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주의는 지성사의 모퉁이마다 그림자를 드리우면서도 실체가 없는 유령과 같은 것이 되고 말았다. 여기에서 우리는 상대주의가 선명한 실체를 가진 정형화된 이론이기보다는 하나의 철학적 '태도'에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태도에는 우리가 거부하기 힘든 유혹이 내재되어 있다. 우리의 실제적 경험에는 항상 상대주의적 요소들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필자는 상대주의의 본성을 드러내는 데에는 상대주의에 관한 정교하고 수정된 이론을 재구성하는 일보다 상대주의가 안고 있는 유혹과 위협의 소재를 명료하게 밝혀내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보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