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의 말 |
| <아두이노 for 인터랙티브 뮤직> - 2011년 3월 더보기 철이 없던 고등학교 시절까지는 멋있는 음악을 하는 음악인이 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가까이 가면 갈수록 내게서 더욱 멀어져 가는 음악의 뒷모습을 보았죠. 그때 저는 결심을 했습니다. 멋있는 음악을 하는 음악인이 될 수 없다면 그런 멋있는 음악을 하는 음악인과 함께 음악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엔지니어가 되자고... 어쩌면 그 결심을 하게 만든 인물이 바로 피에르 쉐퍼(Pierre Schaeffer)가 아니었나 기억해 봅니다.
구체음악(Musique concrete, 영어식: Concrete music)이라는 용어를 제일 처음 사용했던 피에르 쉐퍼는 그 자신이 뛰어난 엔지니어이자 다양한 음악 활동을 병행했던, 그리고 수많은 세기의 작곡가들과 함께 음악 작업을 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음향을 공부한 후 커즈와일 뮤직 시스템(KURZWEIL Music Systems)의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다양한 신디사이저를 개발했고 신디사이저를 개발하는 일이 곧, 음악인과 함께 음악을 만들어 가는 나의 방법이라고 생각을 했었죠. 운이 좋게도 커즈와일 뮤직 시스템이라는 회사는 세계적인 음악인들과 함께 작업을 할 많은 기회를 준 회사이기도 했습니다. 또, 많지는 않았지만 몇몇 작곡가와 함께 실험적인 음악을 구현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도 했었죠.
그리고 2000년부터 대학교에서 학생들과 수업을 진행하면서 내가 알고 있는 기술적인 부분들, 사운드에 대한 부분들을 학생들과 나누는 일 역시 음악인과 함께 음악을 만들어 가는 방법 중의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아두이노(ARDUINO)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제 음악인들이 보다 편하고 쉽게 그들이 상상한 것을 실제로 구현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보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아두이노의 등장으로 제가 음악인들과 누릴 수 있는 음악적 실험과 체험, 그리고 즐거움의 기회는 줄어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두이노를 보다 쉽고 재미있게 음악인들에게 소개하고 알리는 것 역시 제가 음악인과 함께 음악을 만들어 가는 하나의 방법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어쩌면 이 책을 다 읽은 후, '아! 역시 인터랙티브 뮤직은 너무 어려워!'라는 결론을 내리는 독자도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이 책을 읽고 아두이노를 자유롭게 다룰 수 있게 된다면 음악인으로서는 아주 좋은 음악적 소재를 하나 더 얻은 것이 될 거구요.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저와 같은 엔지니어들과 공동작업을 할 때 훨씬 더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공동작업을 할 때 의사소통이 자유롭다는 것은 여러분의 상상을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음을 의미하니까요. 그것만으로도 이 책의 의미는 충분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그럼 두려움을 모두 버리고 즐거운 마음으로 새로운 도전을 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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