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스치고 지나가기만 했던 작고 오래되고 허름했던 곳들이, 이 책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로 인해 따뜻하고 빛나고 정겹고 가보고 싶은 곳이 되었습니다. 책에 포스트잇을 붙여 들고 다니며, 기회가 생길 때마다 한 곳씩 꼭 다 가보려고 합니다. 이 책을 읽은 여러분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혹시라도 이 책을 읽고 도쿄를 찾아온 독자와 카페에서 마주친다면, 제가 꼭 맛있는 커피를 쏘겠습니다.
작고 따뜻하고 개성 넘치는 카페를, 조용하면서도 당당하게 운영하는 마도카가 순간순간 질투가 날 만큼 부러웠다. 그가 지키는 카페의 단골이 되어가는 주인공 에이코와는 흉금을 터놓을 만큼 절친한 친구가 되고 싶었다. 매력 넘치는 두 여성을 현실 공간에서 우연히라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정말이지 간절했다.
최근 커피 관련 자료들 특히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나 사진 위주의 정보들 중에는 검증되지 않은 ‘카더라’ 수준의 이야기 넘쳐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이 책은 저자의 ‘이과적 특성’을 살린 고증에 가까운 자료조사와 사실 확인 과정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예멘과 에티오피아, 유럽과 아메리카의 역사 전개 과정에서 정말 다양한 사건과 이야기 속에 커피가 스며들어 ‘아하 그렇구나’ 하고 즐거운 통찰을 하게 만듭니다. 이 책을 숨은그림찾기 놀이처럼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모르면 별것도 아닌 커피, 그러나 한 발 두 발 다가서면 너무나 다양하고 깊은 세계. 알고 싶은 것, 해보고 싶은 것, 해도 모르겠는 것들 천지인 커피를 알게 되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이 책을 읽고 번역하면서 궁금해진 것이 더 늘고 할 것도 더 많아진 나는, 앞으로도 매우 바쁠 것 같다. 나와 같은 설렘과 기쁨을 이 책을 읽는 커피인들도 함께 느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 같다.
처음 이 책을 받아들고 노란색 표지에 담긴 두 분의 모습을 보았을 때, 가슴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올라오며 눈물을 쏟고 말았다. 한 분은 세상에 계시지 않고 다른 한 분이 계셔야 할 가게도 지금은 사라졌다. 그러나 두 분이 걸어온 40년 커피 인생사는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겼다. 물론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고, 남겨진 이야기도 여전히 많겠지만 이렇게나마 커피 선배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이 책에는 커피헌터로서 그가 거쳐온 지난 50여 년의 여정과 경험들이 압축적으로 소개됩니다. 끝 모를 커피 열정 중 일부만 살짝 엿보는 것일지라도, 한국에 처음 소개하는 그의 목소리를 제가 옮길 수 있게 되어 매우 뿌듯합니다. 더불어 이렇게 생생한 커피산지 이야기를 한국의 커피인들과 공유할 수 있게 되어 진심으로 기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