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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하종오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54년, 대한민국 경상북도 의성

직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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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어떤 문장으로부터의 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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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전쟁 중이니 강간은 나중에 얘기하자?”

민주주의가 진화하는 한국에서 보면 아직도 변혁이나 혁명이 절박한 국가들이 세계 도처에 있다. 지구상에 악한 무리가 왜 이리도 많은가? 나는 장탄식한다. 공공 전체가 아니라 강자인 일부를 위해 공무를 하면서 사익을 편취하는 사악한 권력, 부도덕하고 불의한 국가의 이익을 위해 전쟁하는 권력이 전멸한 세계는 존재할 수 없는가?

겨울 촛불집회 준비물에 관한 상상

2016년 말과 2017년 초 사이, 촛불집회에서 보고 듣고 생각하고 상상한 것들을 시로 썼다. 위법위헌한 대통령의 탄핵이 인용되어 파면되었으니 친일과 독재부역 문제를 청산하고 정경유착을 단절하면서 진정한 민주공화국으로 진보할 것을 희망한다. 촛불집회가 이어지던 기간 내내 수구 부정부패 세력과 그 추종자들은 대통령을 비호했다. 일제 강점기에는 친일한 자들이 있었고, 군부독재 시기에는 독재에 부역한 자들이 있었고, 그리고 그들이 잘 살아남았다는 사실을 상기했다. 나는 촛불집회와 참가 시민을 기억한다. 이 시집은 촛불집회와 참가 시민에 대한 내 시의 기억이다.

국경 없는 공장

어떤 외국인노동자는 한국에 도착하는 즉시 떠나야 하는 타국으로 삼지 않을까? 어떤 외국인노동자는 한국에 체류하는 동안 유랑민이 되어 버리지 않을까? 어떤 외국인노동자는 한국을 출국하는 순간 다시는 딛고 싶지 않는 국가로 여기지는 않을까? 이 나라에 일하러 온 외국인노동자들이 경제적으로든 신체적으로든 건강하게 고국으로 귀향하고, 귀국하지 못하고 이 땅에 남는 외국인노동자들은 한국인들과 함께 건강한 자본주의적 삶을 살아내야 할 것이다.

국경 없는 농장

시골에 와 살면서 가장 놀랐던 때는 사람들이 나를 ‘사장님’으로 부를 때였다. 시인한테 ‘사장님’이라니, 황당해 하다가 내가 시인인 줄 알 리 없는 사람들이니 어쩔 수 없으려니 하다가 한참 후에 이해했다. 돈을 잘 벌어야 능력자로 보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상대를 존중해 주기 위해서 ‘사장님’으로 부르는 것이 농촌에서도 자연스러운 현상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래서 나도 이웃농부들을 ‘사장님’이라고 부르지 않을 수 없는 우스꽝스러운 관계가 형성되고 말았다. 가족끼리 농사짓던 농촌, 품앗이나 두레로 이어지던 농촌에서 자식들이 도시로 나가고, 기계화를 이루고 나니 노령화가 되었고, 그로 인해 노동력이 부족해서 근대적인 임노동제가 도입되었다. 이제 한국 농촌에는 가족농이 없어지고 기업농이 경쟁적으로 농업을 이어갈 것이고, 인건비가 싼 이주노동자들이 들어와 농업노동자로 농민들을 대신할 것이다. 한국시가 외면한 2010년대 중반의 농촌과 농업과 농업노동자를 내 시는 바라보고 있고 상상하고 있다.

남북주민보고서

남한 주민이 남한 주민에게 너나들이하고 푸념하고 시시비비하고 농담하듯이 북한 주민이 북한 주민에게 너나들이하고 푸념하고 시시비비하고 농담하듯이 남북 주민들이 서로 간에 그러해야 탈분단이 남북 주민들에 의해 성취되고 그럴 때 진정하게 남북이 통일된다는 신념은 있다.

