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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에서 일할 때 산재로 죽어가는 사람들을 여럿 보았다. 나도 그렇게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을 늘 유서처럼 가슴에 담고 살았다.
딱, 하나 바람이 있었다면 제발 겨울에 떨어져 죽지만 말자는 것이었다.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것은 참을 수 있었지만, 내복 두 벌을 껴입고 다시 솜바지를 입고도 살이 에이게 추운 것은 참을 수 없었다.
하필 태어난 시대가 자본주의 시대였다. 그래서 고작 우리가 꿀 수 있는 꿈은 나의 경우처럼 죽어도 따뜻한 여름에만 죽을 수 있다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행복한 시대를 너무 행복하게만 살아가는 사람들아. 이것은 좀 너무하지 않는가. 조금은 더 모두가 고르게 행복한 사회가 되어야 하지 않는가.
어느 틈에 보니 사십이 되어 있었고, 가난했고, 동굴 속처럼 텅 비어버린 영혼을 갖게 되었지만 어떤 후회도 회한도 없다.
다시 이 텅 빈 마음 밭에 심을 작은 나무 한 그루를 찾아본다. 큰 것들을 버리고 작은 것들을 찾아본다.
세상의 하고많은 사람 중에 나를 선택해 삶이 늘 견딤이고 아픔인 수정과 관호.
더불어 한 시대를 건너온 구로 지역 동지들, 전국노동자문학연대와 삶이보이는창 벗들께 고마움을 전한다. 사랑했던 사람들, 사랑했던 일들을 더 오래 사랑하는 일만을 남겨놓겠다. |



| 건강은 괜찮으냐고 사람들이 자꾸 묻는다.
나도 오래 살고 싶다.
왜냐하면 이 세계는 참 아름다운 곳이기 때문이다.
…이번 정권에서는 끌려가는 일보다
밥을 굶어야 하는 일이 늘었다. 그게 오히려 고됐다.
단식만 도합 71일을 했으니 29일만 더 채우면
마늘도 쑥도 먹지 않고 정진한 나도
단군신화에 나오는 곰처럼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사람이 되고 싶은데 나이 들어갈수록
그게 좀체 쉽지 않다는 것을 배운다.
…난 곡류와 단백질만을 섭취하며 자라오지 않았다.
대다수 인류가 실현하는 끊임없는 사랑과 노동과 헌신,
그 선한 힘을 나눠 받으며 이만큼이나마 자라왔다.
이 길이 맞는 길인지 가끔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함부로 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건 그 때문이다
그 모든 생명과 물질들에게 감사드린다.
…얼마 전 지구에서 가장 먼 별이 발견되었는데
129억 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에렌델’이라 한다.
빛의 속도로 가도 129억년이 걸린다는 머나먼 곳.
내가 나에게, 내가 당신에게 다가가는 데도
그만큼의 시간이 걸렸던 것이라고 믿어주면, 고맙겠다.
2022년 4월
송경동 |
| 희망버스가 계속 달리자고 하는 한 나는 아마도 이곳에 잡혀 있어야 하나 보다. 그래도 나는 좋다. 희망버스가 첫 마음처럼 가볍고 경쾌하게, 무슨 정연한 논리와 정세가 아니라 사람들의 뜨거운 마음으로 연료를 채워 쌍용으로 재능으로 콜트-콜텍으로 현대차 비정규직 현장 등으로 씽씽 달리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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