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의지가 느껴지는 입매와 턱이 인상적인 그녀는 연기력을 높이 평가받는 반면, 중국 인형을 빼다 박은 듯한 코믹한 캐릭터로 성룡의 <폴리스 스토리> 시리즈나 주윤발과 공연한 <로즈>나 <야생화>, <유금세월> 같은 영화에 출연하면서 홍콩 배우들이 흔히 그렇듯 가볍고 시끄러운 말괄량이나 청순가련형 연기로 깜찍하다는 인상을 심어주면서 청춘 영화의 우상이 되었다.
이런 그녀가 내면의 연기를 제대로 펼치게 된 것은 홍콩 뉴 웨이브의 기수로 불리는 왕가위 감독을 만나면서부터이다. 충격적 영상과 색다른 영화 기법으로 칸느 영화제의 주목을 받았던 왕가위의 <열혈남아>, <아비정전>에서 그녀는 사랑과 꿈을 배신당하고 가슴 아파하는 여인의 심리를 감정의 흐트러짐 없이 잔잔하게 연기해내 한층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90년에는 <곤곤홍진>으로 금마장-여우주연상 수상한 그녀는 관금붕 감독의 <완영옥>으로 92년 2월에 베를린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그녀는 이 영화에서 1930년대 중국 영화의 프리 마돈나였던 실존 인물 원영옥의 내면 세계를 절묘하게 묘사해내 찬사를 받았다.
96년 프랑스 영화 <이마 베프>에 출연했다가 감독 올리비아 앗사이아와 결혼하여 화제가 되었다. 하지만 사생활이 매우 자유분방한 것으로 알려졌던 그녀는 자국뿐 아니라 미국, 유럽 등의 남성들과도 숱한 염문을 뿌리다 결국 결혼생활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