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본대학에서 번역학과 동양미술사를 공부하고, 번역가로 일하며 한국문학을 독일어로 번역해 해외에 소개하는 일도 하고 있다. 『숨그네』 『암스테르담』 『아침 그리고 저녁』 『흐르는 강물처럼』 『휴가지에서 생긴 일』 『잃어버린 것들의 목록』 『패싱』 『맨해튼 트랜스퍼』 『내면의 그림』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알리샤와 ‘아이’를 기다리는 샘에게 스케이트장에서 만난 찌질이의 삶이야말로 이상적인 삶이다. 돌아보니 샘은 고민이라곤 오로지 스케이트 트릭뿐인 ‘완벽한 삶’을 살고 있었는데 그 삶으로부터 자진 퇴장한 것이다. 피할 수도 있었던 5초의 실수 때문에, 이렇게나 빨리!(……) ‘능숙해질 때까지 한 단계씩 레벨을 통과해야 하는 컴퓨터게임처럼 삶을 무한 반복’할 수 있다면 좋을까. 그렇다면 예방접종 한답시고 아이를 보건소에 데려가 놓고 아이 이름도 제대로 몰라 쫓겨나지는 않을 텐데. 하지만 삶이 ‘수학 문제 같은 게 아니라 어떤 바보라도 시도해볼 수는 있는’ 무엇이라면 그냥 미래가 오도록 놔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