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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어린이/유아

이름:김종상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35년, 대한민국 경상북도 안동

직업:시인 동화작가

최근작
2023년 6월 <정약용>

고갯길의 신화

별을 보면서 별을 보고 있으면 별도 나를 바라보며 반갑다는 눈짓을 한다 별과 나의 거리는 몇만 광년도 더 된다니 지금 보이는 저 별빛은 몇만 년 전의 빛일 게다 몇만 년 전의 별과 이제야 내가 만나서 눈짓으로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별을 보는 것은 몇만 년 만의 만남이다 참으로 감격의 대면이다.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면서, 하루하루 새로운 것을 만나는 것이나 한 편의 글을 쓰는 일은 곧 밤하늘의 별을 보는 것과 같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무량겁의 시간 위에서 보면 너무도 짧은 찰나의 만남이기에 참으로 소중한 것이다. 내 어머니가 가신 지도 35년째가 되지만 나는 수없이 꿈길에서 어머니를 만난다. 영원으로 가는 세월 속에서 순간순간의 만남이기에 아득하기만 하다. 그래서 어머니 떠나신 뒤의 안타까움을 적었던 글도 몇 편 다시 가져다 실었다. 내가 쓴 시가 세상에 얼굴을 처음 보인 것은 1959년 경북경찰국 주최 민경친선 신춘문예에 『저녁 어스름』이 가작(佳作)으로 뽑힌 때이니 58년 전 일이다. 그러나 이듬해에 동시가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주로 동시를 써왔는데 이따금 일반 시도 청탁이 와서 발표하게 된 것을 모아 책으로 펴낸 것이 몇 권 되지만 그럴 때마다 첫선을 뵈는 기분이다. 이 책에는 동시로 발표했던 작품도 다수 끼어 있다. 독자들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었으면 한다.

곰은 엉덩이가 너무 뚱뚱해

동물들은 우리가 가진 것을 탐내어서 뺴앗거나 우리에게 먼저 시비를 거는 일이 없습니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필요로 할 때면 언제나 재미있는 놀이 친구로서, 좋은 벗으로서 곁에 있어 줍니다. 그래서 우리는 동물을 좋아합니다. 나는 그러한 동물을 글감으로 동시를 써서 영어로 옮긴 동시와 함께 매주 '교육통신'에 올렸습니다. 좋아하는 동물 동시를 즐기면서 영어 공부에도 도움이 되게 하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아이들은 자기들이 좋아하는 동물에 대한 이야기인 데다가 리듬이 있는 짧은 동시라 쉽게 따라 읊조렸습니다. 그렇게 해서 모아진 동물 동시 가운데서 35편을 뽑아 엮은 것이 이 책입니다. 처음 책으로 엮으려 했을 때는 무척 조심스러웠습니다. 우리 시의 표현이 영어로는 옮겨지지 않는 것도 있고, 우리의 정서를 그대로 살리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영어로 옮긴 동시를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까지 들고 가기도 했고, 한양 대학교 영어 교육과 한문섭 교수를 비롯한 영문학자들을 찾기도 했답니다. 아무쪼록 재미있게 읽고 CD로도 즐겨 들어 보세요. 이 책을 통해 우리 어린이들이 동물을 더욱 사랑하고, 영어도 잘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동시로 배우는 인성

인성은 감성 교육으로부터 인성은 사람의 성품을 말합니다. 성품이란 그 사람의 성격과 사고방식, 생활 태도와 여러 가지 행동 특성을 말합니다. 말하자면 인성, 즉 성품은 그 사람의 됨됨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의 성품은 물과 같아서 터 주는 방향대로 흘러간다고 합니다. 옛날에는 ‘훈육’이라는 방식으로 어린이들을 길렀습니다. 훈육은 품성이나 도덕을 국어나 수학처럼 가르치는 교육 방법입니다. 사람은 태어나 자라면서 겪는 경험 환경에 의해 정직함, 부지런함, 거짓됨, 게으름 등의 성품을 갖추게 되는데, 이것이 타고나는 특성이 아니라 환경과 교육에 의해 몸에 배는 성향이나 습관이라고 믿은 것이지요. ‘강남의 귤도 강북에 가면 탱자가 된다.’라는 옛말이 그것을 뜻합니다. 옛 어른들은 사람의 됨됨이를 알기 위해 어느 가문인지를 묻곤 했습니다. 사람의 됨됨이는 교육 환경에 따라 결정되므로 그가 속한 가문의 전통과 교육 방식을 알면 그 사람의 됨됨이를 추측해 낼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지요. 오늘날에도 그런 습관이 남아 있습니다. 혹시 어른들께 “학교생활이 어떠니?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지?” 하는 질문을 받아 본 적이 있나요? 이것은 옛사람들이 교육 환경을 보고 사람의 됨됨이를 판단하던 습관이 남아 있어서이지요. 교육과 환경에 의해 사람의 인성이 100퍼센트 결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좋은 인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교육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훌륭한 지성과 좋은 품성을 고루 갖춘 지혜로운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선 예술과 문학을 통한 감성 교육이 필요하지요. 예술과 문학 작품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인간 교육의 길잡이입니다. 특히 문학 작품은 사람을 변화시키는 불가사의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릴 적부터 좋은 문학 작품을 많이 읽고 자란 어린이는 마음이 넓고 생각이 깊으며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심도 넉넉합니다. 이 책은 50편의 동시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지식보다는 지혜를, 재주보다는 성품을 추구하는 마음가짐을 길러 주고자 합니다. 동시를 즐겨 읽으며 우리 모두가 착하고 바르게 무럭무럭 자라났으면 합니다.

