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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문학일반

이름:권영민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48년, 대한민국 충청남도 보령

최근작
2023년 12월 <수선화 꽃망울이 벌어졌네>

권영민 교수의 문학 콘서트

이 책은 지난 몇 년 동안 ‘권영민의 문학 콘서트’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졌던 대중적인 문학 강연의 내용을 일부 추려 놓은 것이다. ‘권영민의 문학 콘서트’는 내가 서울대학교를 퇴직한 2012년 봄부터 시작한 새로운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 이 작은 책을 묶으면서 나는 문학에 관한 이야기를 독자들과 다시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가져야 한다고 다짐하고 있다. 문학의 여러 가지 문제들을 독자들과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새로운 토론의 장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길 기대한다.

문학사와 문학비평

나는 이 책을 문학비평의 방법과 실천을 놓고 고심하는 문학의 독자들에게 바친다. 그리고 문학비평이 하나의 새로운 '문학적 시학'을 지향해야 한다는 것을 독자들과 함께 다시 생각해보고자 한다. ('책머리에' 중에서)

수선화 꽃망울이 벌어졌네

누구나 살아가면서 수많은 일을 겪는다. 그리고 세월이 지나면서 잊어버린다. 사람은 잊어버리지 않고서는 행복할 수 없다고 말한 이도 있다. 그러나 나는 이 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잊을 수 없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 사람마다 마음속 깊이 묻어두고 있는 일은 또 얼마나 많겠는가? 내 마음속 깊은 곳에 담겨진 사연들은 모두가 고향을 떠나면서 생겨났다. 고향 생각은 언제나 연한 보랏빛으로 내 어린 시절과 겹친다. 그리고 거기에는 다시 만나고 싶은 얼굴들이 옛 모습 그대로 가득하다. 그 시절의 얼굴들을 지금도 이렇게 생생하게 기억해낼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나는 그리움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떠오르는 그 시절을 기억하는 순간마다 가슴 벅찬 행복을 느낀다. 그리움이란 내 마음의 거울이다. 문득 내 앞에 다가와 나를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그리움이다. 이 책에 쓴 이야기는 모두가 내 마음속에 오랫동안 담아두었던 그리움에 관한 것들이다. 나 혼자 그대로 마음속에 접어두었어야 하는 일이 아닌가 생각도 든다. 이렇게 털어놓고 보니 내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부끄럽다. 하지만 어린 손녀들에게 이런 이야기라도 들려줄 수 있게 된 것이 기쁘다. 어린것들이 가끔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려두고는 ‘좋아요’를 누를 것을 내게 재촉한다. 내 반응이 시원치 않으면 ‘할아버지 어렸을 때는 어땠는데요?’라고 묻는다. 나는 늘 대답이 궁했다. 이제 한글을 깨쳐 글을 읽을 수 있게 된 손녀들이 이 책을 읽은 후에 ‘좋아요’로 내게 박수를 보내온다면 그보다 기쁜 일이 어디에 있겠는가?

