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문경 출생. 충북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를 수료하고, 2006년 『시로여는세상』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바람꽃 언덕』 『어쩌면, 내 얼굴』 『슬픔도 기다려지는 때가 있다』 등이 있다. 2019, 2022년 충남문화재단 창작기금을 수혜했으며, 2023년 청양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한국시인협회, 충남시인협회, 충남작가회의, 천안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제자리에 있으려면 쉬지 않고 달려야 한다는 붉은 여왕의 가설을 생각한다.
감당할 수 없는 쾌속의 세상에서
붙잡히지 않는 마음의 소리들을 잡아두겠다고
허공을 휘젓던 손짓의 기록들을 세상에 방목한다.
변방을 떠도는 내 쓸쓸과 뜨거움을 앞서 보내고
천천히 따라가겠다.
적막이 그리웠다고는 적지 않는다.
지워지는 시간을 움켜쥐듯
물처럼 흘러가며 천천히 적어둔 나를
느릿느릿 읽어주시기를.
모처럼 거울을 들여다보며
가을 같은 나를 보고 웃겠다.
2024년 위례산 아래서
이순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