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조기유학이나 해외유학을 해야만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은 그릇된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이나 경험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소화하느냐다. 예전과 달리 해외유학이나 체류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었던 시야와 경험은 이제 다른 방법으로도 얼마든지 확보 가능하다. 글로벌화라는 시대적 특수성과 인터넷을 비롯한 현대문명의 기술 덕분에 우리는 예전보다 훨씬 개방적이고 수평적인 환경의 수혜를 누리며 살고 있다. 때문에 글로벌 자질이라 함은 지리적 반경이 아닌 심리적 반경의 경험치다.
"어머, 정말 미국에 산 적이 없으세요?"
없다. 유학, 이민, 여행 등의 목적으로 한국인에게 가장 흔한 외국이 미국일 텐데, 나의 경우는 특별히 미국에 가야만 하는 이유나 가고 싶다는 열망이 없었기에 삼십대 초반이 되어서야 출장으로 처음 미국을 가보았다. 물론 미국에 산 적이 없는 게 자랑은 아니다. 그렇다고 살아본 게 자랑일 수도 없다. 더구나 꼭 미국 체류 경험이 있어야 영어를 잘한다고 생각하는 것도 고정관념이다. (프롤로그_'세계와 나를 이어주는 도구, 커뮤니케이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