벌레 마을 다문화 가족

우리는 벌레를 싫어한다. 아이들도 싫어하지만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더럽고 징그럽고 무섭다고 한다. 그렇지만 벌레 중에는 볼거리로 사랑받는 나비나 반딧불이, 군것질거리가 되는 메뚜기나 번데기, 즐거운 노래를 불러 주는 매미, 비단 옷감을 대 주는 누에, 달콤한 꿀을 선사하는 꿀벌 등 고마운 것이 많다. 벌레, 즉 곤충에는 예쁜 나비에서부터 징그럽다고 싫어하는 지네까지 80만 종이 넘으며 동물 세계의 5분의 4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은 많은 나라에서 벌레를 대체 식량과 건강식품, 애완용은 물론이고 의약품 원료 등 여러 면에서 중요한 자원으로 이용하고 있다. 국제식량농업기구(FAO)는 2050년경이면 세계 인구가 90억에 달할 것이며, 식량이 현재보다 두 배 이상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 숙제를 해결할 방법은 벌레를 식량으로 하는 길밖에 없다고 한다. 벌레는 단백질이 풍부한 데다가 인, 칼륨, 철분, 각종 미네랄 등이 많아서 매우 중요한 식량 자원이란다. 그래서 벌써부터 곤충 농장과 벌레 산업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경기도 농업기술연구원을 비롯한 전국의 곤충 연구 기관을 통해 곤충을 기르는 농가를 늘리고, 곤충을 재료로 한 상품 공장을 새로 짓는가 하면, 새로운 상품의 개발과 홍보에 도움을 주며 농가의 소득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벌레들을 무섭고 징그럽다거나 더럽고 흉측한 것이라고 피하지만 말고 새로운 이용 가치를 찾아가는 일이 중요하다. 벌레들도 목숨 바쳐 가족을 지키고, 다른 벌레들을 데려다가 일꾼으로 부리기도 하고 서로 협동도 하며, 고운 노래로 사랑하는 짝을 꾀어내기도 한다.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살펴보면 우리가 생각하지도 못했던 놀랍고 신비하며 아름다운 세계를 보게 될 것이다. 그러한 모습을 동시로 보여주는 일은 곤충을 비롯한 모든 벌레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돕는 생태 학습으로서의 의의와 우리가 관심을 기울여야 할 생명 존중의 정신을 일깨우는 길을 열어가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와 같은 생각에서 이 벌레 동시집을 세상에 내놓는다. - ‘시인의 말’ 중에서

소에게도 듣는 귀가

이 동시집을 읽는 어린이들에게_역사ㆍ인물 이야기시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는 말이 있지요. 맹자의 어머니가 맹자의 교육을 위해 이사를 세 번 했다는 말입니다. 처음에는 공동묘지 근처에 살았는데 어린 맹자가 늘 장례 지내는 놀이를 하므로, 시장 부근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물건 파는 흉내를 내더라는 것이지요. 어머니는, 이러다가는 장사꾼이 되겠다 싶어 생각 끝에 서당이 있는 곳으로 집을 옮겼어요. 그랬더니 맹자는 책을 보고 글을 읽으며 군자로서의 바탕을 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맹자는 공자와 더불어 중국에서 최고로 존경받는 성자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맹모삼천지교가 2천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일을 생각하게 하는 것은 이 이야기가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는 역사적인 가르침이 되는 까닭입니다. 역사는 모든 인류가 살아온 물리적인 환경이고, 그 속에서 살아가면서 큰 자취를 남긴 위인들은 행동하는 환경이지요. 이런 역사와 위인들은 맹자 어머니의 일화처럼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 우리들에게 알게 모르게 많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역사와 위인에 관한 이야기를 알아보는 것이 그래서 중요하다는 거예요. 여기에 보이는 이야기 가운데 새로운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널리 알려져 누구나 잘 아는 우리 역사와 많이 들어온 위인의 일화들입니다. 그것을 되풀이하는 이유는 자주 만나면 정이 들고, 정이 들면 보는 눈이 닮아질 수 있다는 생각에서입니다. 또 굳이 ‘역사ㆍ인물 이야기시’라는 엉뚱한 말을 써 가며 보여 주려는 것은 같은 음식도 담는 그릇에 따라 분위기가 바뀌고 분위기가 바뀌면 그 맛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입니다. 이러한 내 마음을 헤아려서 보다 재미있게 읽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손으로 턱을 괴고

