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시작했을 때만 해도 ‘궁’이라는 작품은 흑백이었어요. 흑백 만화도 나름의 매력이 있긴 하지만, 색감을 표현하고 싶은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항상 그림을 그릴 때마다 상상의 나래를 펼치곤 했었습니다. '이 한복 저고리는 연노랑에 치마는 수박색이고 스란단이 은은하게 반짝거릴 거야. 노리개는 은색 향갑과 붉은 산호가 달린 삼작노리개고 중전의 침소를 지키고 있는 창살문의 창살은 청록이겠지’ 세월이 지나 이젠 정말로 궁이라는 작품이 색깔을 품을 수 있게 되었네요. 제가 직접 채색하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궁을 재밌게 읽어 주셨던 분들, 그리고 관심을 가지고 사랑해 주셨던 분들이 이 컬러링북을 통해 직접 색을 입혀볼 수 있다는 점이 저에게 가장 큰 의미로 다가옵니다. 그날따라 하늘색이 끌린다면 하늘색 치맛단으로, 왠지 분홍이 끌린다면 분홍 저고리로 어딘가에 얽매이지 말고 자유롭게 칠해주세요.
그렇게 각자의 색감을 가진 새로운 궁이 탄생하길 기다리며.... 어떤 색으로 채울지를 고민하고 계실 여러분께도 이 설렘이 전해지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