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군주론>은 어려운 책이라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전혀 그렇지 않다. 마키아벨리가 군주 곁에 앉아 마치 옛이야기를 들려주듯 일목요연하게, 재미있게 통치술을 구술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그래서 번역 또한 경어체를 사용하여 이말에 가깝게 풀어내려 노력했다.
또한 정치적 측면보다는 당대의 역사적 상황과 인물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역자 주석과 부록, 삽화를 풍부하게 수록했다. - 권혁(옮긴이)
이 책을 처음으로 만났던 것은 예비고사와 본고사라는 입시제도가 있던 고등학생 때였다. 국영수를 주로 주관식 문제로 출제하던 당시의 본고사를 대비한 영어수험서에는 이 책에서 발췌된 명문장들이 예제로 다루어져 있었다. 그 후 대학교에 진학해 단행본으로 출간되어 있던 원서를 밑줄을 그어가며 읽었다. 고개를 저절로 끄덕이게 만드는 내용은 물론이거니와 무엇보다 깔끔하게 작성된 영어 문장이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이 책을 오래 간직하고 있었던 것 같다. 본문을 경어체로 번역한 것은 젊은 한 시절 공감을 불러일으켰던 저자의 차분하고 명쾌한 어조를 조금이나마 더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만큼 귀 기울여 듣는 즐거움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