돈이라는 문제

이 시집에 실린 연작시는 가장 비시적인 주제이며 소재인 돈에 관한 시이며, 돈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그래서 돈을 벌고 써야 하는 사람들에 관한 시이며, 빈부와 흥망성쇠와 희로애락과 생사가 돈으로 조정되고 관리되는 한국사회에 관한 시이다. 돈에는 감정이나 생각이나 이념이 없으나 돈을 가진 자들에게는 감정이나 생각이나 이념이 있어, 돈을 도구나 수단이나 방법으로 삼아 돈을 가지지 않은 자들을 돕거나 괴롭히거나 외면한다. 가족의 음식과 의복과 거처를 장만하려면 돈이 있어야 하고, 외출이나 여행을 하려면 돈이 있어야 하고, 책을 구매하려면 돈이 있어야 하고, 아! 이 시집 <돈이라는 문제>를 사서 읽으려 해도 돈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돈에 대한 이 시들을 쓰기 전까지 나는 왜 돈을 가장 비시적인 주제이며 소재라고 단정했을까? 돈과 관련된 언어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돈 있는 자가 돈을 의롭게 이롭게 쓰지 않는다면 돈이 없는 자와 같다.

무언가 찾아올 적엔

...세상의 단절된 여러 모습을 다 보여줌으로써 상생하고 공생하고 공존할 수 있는 정서를 사람들에게 찾게 할 수 있고, 찾게 해야 하는 것이 시라는 믿음을 새로이 가지게도 되었습니다. 시인이 자본주의 현실에서는 무력하더라도 시 속에서만은 유능해질 수 있다는, 이 새롭지 않은 아주 작은 사실 하나를 새롭게 되새기기로 했습니다. 제가 시를 놓지 않아야 할 이유를 찾은 셈이었습니다. 이 시집은 그 이유의 한 표현입니다.

반대쪽 천국

인간의 어떤 생을 부정하거나 긍정하는 일은 쓸쓸한 일이다. 태어났으니 다 저 살자고 무언가 해야 할 테니, 막막하기 이를 데 없는 세상에서 그 누군들 자신을 애틋하게 여기지 않겠는가. 나 역시 그중의 하나가 아닌가 싶으니, 누구든 그의 자리에 놓아두고 볼 줄도 알게 되었다. 금세기 초 이 땅의 사람살이를 있는 그대로 보고자 했다. 이 시집은 내 생의 자반처(自反處)다. 내가 겪은 것, 내가 본 것들의 시적 실체다.

베드타운

사람들이 문제인가, 내가 문제인가. 이 시집은 그런 사람들의 서정과 서사 사이를 오가는 내 시의 한 실체다. 하지만 서정과 서사는 사람들과 사람살이 속에 같이 있는 것이니 서정시니 서사시니 분별하지 않는 지경에 내 시가 있기를 원한다.

뽀뽀를 작게 한 번 크게 한 번

“이 15편의 동시는 한 편 한 편 독립된 시상을 전개하지만, 다 읽고 나면 개인과 자연과 사회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그것을 알게 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 있을 수 있지만 동시는 정서적으로 느끼게 하고 직관으로 깨닫도록 합니다. 그렇게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어서 살아 움직인다는 사실을 동시를 읽음으로써 알게 된다면 아이는 참으로 지혜롭고 선하고 명민하게 자랄 것입니다.”

선생님은 무얼 하세요?

이 동시집에는 사람이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사는지를 생각해 보게 하는 동시를 써서 모았습니다. 사람의 일과 생활과 정서를 주제로 쓴 작품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세계적으로 대유행하는 시기에 사람이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사는지를 생각해 보는 일은 중요합니다. 앞으로 우리가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지, 건강하고 건전하게 사는 방법과 방향을 생각해 봐야 합니다. 이 동시집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문제점을 확인하고 그것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과 방향을 생각하게 될 겁니다. 사람이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사는지를 생각해 보게 하는 동시를 읽는 일은 어린이들이 자라나, 앞으로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지를 꿈꾸고 희망하고 계획하는 데 상상력을 보태 줄 것입니다.

