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은 아침마다 나뭇가지에 앉아
재잘재잘 숱한 언어를 풀어 흔들어 놓는다
단풍 들고 낙엽 지고
계절의 반복되는 순환 속에
오늘은 가을비가 촉촉이 내린다
창틀에 맺힌 투명한 시어들
자연의 숨결 같다
따뜻한 커피 향이 새벽을 깨우는 시간
까치섬 언저리 수은등
밤새 어둠을 밝히느라 머리카락이 하얗게 셌다
평범한 일상에서 말을 걸어오는
자연과 사물들과 끊임없이 교감하며
찍고 쓰고 했던
가슴 출렁이던 순간들을
이곳에 풀어놓는다
인생 가을 녘에서 보니
자늑자늑 찾아온 이 순간
황금빛 절정이다
2020년 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