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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소설

이름:이청해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 대한민국 서울

직업:소설가

기타:이화여대 국문과 졸업

최근작
2021년 12월 <어디까지 왔나>

막다른 골목에서 솟아오르다

인연에 대해 생각해 본다. 특히 피를 나눈 가족에 대해서. 버트런드 러셀은 우리가 느끼는 불행감의 99프로가 가족으로부터 비롯된다고 말했던 것 같다. 그 대목을 읽으면서 아, 아하 하고 속으로부터 감탄했던 기억이 있다. 다른 사람들은 사실 그토록 멀리 있는 것이다. 세월이 사납게 흘러갔다. 내 눈에, 완전한 가정이 드물어 보인다. 대강 겉으로는 형태를 갖추고들 있지만 속으로 들어가 보면 깨어지고 흩어지고 피투성이가 된 조각들이 억지로 맞물려 있다. 그 상처들을 끌어내 햇빛 속에서 어루만져 보고 싶었다. 그 일이 불행하게도 작가로서의 내 업무라 생각되었다. 이리저리 조각을 맞추고 씻고 말리는 과정이 쓰라리고 고통스러웠다. 아무리 애써도 새 옷처럼 될 리 없다는 절망이 나를 짓눌렀다. 그러나 그 끝에 무언가가 만져졌다! 씨앗 같은 그것을 나는 ‘희망’이라 부르고 싶다. 비록 거창한 보물은 아닐지언정. (……) 관계. 그 바탕이고 근원인 가족. 가족 관계가 막다른 골목에 처했을 때 우리 모두는 어떻게 할까?

악보 넘기는 남자

올해에는 많은 일들이 있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셨고, 그동안 미루고 피하기만 해왔던 일들이 아람 벌어 터지듯 여기저기서 툭툭 터졌다. 악몽 같은 소용돌이였다. 결과적으로, 내 인생이 커다랗게 구획되고 정리된 느낌이다. 이제 또 어떤 일이 벌어질까? 네 번째 소설집을 낸다. 흐르는 물 가운데 여울이 있듯 이번 책이 조그맣게 솟구치는 무엇이면 좋겠다. 멀리서 햇빛에 굽이치는 물이랑을 아름답게 감상할 수 있었으면.

어디까지 왔나

“시간은 화살처럼 지나갔다. 나는 월드 와이드 웹과 함께 세상에 나왔다. 내가 등단하던 해에 ‘www.’이 등장한 것이다. 그동안 세상은 튀밥처럼 팽창되었고, 예측할 수 없는 것들로 가득 찼고, 거의 모든 질서가 개편되었다. 나는 달팽이처럼 견고한 집을 등에 지고 정처 없이 떠도는 기분이다. 그동안 나는 사람들만을 바라보았다. 개개인의 의식은 획기적으로 변한 것 같다가도 100년 전으로, 석기시대로, 본능으로 쉽게 돌아가곤 하였다. 수십만 년의 시간 축 위에서 생명체의 사고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생각. 여기에 그 단편적인 관찰의 기록을 묶는다.”

오로라의 환상 1

나의 길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길은 구부러졌고 우뚝 선 나무 하나 없고 잡초들만이 어수선하게 우거져 있다. 무더운 여름을 지나 녹음도 스러지고 풀숲은 누렇게 변해 간다. 이제 얼마 지나지 않아 하얀 눈이 쌓이리라. 그러나 오늘같이 비 오는 날 산벚나무 가지에 매달린 물이슬처럼 나의 숲에도 아름다운 이슬방울이 가득 내려 눈부신 아침을 맞는 정경을 상상해 본다.

오로라의 환상 2

나의 길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길은 구부러졌고 우뚝 선 나무 하나 없고 잡초들만이 어수선하게 우거져 있다. 무더운 여름을 지나 녹음도 스러지고 풀숲은 누렇게 변해 간다. 이제 얼마 지나지 않아 하얀 눈이 쌓이리라. 그러나 오늘같이 비 오는 날 산벚나무 가지에 매달린 물이슬처럼 나의 숲에도 아름다운 이슬방울이 가득 내려 눈부신 아침을 맞는 정경을 상상해 본다.

체리브라썸

남자와 여자 사이의 우정이 정말로 가능하냐에 대해서는 논의가 많다. 확실한 것은 이성 친구 사이에는 동성 친구 사이에서는 엿볼 수 없는 활력이나 생기 같은 게 있다는 사실이다. 미혼 남녀들이야 우정이 사랑으로 변한다 한들 걱정할 게 없다. 나는 우선 결혼한 여자의, 아니 결혼하려는 여자의 이성 친구에 대해서 꿈꾸어 보았다. 언젠가는 그 반대의 경우도 써보고 싶다. 아마도 양상이 다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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