어릴 때였습니다. 어머니가 부엌에 들어온 구렁이를 몰아내고 있었습니다. 내가 부지깽이를 드니까 구렁이는 업(業)이며 이것도 인연(因緣)이니 해코지하면 나쁜 과보(果報)를 받게 된다고 했습니다. 어머니가 말한 업은 어떤 과보를 받게 하는 대상을 뜻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작은 소리로 ‘네 뒤에 칼 간다. 네 집에 불났다’ 하는 구렁이를 쫓을 때 부르는 전래 동요를 불렀습니다. 어머니는 그렇게 겁을 주는 것도 죄가 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귀빈을 배웅하듯 구렁이를 정중하게 내보냈습니다. 이때 어머니가 말한 인연이니 과보니 하는 낱말의 참뜻을 알게 된 것은 세월이 한참 지난 뒤였습니다. 인연의 인(因)은 씨앗이고 연(緣)은 환경을 뜻하는 것이었습니다. 씨앗은 좋은 환경을 만나야 잘 자랍니다. 아무리 좋은 씨앗도 사막이나 빙판에 떨어지면 싹트지 못하고 오염된 땅에 묻히면 썩고 맙니다. 만남이란 것은 인연인데 인연이 좋아야 좋은 과보가 온다고 했습니다. 과보의 과(果)는 결과이고 보(報)는 결과로 받게 되는 보답을 뜻합니다. 곡식이나 과일 농사도 토질과 기후가 맞아야 잘 자라 많은 수확을 가져옵니다. 어린이들은 인류의 씨앗(因)입니다. 좋은 환경(緣)을 만나야 더 훌륭하게 자랄 수 있고, 훌륭하게 자라면 그만큼 좋은 결과(果報)를 가져오게 됩니다. 문학작품은 인류의 씨앗(因)인 어린이들에게 시공을 초월한 환경(緣)이 됩니다. 나는 반세기가 넘게 어린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했습니다. 그들에게 값진 정서적 자양을 주기 위해 동시를 써왔습니다. 다시 말하면 동시를 쓰는 일이 어린이들에게 좋은 인연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쓰는 시가 어린이들에게 기름진 마음의 양식이 되어 기쁨을 주고 지혜와 정서를 풍요롭게 가꾸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엄마도 글짓기 선생님

이 책은... 어머니들의 고충을 해결해 드리기 위한 지침서로 내놓은 것입니다. 독서와 글짓기를 각 영역별로 그 분야에 전문적인 능력을 갖춘 선생님들의 글을 받아 충분한 검증을 거쳐, 누구나 읽고 자기 아이의 글짓기 지도를 쉽게 할 수 있도록 애를 써서 엮었습니다. 엮은이의 뜻과 같이 이 책이 어머니들의 손에서 값지게 활용되었으면 합니다.

우주가 있는 곳

나는 52년이나 어린이들 속에서 살아왔다. 어린이들과 같이 책을 읽고 함께 뛰놀며, 읽혀 줄 글을 써 왔다. 나는 글을 쓸 때면 ‘왜 쓰나? 무엇을 쓰나? 어떻게 쓰나?’ 하는 것을 생각했다. 내가 쓴 글을 읽고 모두가 기뻐하기를 바랐다. 내가 쓴 글이 정서를 풍요롭게 가꾸고 정신적으로 행복을 주며, 좋은 품성을 갖추어 가는 자양이 되기를 희망했다. 글을 통한 간접경험이 생활의 지혜와 도덕적 교훈이 되어 사람을 훌륭하게 길러 줄 수 있다고 믿어서이다. 특히 동시는 모든 것을 사랑의 대상으로 보고 거기에서 느끼고 생각한 것을 곱고 아름다운 말로 노래한 글이므로 쓰는 사람이나 읽는 사람 모두에게 곱고 아름다운 언어생활과 풍요로운 사랑의 마음을 가꾸어 주는 글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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