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컨설턴트이자 인테리어 디자이너이며, 작가이다. 그는 Worth Global Style Network의 여러 분야에서 일해왔으며, i-D Magazine에 정기적으로 기고하고 있다. 또 그는 Laurence King 출판사가 출간한 'New Shoes: Contemporary Footwear Design'의 공동 저자이다.
우리 삶이 영원이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화석연료에 대한 지나친 의존은 지구 온난화를 초래하였고, 이와 관련된 환경적 영향의 결과에 대한 경각심이 확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소비는 여전히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영국이라는 한 나라에서만 1년에 2억 2천만 톤의 각종 폐기물을 쏟아내고 있지만, 그 많은 양의 극히 일부만을 재활용될 뿐, 대부분은 쓰레기 매립지에 묻히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한 세기 동안 이 같은 환경 파괴적인 현상으로 인해 우리가 사는 환경이 훼손되었음은 물론 야생동물의 서식지도 심각한 영향을 받아 많은 동물들이 멸종되고 말았다.
‘에코(eco)’라는 단어가 최근 들어 매우 유행처럼 사용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에코’의 의미를 어떻게 해석하건, 에코라는 생태학적인 감성을 반영한 친환경 디자인의 물건들이 이러한 환경문제에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는 다른 대안이 없을 만큼 우리 생활의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우리는 최근의 식문화, 특히 음식에 관한 수많은 TV 프로그램들을 통해 그 많은 음식들이 도대체 어떤 과정을 거쳐 식탁에 오르게 되는 것인지 궁금하게 되었다. 우리의 식탁에 오른 음식이 어느 특정지역에서 재배된 것인지 유기농 공법으로 생산된 것인지 또는 대량 사육된 것인지, 우리가 먹는 감자는 어느 농장에서 재배된 것인지, 맛있는 딸기는 수입된 것인지 아니면 근교에서 자란 것인지, 그리고 방금 먹은 치킨 한 마리가 우리를 진정 행복하게 만드는지 등등 많은 것들이 궁금하고, 그것에 질문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가 매일 밤 편히 자는 침대가 어디에서 왔는지, 어느 나라에서 누가 만들었는지, 어떤 재료로 만들었는지 또 침대 만드는 것이 우리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일일이 생각하며 사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인간의 과소비가 야기하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한 가지 분명한 해결책이 있다. 산업생산을 중단시키고 그 어떤 것도 다시는 구매하지 않는 것이 그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우리는 물건을 디자인하고 만들고 나아가 디자인 자체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인간의 가장 본질적인 본성을 스스로 부인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이와 같은 해결책은 관련된 많은 산업을 사라지게 하고 또한 그 만큼의 일자리도 없애 버리므로 매우 비현실적인 해법일 수밖에 없다.
인간의 삶 전체를 통하여 소비는 지속될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1000개의 감동적이면서도 도덕적인 디자인의 가구와 생활용품들을 소개함으로써 우리에게 책임감 있는 쇼핑을 하게 할 것이다. 하지만 이 점만은 기억하자. 이 책이 우리에게 당장 나가서 테이블 하나를 구입하기 전에 어떤 아이디어들을 제공하긴 하겠지만, 과연 그것이 정말로 필요한 것인지 아닌지를 스스로에게 물어 보라는 것이다. 정말 필요하다면 정당한 방법으로 공급되고 지속가능한 가장 좋은 품질의 소재로 만든 우리가 좋아하는 디자인의 테이블을 구입하고 그것을 평생 사용하라. 좋은 품질의 제품은 언제나 우리에게 기쁨을 주고 그렇지 않은 제품들보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훨씬 적다. 아주 훌륭한 품질의 가구가 쓰레기와 함께 버려진 것을 보는 것은 일종의 비극이다. 힘들게 번 돈을 조악한 디자인에 형편없이 만들고 비도덕적인 방법으로 대량 생산된 비싼 가구를 사는 데 소비하는 사람들을 보면 심지어는 좌절감을 느끼게 된다. 그런 가구들은 필연적으로 얼마 지나지 않아 싫증이 나거나 부서져서 쓰레기장으로 갈 것이기 때문이다.
산업혁명 이전, 가구와 가정용품들이 대장장이나 목수, 방직공들에 의해 지역기반으로 생산되던 시절에 숙련된 장인들은 주로 그 지역에서 구할 수 있는 원자재를 사용해서 적어도 한 평생 지속될 수 있는 튼튼한 제품을 만들었다. 하지만 불행히도 산업혁명 이후, 도시의 난개발, 인구집중, 환경오염과 더불어 대량생산된 각종 제품들과 그 폐기물들이 환경 파괴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온실 효과를 유발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은 오히려 매우 쉽다. 디자이너이자 소비자로서 우리는 현대의 첨단기술과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장인정신을 하나로 결합하는 선택을 할 수 있으며, 동시대 디자인의 방향에 도전하는 제품들을 선택함으로써 기존의 지식과 기술을 에너지 보존, 재료활용의 효율화, 청정에너지 생산, 지속가능한 작업의 생활화 등에 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