우리 시 깊이 읽기

이 책은 내가 2014년부터 미국 버클리대학에서 ‘한국 현대시(Modern Korean Poetry)’를 강의하면서 미국의 대학생들과 함께 토론했던 내용을 간추려 정리한 것이다. (중략) 학생들은 모든 작품을 한국말로 읽고 영어 번역본이 있는 경우 영어로 함께 읽는다. 버클리대학 강의실 복도에까지 시를 한국말로 읽는 소리가 흘러나간다. 학생들은 처음에는 머뭇거리다가 뒤에 아주 멋지게 잘 낭독한다. 낭독을 통해 시적 표현의 어조와 리듬을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 있다. 시는 소리 내어 읽지 않으면 그 시 속의 목소리가 문자에 갇혀버린다. 마치 시인이 된 것처럼 소리 내어 읽을 때 그 목소리의 결을 따라 숨겨진 리듬이 다시 살아난다. 시의 텍스트를 소리 내어 읽는 것은 시의 세계 속으로 들어서는 첫 단계이면서 동시에 시적 성취를 확인할 수 있는 마지막 단계에 해당한다. 작품 자체는 시인 자신이 쓴 것이지만 이것을 읽고 거기에 생기를 불어넣는 작업은 온전히 읽는 이의 몫에 해당한다. 시적 텍스트 자체가 만들어내고 있는 의미를 찾아내고 그 의미를 스스로 평가하며 거기서 어떤 느낌을 받아들이는 것은 독자로서 학생들이 해야 하는 일이다. 학생들은 대부분 시를 읽으면서 시인이 왜 이 작품을 쓰게 되었는지 어떤 의도를 숨기고 있는지 등에 궁금하게 여긴다. 나는 그런 생각을 가진 학생들에게 오히려 반대로 이렇게 설명한다. 이 작품을 왜 썼는지 어떤 의도가 있는지를 묻기 전에 작품 속에서 시인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를 시 작품 자체를 통해 찾아보라고 말한다. 시를 쓰게 된 동기라든지 작품을 창작하게 된 의도라는 것은 실제 작품 텍스트를 분석하는 데에 별로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점도 강조한다. 시를 읽는 작업은 시인이 은밀하게 숨겨놓은 어떤 메시지를 찾아내기 위한 일만은 아니다. 시의 텍스트에 쓰인 언어가 작품 속에서 서로 역동적으로 작용하면서 어떤 의미를 새롭게 만들어내는 과정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한국 현대시 강의를 위해 매 학기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들의 작품을 골라 강독 자료집을 별도로 만든다. 영어 번역본이 있는 경우 원문과 번역본을 대조하여 읽도록 준비하고 참고할 만한 자료도 별도로 제공한다. 이 책은 지난 8년 동안 한국 현대시 강의에서 다룬 시 가운데 작고 시인의 작품만을 골라 엮은 것이다. 내가 서울대학교에서 강의했던 ‘한국 현대문학의 이해’라든지 ‘한국 현대문학사’ 등에서 다루었던 작품들을 두루 포함하였지만, 시인과 작품의 선정에는 나 자신의 개인적 취향도 일부 작용하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재수록 승인 문제로 아쉽게도 전문을 싣지 못한 작품들도 있다. 독자 여러분의 양해를 바란다. 이 책을 꾸미면서 나는 버클리대학의 캠퍼스에서 지난 8년 동안 만났던 수많은 반짝이는 눈동자들을 다시 떠올린다. 그들의 빛나는 성찰과 진귀한 호기심과 당돌하게 들리기도 했던 질문들이 생생하다. 한국의 독자들도 『우리 시 깊이 읽기』를 통해 버클리대학 학생들이 보여준 놀라운 시적 관심을 함께 다시 나눌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 책이 시를 왜 깊이 읽어야 하는가에 대한 설득력 있는 대답을 조금이라도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상 텍스트 연구

이상 문학이란 무엇인가를 묻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여전히 새삼스럽다. 이상을 다시 묻는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이상의 글쓰기는 지금도 한국문학이라는 이름 앞에 문제적인 상태로 놓여 있다. 여기서 굳이 '글쓰기'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은 이상의 글들이 어떤 양식의 영역 안에 고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의 글들은 상호 연관성에 의해 새로운 의미를 생산한다. 그리고 모든 글들이 서로 이어져 '동시적 질서'라는 새로운 개념을 형성하고 있다. 그것은 겉으로 열려 있는 것처럼 보이면서도 언제나 그 자체의 지향을 드러내지 않은 채 '지도의 암실'처럼 존재하고 있을 뿐이다.

작은 기쁨

나는 문학이라는 예술의 영역을 학문의 논리 속으로 끌어들이며 글을 쓴다. 문학의 상상력과 학문의 논리가 늘 서로 충돌하는 자리에 서 있는 셈이다. 나는 글을 쓰는 동안, 창조적인 미학을 생각하면서도 논리를 따지고 심미적인 내면 의식을 강조하면서도 객관성을 저울질한다. 이런 갈등 때문에 나는 글쓰기의 자유로움을 꿈꾼다. 나 자신의 글을 자유롭게 쓰고 싶다는 꿈이다. 하지만, 글쓰기가 어찌 자유로울 수가 있겠는가?

제국의 황혼

일제 강점에 대해 국가 차원의 체계적 대응은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지식인과 민중이 끝까지 독립을 쟁취하려고 노력한 것은 높이 평가할 수 있다. 자발적인 사립학교 설립과 근대적 교육의 실시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특히 민족어의 재발견을 통해 지식의 수용과 확대, 민족 역사와 문화의 창조 등을 끈질기게 추구해온 과정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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