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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엄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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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8월 <한ㆍ중 문학 공간과 디아스포라>

세상의 멀지 않은 곳

세상의 멀지 않은 곳에 대만의 현대 시인들 중 바이링(白靈)은 무척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시인이다. 그의 시는 이성적이고 논리적이면서 동시에 상상력으로 충만하다. 독창성과 새로운 이미지의 추구는 그의 시의 풍격을 형성하는 양 날개와도 같다. 오행시(五行詩)의 창작은 단거리 경주를 하는 것처럼 빠른 상상력과 순발력을 요한다. 장전된 탄환처럼 폭발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오행시는 느슨한 오행 산문에 불과하고 시적인 정취를 잃게 될 것이다. 동시에 시인은 마라톤 경주의 인내와 열정, 큰 심폐기능의 소유자이다. 본 시집에 실린 시인의 친필 원고는 오행시를 창작하는 작가의 고민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작가가 한 편의 시를 어떻게 창작하는지, 독자들에게 많은 생각을 갖게 할 것이다. 바이링의 오행시는 우리의 다섯 손가락처럼 손짓, 완곡, 변형, 변환이 민첩하고 생생하며 0에서 10에 이르는 숫자가 포함되어 있다. 그의 친필원고를 보면 더 쉽게 알 수 있듯이 그의 오행시는 2행과 3행, 4행과 1행의 결합체이며 6행에서 10행까지를 압축한 것이다. 그러므로 오행시는 1행시를 확충하여 만들어진 것이자 10행시를 농축하여 만든 것이다. 바이링의 오행시, 역자는 번역이 간단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결코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다. 작가의 의도에 가장 적합한 시어를 찾는 것은 또 하나의 창작처럼 지난했다. 간단한 시어, 시구 하나를 해결하지 못하고 며칠이 지나서야 갑자기 적합한 단어가 떠오른 적이 빈번했다. 본 시집은 101수가 실린 원본에서 83수를 선택, 번역한 것이다. 극히 사적인 시라 생각되는 것들은 제외시켰다. 오행시는 음양오행의 철학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서 곰곰이 생각하며 읽지 않으면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 짧은 오행시를 부담없이, 느리게 읽기를 권하고 싶다. 본서의 번역 또한 나 홀로 만든 성과물이 아니다. 오행상생의 결과물이다. 시인 박남용 교수와 이종민 교수, 황지유 교수의 감수가 있었으며 김선희, 뚜안샤오홍(段曉紅) 선생님의 도움과 그 밖에 주변의 채근이 없었다면 이 번역물은 아직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이 책을 번역하도록 허락해 주신 바이링 시인의 협조에도 감사드린다. 본서는 《五行詩及其手稿》(臺灣 秀威資訊, 2010)를 저본(底本)으로 삼아 번역했음을 밝혀둔다. 2015. 8. 빛고을 광주에서 역자 씀

