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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에세이
국내저자 > 인문/사회과학

이름:허용범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64년, 대한민국 경상북도 안동 (천칭자리)

최근작
2015년 10월 <동대문 청년의 길>

하버드 백수

고시를 거부한 법대생 나는 내 청춘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바쳤던 18년간의 기자 생활에 대해 후회가 없다. 숱한 날들을 눈물과 한숨을 쏟아내며 고통을 참아내야 했던 기자라는 직업은 돌이켜보면 추억과 감사의 날들이었다. 나는 기자라는 직업을 통해 대한민국의 현실과 과거를 새로이 배웠고 체험했다. 학교에서는 제대로 가르쳐주지 않은 어둡고 굴곡진 우리 현대사에 대해서도 눈을 뜨고, 동시에 우리 부모님들이 피와 땀으로 일궈놓은 자랑스런 성취에 뜨거운 애국심을 느낄 수 있었다. 일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넘어섰다지만, 이 땅에는 여전히 춥고 배고프고 가난하고 아픈 수많은 이웃들이 있다는 사실도 기자였기에 누구보다 더 생생히 현실을 알 수 있었다. 이런 사람들이 이 강토에서 우리와 함께 살아가기에, 우리 사회는 더 따뜻해지고 인간다운 세상이 되어야 한다는 당위적 명제를 가슴으로 체감할 수 있었던 것이다. 법대생이 판검사의 길을 거부하고 기자의 길을 걸었던 그 결단은, 지금의 나를 만든 모든 것의 원동력이었다. “괜찮아 마흔여덟” 지금으로부터 4년 전, 나는 인생을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했다. 나이 마흔네 살까지 죽을힘을 다해 이뤄놓았던 것들을 한순간에 스스로 내던져버렸다. 잘 나가는 신문사 워싱턴특파원직을 때려치우고 이 세상에서 가장 험하다는 정치판으로 제 발로 들어왔다. 결과는 비참했다. ..... 사실 지금의 나는 잃을 것도, 버릴 것도 별로 없다. 어차피 바닥에서 새로 시작하는 백수에게 학벌이 무슨 소용인가. 그것은 젊은 날 내 노력의 흔적일 뿐이다. 나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도, 기득권처럼 가진 권력도 없다. 오로지 실력으로 평가받아 다시 내 힘으로 일어서야 한다는 것을 나 스스로 잘 알고 있다. 그러니 세상에 잘난 체 할 것도, 겁먹을 이유도 없다. 나는 아직 마흔여덟밖에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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