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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고선주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 대한민국 전라남도 함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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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그늘마저 나간 집으로 갔다>

그늘마저 나간 집으로 갔다

불면의 시간들 포말처럼 흩어져 가는 기억들 뜨겁거나 차갑거나 아무렇게 놓인 일상들 삶이 물먹은 솜뭉치처럼 제 무게에 가라앉던 날 꽃과 악수하는 법을 잊어버렸고, 밥알의 힘을 망각한 채 오후가 가지런한 이유마저 몽롱해졌다 노트북 자판 앞 언어들이 심란하다 긴 꿈에서 막 깨어났다 2022년 12월

꽃과 악수하는 법

오랫동안 묵은 그 무언가를 토해내는 심정이다. 삶이 버거워 늘 뒷전이었던 詩들이다 겨우 혈액과 장기를 만든, 신산한 생명 하나가 꿈틀거린다 튼실한지 모르겠다 다만 무병장수하기를 기원할 뿐이다 詩라는 자식을 낳기 위해 그 황량했던 시간들을 모두 가슴에 묻어버린 지난날이 회한처럼 휩쓸고 지나간다 생명 하나를 키운다는 것, 이렇게 힘든 산고가 기다릴 줄 몰랐다 조금은 안온한 방에서 따끈따끈한 그놈들을 그리워할 것이다 나는 막 세상으로의 첫 발걸음을 뗀다

밥알의 힘

삶이 디스크에 걸렸다 병상에 몸을 고이 눕혔다 몸이 접어지지 않는다 보행의 꿀맛을 잃어간다 그대로 링거 꽂은 세상이 누워있다 마비된 허리를 겨우 일으켜 세워 호흡을 불어넣자 다시 보행이다 조심 조심 진흙탕 같은 길에 발을 내딛자 지울 수 없는 이름 하나가 선명한 자국으로 바닥에 찍힌다 지난 여름 홀연히 우리들 곁을 떠나간 형님은 지금 어띠쯤 가고 있을까 어느덧 내 심연에 거대한 詩로 출렁거린다 내 분신들을 먼저 세상으로 내보낸다

오후가 가지런한 이유

디스크에 걸린 삶은 여전히 유효하다 허리 꼿꼿한 세상 꿈꿨지만 단단히 휘어져 버렸다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어가면 더 가벼워질 시간들과 조우할 것이라고 믿었다 그런데 하루 시간으로 그 하루가 감당되지 않으니 일상은 늘 창백해졌다 세상 산다는 것 늘 모를 일투성이다 그래서 떠난 누군가를 기다리기보다는 심연에서 출렁거릴 시詩 만나러 무작정 길을 떠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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