세 개의 주제와 일흔일곱 개의 서정

내 나이 70, 종심(從心)의 해에 ‘아버지 어머니’와 ‘아내’와 ‘나’를 사유한 연작시를 모아 시집을 낸다. 각각의 시는 연작 제목 안에서 연결되나 독립적인 작품이다. (……) 이 시집으로 오래전에 ‘태어나지 않고 살았던 세상’으로 돌아가신 아버지 어머니를 추념하고, 지금 함께 이 세상에 머물고 있으나 언젠가 각자 ‘태어나지 않고 살았던 세상’으로 떠날 아내와 나를 위로한다.

세계의 시간

각계의 권력자들을 배제한 남북 주민들이 역시 각국의 권력자들을 배제한 각국 주민들과 서로 교류하고 소통하고 함께 노동하지 않고서는 공존할 수 없을 것 같고, 그렇게 함으로써 남북 주민들이 직접 탈분단을 성취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것의 가능성을 이 시집에서 상상했다. 그리고, 시집 <국경 없는 공장>, <아시아계 한국인들>, <입국자들>, <제국(諸國 또는 帝國)>, <남북상징어사전>, <신북한학>, <남북주민보고서>의 주제의식이 이 시집에서 융합하고 진화하기를 바랐다. 요즘에 와서 나는 시를 쓴 뒤에 그 시의 바깥과 그 시의 너머로 가서 살아야 하고, 그곳에 끝없는 서사와 서정, 수많은 사실과 허구가 있으니 그것을 또 시로 쓰려면 꽉 차고 텅 빈 마음을 지탱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세계적 대유행

펜데믹pandemic,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세계적 대유행의 시대가 와 있다. 나는 어디로 갈 것인가보다 덜 갈 것인가(혹은 안 갈 것인가), 무엇을 할 것인가보다 덜할 것인가(혹은 안 할 것인가), 누구를 만날 것인가보다 덜 만날 것인가(혹은 안 만날 것인가)를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감염을 피하는 기준으로 삼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세계적 대유행 중인 지금과 그 이후에 우리의 삶에서 무엇이 달라질까. 인간의 욕망으로 사회와 생태의 질서가 교란되고 파괴된 지구의 어딘가에서 출현한 코로나19 바이러스, 자꾸 변이한다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인간의 욕망으로 제압할 수 있을까?

신강화학파

이곳에선 시간이 햇빛처럼 환하게 다가와 모였다가 바람처럼 가없이 달아나 흩어진다. 이곳을 떠나본 적 없는 토박이들은 논밭에 매여서 말년의 생활을 이어가고 있고, 이곳으로 살러 온 외지인들은 말년의 생활에 사로잡혀서 논밭에 닿으려 하고 있다. 그들 주변에서 나는 ‘이천편시를 쓰지 않고 이천 번째 시를 썼으며 그러고 나서 첫 번째 쓴 시와 이천 번째 쓴 시가 같고 일편시와 이천편시가 다르지 않은 걸 보았’다. 이곳에서 햇빛처럼 환하게 빛나다가 바람처럼 가없이 사라지고 싶다.

신강화학파 12분파

농촌에선 주민들과 만물이 제각각의 기운으로 산다. 서로 무너뜨리거나 서로 일으켜 세우고, 홀로 무너지거나 홀로 일어난다. 동물들은 그것을 아는 것 같다. 이 시집에 등장하는 12동물은 특별한 상징이 아니라, 내가 주변에서 자주 보는 것들일 뿐이다. 나는 그들을 ‘신강화학파 12분파’로 지칭하면서 ‘신강화학파 12분파’를 통하여 허상을 보여줌으로써 실상을 느끼게 하거나 알게 하는 시를 생각했다. 시란 어떤 시든 그런 허상이 행간에 내재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시 쓰는 법과 살아가는 법이 다르지 않다는 걸 ‘신강화학파 12분파’한테서 본다.

