근본 문제를 눈앞에 세워 두고, 그 치열한 의식 속에서 이 현실을 굴려 가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 그러하기에 출가의 정신이 무엇이며, 출가자들이 어떤 마음으로 수행하고, 그 마음이 어떤 방편으로 드러나는가를 살피는 것은 재가자의 삶에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 ‘마치며’ 중에서
주역에 대한 해설서들은 매우 많고, 그 내용이 충실한 것들도 많다. 그러나 그 책들이 가지는 공통점은 대중들이 쉽게 접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주역의 원리에 대한 해설들이 앞부분을 꽉 채우고 있어, 그 부분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포기해 버리고 말게 된다. <주역과 21세기>의 특징은 그러한 지루하고 난해한 요소들을 각괘의 풀이 속에 적절하게 삽입하여 독자들이 실제의 괘들을 다루면서 점진적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그냥 부담없이 읽어가는 동안 주역의 철학을 배우고, 괘를 통해 삶을 뜯어보고 미래를 예측하는 눈을 지니게 될 수 있도록 한 것이 이 책의 중요한 특징이다.
『유마경』은 지금 우리 세상, 우리 불교계의 현실에 가장 필요한 가르침을 담고 있는 경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마경』의 핵심사상이라 할 수 있는 ‘둘이 아닌 진리의 문’[不二法門]은 이 시대의 가장 큰 문제인 양극화를 해결하는 열쇠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승의 가르침에 대하여 한 치의 용서도 없는 날카로운 비판의 칼날을 들이대는 『유마경』의 가르침은 이 시대 새로운 대승운동의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 그러한 『유마경』에는 또한 위대한 긍정의 가르침이 담겨 있습니다. “연꽃은 진흙에서 피어나지만 진흙에 물들지 않는다”가 아니라, “연꽃은 진흙에서라야만 피어난다”입니다. 우리와 우리 세상의 못나고 어지러운 모습을 추한 것으로, 거기에 물들지 말아야 할 더러운 것으로 제쳐놓지 않습니다. ‘바로 거기에서만’ 큰 깨달음이 열리고 맑고 향기로운 불국토가 세워질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유마경』의 가르침은 암울한 현실에 의기소침해지지 않고 힘차게 걸음을 내딛을 수 있는 용기를 북돋아 줍니다.
모든 강의는 공소(空疏)한 관념의 영역에 머무르는 것을 지양하고 역사적·사회경제사적인 배경과의 관계 속에서 그 의의를 드러내고자 노력하였습니다. 그런 측면에 애를 썼기에 일반인들을 위한 교양서라고 해도 쉽지만은 않습니다. 나름으로 줄기를 세우고 일관된 관점을 적용하려 하다 보니 조금 마음을 써서 읽어 주셔야 할 대목도 꽤 많습니다. 강의의 녹취를 바탕으로 하였기에, 듣는 이들의 흥미와 관심을 유지하기 위해 샛길로 이리저리 헤맨 이야기도 강의를 듣는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그대로 두었습니다. 딱딱한 사상사 강의에 조금의 여유로움을 드리기 위한 노력이라고 예쁘게 봐주시기 부탁드립니다.
높은 봉우리들을 중심으로 다루었기에 깊은 골짜기의 그윽한 정취까지는 담아내지 못한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렇지만 대표적인 사유의 유형들을 개괄하면서 다양한 사상들을 음미하는 힘을 키워 내고, 그것을 자기 사유의 거름으로 삼는 데 조금은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기대합니다. - ‘머리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