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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에세이
국내저자 >

이름:박세현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53년, 대한민국 강원도 강릉

최근작
2025년 3월 <하루의 기분과 명랑을 위해>

사경을 헤매다

시집의 낙관 같을 머릿글이 꽤나 애를 먹인다. 그 이유를 궁리하고 있는데 어쩌라구 매화송이 같은 봄눈이 쏟아진다. 눈 그치면 소식 오려나. 에라, 눈 구경 하는 동안만이라도 이 글 밖에 서 있고 싶다.

설렘

커밍아웃이자 자작극일 나의 산문은 시와 세상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에 대한 전면적 오인과 왜곡의 기록이다. 미학이 양보된 이 잡념들은 일구지난설(一口之亂設 )의 문자적(文字的 ) 얼룩이다. 잠시 졸다 눈 떴을 때 '잠시' 얼비치던 꿈에 구두점을 찍고 싶었던 것일까? 잠패롱을 하면서 이 글에 알몸을 걸치던 지난 여름날의 새벽 시간은 행복했다. 에크리가 담아낼 수 없는 생의 어떤 출렁임에 온전히 몸을 맡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땐 그랬다.

시를 쓰는 일

자신을 시인이라 소개하는 사람을 만나면 좀 그렇다. 그러면 뭐라고 하냐고 되묻는 사람은 더 그렇다. 이런 사태에 대해 내가 뾰족한 답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하여튼 그렇다. 시장바닥에 돌아다니는 시인이라는 용어는 직업군도 아니요, 무엇도 아니다. 시인이라는 이데아에 대한 관습적 사칭일 뿐이다. 나 역시 다른 대안이 없다. 시를 쓰는 인간을 시인이라 부르지 달리 뭐라고 호명하겠는가. 역시 지당한 말씀이다. 그러나 나는 이 문장이 이 관습이 이 당함이 왜 이리도 어색한가에 대해 자문하고 있는 것이다. 답이 없는 문제에 대해 여전히 답이라고 생각하며 답안을 궁리하고 있는 나여. 동지들이여.

모호성, 추상성, 불확정성, 불명확성과 같은 의미의 망설임이야말로 언어의 썸이다. 그것을 그것이라 말해도 그것에 이르지 못하게 흔드는 언어의 슬립은 인간을 한없이 외롭게 만든다. 거의 영원히 우리는 그런 순간을 살아가야 한다. 반은 거짓말로 반은 참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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