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은 노랫말에 가깝다. 그래서 시편은 노래로 불러야 더 하나님의 마음을 깊이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고대 이스라엘 민족이 성전에서 시편을 부르던 곡조를 찾을 길은 없다. 개역개정 한글 성경의 시편은 경전체 유지와 인쇄상의 이유로 행 구분이 이뤄져 있지 않아서 읽을 때마다 노랫말이라는 느낌이 덜 든다.
필자는 고신총회 60주년 기념 주석 『시편 1』(총회출판국, 2022)을 쓰면서 맛소라 히브리어 본문과 다양한 번역본들을 참고해서 시편 1-41편을 번역했다. 노랫말 혹은 시가의 맛을 보도록 행적인 나열도 해 보았다. 이 번역이 주석에는 실리지 못했지만, 대신 작은 책으로 나오게 되어 기쁘다. 각 시편마다 ‘묵상과 기도’가 뒤따르는데, 이는 주석에서 제시한 ‘교훈과 적용’을 요약한 것이다.
이 책이 한국 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이 시편을 시 혹은 노래로 읽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주석과 함께 읽으면 더 시편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주석과 별개로 이 책만 읽더라도 시편을 묵상하고 기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무쪼록 이 책이 늘 가까이 계신 하나님을 더 가까이하는 도구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
신구약 ‘성경의 요약’이자 ‘작은 성경’이라 불리는 시편에 대한 주석을 쓰는 일은 두려운 일이자 영예로운 일입니다. 시편 전공자로서 <고신 총회 설립 60주년 기념 주석> 시리즈의 하나로 시편 주석을 집필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영예인지 고백하며 하나님께 감사드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시편은 성경 중에서 우리가 많이 읽고 즐겨 인용하는 책이기는 하지만 이해하기 쉬운 책은 아닙니다. 오늘날 독자들이 시편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고대 이스라엘 ‘시가’의 문학적 특징들을 알아야 합니다. 또한 압축된 시어들이 지닌 신학적 의미나 각 시편의 배경을 파악해야 하는데, 이 일도 쉽지 않습니다. 본서는 이런 독자들의 필요를 염두에 두고 집필되었습니다.
서론에서는 시편의 문학적 특징들에 강조점을 두고 안내했습니다. 각 시편 주석의 개요 부분에서는 장르와 역사적 배경뿐만 아니라 앞뒤 시편들과의 관련성을 먼저 다뤘습니다. 다음으로 각 시편 전체와 절과 어구가 보여주는 문학적 특징을 관찰하여 그 특징이 어떻게 주제를 강조하는지를 해설했습니다. 문학적 특징을 따라 구조를 분석한 다음 그 구조에 따라 절별로 주석했습니다. 시편의 특성상 반복되는 주제나 어휘에 대한 설명도 각 시편의 독립적이고 전체적인 이해를 위해 각 시편 주석에 반복적으로 제공했습니다. 교훈과 적용 부분에서는 각 시편의 교훈을 요약하되 그리스도와 신약 교회에 그 교훈을 적용하기 위해 애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