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는 한국적인 문학 장르다. 그리고 가장 동적인 글이어야 한다. 시조의 시(時)는 시의적절한 글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과거에 머무르거나 감성으로 자극하는 말의 탑이 아니라 오늘을 반추하는 글이어야 한다. 오늘은 어제의 연장선이며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 시간의 패러독스다. 이 패러독스에 반발 심리가 분출되어 자신을 표출하고 카이로스와 크로노스의 울타리를 헤집는다. 직설이 아니라 은유를 통해 상통한다고 믿는 자신만의 언어로 세상을 읊조린다. 아무리 현재의 몸부림이라도 과거와 미래만 존재하는 시간에서 과거보다 미래에 적합한 글이 더 좋은 글이 아닐까?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것과 상통하며 고유 가락에 얽매어 춤추는 그런 장단이 아니라 현대화하고 미래 지향성인 글이었으면 한다. 정형화된 틀 안에서 다양하게 미래를 심어가는 그런 율격(律格)이 진정한 시조의 바로메타일 것이다.
우리 작업은 정격(正格)을 중요시하는 시조의 틀 안에서 미래를 지향하는 움직임의 일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