신강화학파 33인

강화에 시의 심신을 잇대어 지낸 지 20여 년이 지났다. 그동안 한 편의 시가 한 인간의 일생을 담아내는 형식일 수 있으며, 시인이라면 한 편의 시에 한 인간의 일생을 담아낼 수 있는 창조적 고투를 해야 한다는 생각도 해왔다. 여기 등장하는 33인은 그렇게 시에 담아보고자 한 대상들이며 특별한 상징성은 없다. 내가 상상해낼 수 있는 인원수로서 모두 허구의 인물들이다. 강화에서 만날 수 있는 주민들일 것이고, 다른 농촌 지역에서도 마주칠 수 있는 주민들일 것이다. 그들은 내가 살고 싶었던 일생의 일면, 내가 살아온 일생의 일면, 내가 살아갈 일생의 일면을 지니고 ≪신강화학파 33인≫으로 살아있기를 바란다.

아시아계 한국인들

아시아 각국에서 한국에 시집와서 새로운 모계 사회의 시조(始祖)가 되는 여인도 있을 것이다. 시어른이나 남편으로부터 밀려나 방외인으로 살아가는 여인도 있을 것이다. 가난한 송출국에서 잘 사는 유입국으로 이주해서 자본주의적 생활에 시달리며 평생 사는 여인도 있을 것이다. 그이들의 후손으로 태어나서 힘겹고 어렵게 살아갈 자식들도 있을 것이다. 한편에선 오순도순 알뜰살뜰 다인종 다문화 가족을 이루며 살아가는 부부들도 있을 것이다. 그이들이 시집오기 훨씬 오래 전, 한국전과 월남전 그 전후에 주둔군 외국 병사와 한국 여인, 한국 병사와 베트남 여인 사이에 출생하여 장년이 되어도 평생 이방인으로 따돌리며 사는 후손들도 있을 것이다. 그 모든 한국인들의 운명을 생각한다.

악질가

판소리체시(體詩)는 연희를 목적으로 썼지만 묵독하는 시로서 언어적 완결성도 추구했으므로, 소리꾼은 장단에 맞게 조금씩 고쳐서 불러도 좋겠다. 대한민국에서 군(郡)으로 지칭되는 지방의 구성체를 보면 군수, 군의회의원, 공무원, 토호, 주민, 이렇게 다섯 계층 혹은 계급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들은 지방정치의 주체로 생존하는데, 이 판소리체시집은 그들에 관한 이야기 여섯 편이며 창작 순서대로 수록하였다. 그리고 마지막에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데 필수조건인 전기를 생산하는 원자력(핵)발전소에 사고가 발생할 경우, 도리어 그 지방의 모든 생물과 무생물을 파괴, 파멸시키는 그 원자력(핵)발전소를 배경으로 한 판소리체시 한 편을 추가하였다. 이렇게 읽으면 어딘가에 자연스레 존재할 인간과 지방에 관한 이야기일 것이고 저렇게 읽으면 어디에도 도무지 존재하지 않을 인간과 지방에 관한 이야기일 것이다. 부분적으로는 누구한테서 들었을 이야기이기도 할 것이고, 전체적으로는 누구한테서도 듣지 못했을 이야기이기도 할 것이다. 여하튼 현재적인 이야기를 담은 판소리가 작창되기도 또 불리기도 쉽지 않은 요즘, 현재적인 판소리로 불릴 수 있는 시를 쓰고 싶어서 썼고, 현재적인 판소리를 부를 수 있는 소리꾼을 위한 시를 쓰고 싶어서 썼다.

어떤 문장으로부터의 명상

책을 읽거나 정보를 접하면 그 주제나 골자와는 상관없이 특별나게 각인되는 문장이 있다. 그 문장에는 감각하게 하는 그 무엇인가, 사유하게 하는 그 무엇인가, 상상하게 하는 그 무엇인가가 있다. 저자의 의도와도 무관하고 내용의 전후 맥락과도 연결되지 않는 그 무엇인가 말이다. 여기 실린 시들은 주로 그 무엇인가의 일부이거나 일면에 지나지 않을망정, 책이나 정보를 보았던 당시에 인상 깊어 공책, 노트북, 핸드폰에 옮겨놓았던 문장으로부터 받은 명상을 쓴 것이다. 이 시들의 제목에 인용한 문장의 저자들을 외경한다. 그 인용문의 표기는 원전을 따랐다. 사족을 붙이자면, 시로 쓰지 못했으나 간직하고 있는 의미 깊은 문장이 훨씬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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