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성 불면에 시달리는 밤이 길어졌어요. 폭설을 맞으며 광장을 지키는 사람들, 남태령에서 밤을 새는 사람들, 시위 현장에서 수상하게 신나 보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SNS로 지켜봤습니다. 그 사람들이 남처럼 느껴지지 않더라고요. 그들처럼 거리에 나가서 만 보 이상 걷는 날은 꿀잠을 잤습니다. 인터뷰이들을 만나면서는 이 시국에 무려 행복하기까지 했어요.
이 책은 '너무 마음 쓰지 마라', '조금 멀리 떨어져서 봐라' 하는 걱정 어린 말들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 고집 센 여자들의 이야기입니다. 행동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우리들의 이야기입니다. 책을 펼치면 비로소 '딸'이 아니라 '시민'의 모습이 보일 겁니다. 이제 우리를 똑바로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