중국역사 속에 꽃피운 차문화

인류가 처음 대지를 밟고, 머리를 들고 본 것은 하늘일 것이다. 나 또한 우리 조상이 그랬던 것처럼 늘 하늘을 본다. 하늘을 보면 내가 서 있는 대지를 가장 많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늘을 보며 인류는 정착의 희열을 알았다. 그곳에서 지나가는 사람을 부르고 소를 부르고 개를 부르고 고양이를 불러 함께 살기를 간절히 원했을 것이다. 그리고 새로움을 동경해 가며 하나, 둘… 흔적을 남기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우리는 이를 신석기 혁명이라고 했다. 많은 시공간들은 우리의 주변들을 스쳐지나가고.. ‘나’라는 존재는 어디서 왔는가. ‘무엇 때문에 살아가야 하는가?’를 화두로 삼으며 20세기 산업혁명을 맞았다. 산업 혁명으로 인한 과학문명은 정신문화를 누르고 우리의 영혼까지 흔들어 놓았다. 과학문명의 산물 가운데 최첨단이라고 자랑하는 컴퓨터 앞에 나도 그들이 그랬던 것처럼 영혼을 놓았다. 아니 공존하고 있다고 해야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 것이다. 모니터 스크린 너머 그들을 부르고 손 안에 기계에게 우리의 영혼을 먼저 보여 줘야 우리는 또 다른 우리를 만날 수 있다. 그것을 통해야만 쉽사리 우리를 만나고 느낄 수 있으니 그 옛적 보았던 공상 영화가 아닌가. 이처럼 인류는 공상 속에서 현실화를 이루어가며 살아가고 있다. 나 역시 공상 속의 내가, 오늘은 현실의 나로 다가오지 않았는가. 인류는 문명을 일구고 그 속에 영혼의 생기를 불어 넣어 문화를 탄생시켰다. 文化는 中和(여기서 中和의 뜻은 서로 다른 문화가 만나 조화를 이룸으로 덕성이 중용을 잃지 아니한 상태)이며 中華[여기서 저자의 뜻은 중화주의 사상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중정(中正)·중화(中和)·중용(中庸)을 포함한 중도사상(中道思想)으로 찬란하게 꽃을 피우는 것을 의미한다.]이다. 이처럼 서로 다른 문명과 영혼이 만나 서로 수정해가며 서로 다른 마음을 함께 합하여 조화로울 때 너와 내가 하나가 된 마음 조화를 이루며 아름답고 찬란한 꽃을 피우리라. 내가 차를 가까이 함도 이러한 진리를 쉽게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물과 불이 하나가 되어 차를 만나 中正이 되었을 때 비로소 진정한 차(眞茶)로서 나의 영혼을 씻어 주리라. 오늘도 한 잔의 眞茶를 위해 정성스레이 眞水를 떠다 眞火를 지펴가며 中正으로 다스린다. 따스한 한 잔의 차를 마시기 위해서 그리고 문명과 영혼의 조화를 위해서 영혼의 진정한 혁명을 바라며… 중국에서 차를 마시기 시작한 기원은 정확히 알 수가 없으나, 육우의 『다경』에 인용된 신농씨(神農氏)의 『식경』에는 “차를 오래 마시면 힘이 솟고 마음이 즐거워진다”고 적혀있다. 이외에 편작설(扁鵲說), 기파설(耆婆說), 달마설(達磨說), 이아설(爾雅說), 왕포설(王褒說) 등이 있는데 차의 기원설을 통해 공통적으로 알 수 있는 사실은 차는 보건음료로 해독 작용과 각성작용 및 숙취 등 뛰어난 효능이 있다는 점이다. “아침에 차를 마시면 하루 종일 위풍당당하고, 정오에 차를 마시면 일하는 것이 즐겁고, 저녁에 차를 마시면 정신이 들고 피로가 가신다.”는 중국 속담이 있듯이 중국인의 일상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차이다. 중국의 차문화는 전설의 시대 삼황오제에서 시작하여 차문화 태동기(진∼한), 차문화 형성기(삼국, 양진 남북조). 차문화 발전기(수·당·오대), 차문화 번영기(송 : 북송·남송), 차문화 전환기(원), 차문화 중흥기(명·청), 차문화 쇠퇴기(청말, 민국 문화혁명기)를 거쳐 오늘날 차문화 부흥기(1978년 이후∼현재)를 맞이하고 있다. 중국차는 각 시대별로 변화 발전하면서 신체적 건강과 정신적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 수양과 즐거움을 통해 예(禮)를 아는 문화인으로서 예(禮)의 세계에서 삶을 승화시키는 도구로 그 역할을 담당해왔다. 차문화는 중국과 일본에서 학문적으로 심도있게 연구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학문적으로 다양하고 심도있게 연구되지 못하고 있어 독자적인 학문분야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21세기에 들어와 건강이 위협을 받고 문화의 중요성이 인식되면서 차문화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기 시작하였다. 1990년대에 이르러 각 대학은 차와 관련된 학과를 설치하여 본격적으로 차문화를 연구하기 시작하였다. 현재 국내에서 출판된 중국차에 관한 책들을 살펴보면, 중국과 일본의 차 관련 서적들을 번역한 서적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중국차의 기본이 되는 차의 특징, 차 재배 및 생산 현장의 현지답사, 다예, 중국차에 필요한 다기의 종류와 차에 따른 다구 선택법과 물 선택법, 중국 차나무의 종류, 차의 분포지역 등 주로 도구론적이고 하드웨어적인면(외형적인 것)만을 다루었다. 중국차문화의 발원부터 시작하여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문화사적 측면에서 상세하게 조망하지는 않았다. 본서의 특징은 각 시대별로 중국차문화를 고찰하였으며, 기존의 차문화사와는 달리 문학과 역사, 철학을 중심으로 음다의 기원, 시대별 중국 차문화의 발전과 변화 그리고 중국 각 지역의 명차 등을 기술하였다는 것이다. 본서가 부디 중국차문화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는 사람에게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2009년 9월 빛고을 구름숲에서 저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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