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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청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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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월 <바람그물>

바람그물

요즈음 사람들은 스트레스, 트라우마, 힐링이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누구나 스스로와 부대끼고, 나를 둘러싼 주위의 사람이나 사물을 포함한 환경과 부대낍니다. 그 부대낌에서 스트레스가 만들어지고 트라우마가 남게 됩니다. 세네카는 네로황제의 스승이었다고도 하는데 ‘삶을 배우려면 일생이 걸린다’고 했다 합니다. 매우 공감했습니다. 누구나 살아있는 동안 끊임없는 경계를 만나고, 그때마다 이 세 단계를 거치다 보면 삶을 배우는데 일생이 걸린다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사회의 구성원이 되어 살아야 하는 일은 어렵습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깨어 있음’이나, 관조, 어려서부터 들어온 반성은 결국 자신의 마음을 스스로 읽어보라는 가르침입니다. 스트레스와 트라우마가 힐링으로 바뀔 수 있는 것 역시 스스로의 마음을 보는 데서부터 시작됩니다. 제가 쓰는 글은 스스로 내 마음을 들여다보려 애썼던 이야기입니다. 몇 년 전, 연못을 만드느라 마당을 파고 있었습니다. 땅속에서 어른의 허리까지 오는 반으로 자른 타원형의 돌이 나왔습니다. 그 순간, 그리스 델포이 신전에 있었다는 돌 옴파로스가 떠올랐습니다. 옴파로스는 세계의 중심 혹은 세계의 배꼽이라는 뜻입니다. 내게 세계의 중심은 내가 앉아 있는 바로 이 자리입니다. 우리 모두에게도 그렇습니다. 이 책을 읽게 될 모든 세계의 중심이시여. 제 글이 또 하나의 아름다운 물결이 되어 다가가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삼라만상에 감사합니다.

인어공주의 길을 가다

이른 아침에 핀 달개비의 남색 꽃잎 두 장이 나비가 앉은 것 같습니다. 어느 날, 달개비의 학명에 대한 글을 읽고 놀랐습니다. 달개비의 학명 Commelina는 17세기 네덜란드의 콤메린(Commelin)이란 이름으로 불리는 세 명의 식물학자로부터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그들 중 두 사람의 콤메린은 연구 업적이 좋았지만 한 사람은 이렇다 할 업적이 없었습니다. 달개비의 꽃잎은 실은 석 장인데 한 장은 흰색으로 아랫부분에 작게 감추어져 있습니다. 스웨덴의 유명한 식물분류학자 린네가 달개비의 세 잎 중 한 잎이 뚜렷하지 않은 것을 보고 콤메린이란 세 명의 학자에 비유하여 붙여준 이름이라 합니다. 문득문득 평생을 살아온 노력이 보잘 것 없이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넓은 세상에 저와 같은 사람이 있어 스스로 작아지는 기분이 들 때, 그 마음 따뜻해지는 글 한 줄, 이 책 속에 있다면 족하겠습니다. 제가 사는 암자 뜰의 소나무 아래, 남자 장골壯骨이 들 만한 수석의 실금 사이로 솔 씨가 싹 틔운 것을 보았습니다. 주변의 너른 자리를 두고 하필 흙이 가난한 그곳에서 틔운 싹이 어떻게 자랄지 걱정입니다. 돌의 실틈에 뿌리를 내린 듯한 무명의 글을 출판해 준 출판사와, 책이 나오도록 인연의 다리를 놓아 준 충주대학교 문창과 노창선 교수, 귀한 사진을 흔연한 마음으로 주신 황영지 님께 마음을 다한 고마움을 표합니다. 제가 글을 쓰느라 허술한 절 살림을 걷어주시는 분들께도 이 자리를 빌려 인사를 드립니다. 이 책을 내기까지 삼라만상의 모든 인연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청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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