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인사동에 현대화랑을 처음 개관하면서부터 조선시대 민화를 접했다. 민화 중에서도 화조도는 행복, 부귀영화, 사랑에 대한 염원을 담고 있어 당시 모든 사람들에게 복을 가져다 주는 길상도吉祥圖로 여겨졌다. 민화에는 창의적인 발상, 화려하고도 기품있는 색상 등 다양한 요소가 담겨있어, 조선시대 무명 천재화가들의 역작이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운보 김기창 화백은 생전에 “민화에는 천상의 이야기가 담겨있다”고 할 정도로 민화에 심취하여, 그로 인해 유명한 바보산수를 탄생시켰다. 현재 활발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김종학 화백 역시 화조도와 자수에 매료되어, 본인의 작품에 민화의 세계를 많이 반영하고 있다. 2016년 예술의 전당 서예관에서 “책거리와 문자도”를 주제로 전시를 열었고, 그 전시가 해외로 이어져 뉴욕 스토니부룩대학교 찰스왕 센터, 캔자스대학교 스펜서 미술관, 그리고 클리블랜드 미술관에서도 개최되어 극찬을 받은 바 있다. 이러한 전시가 지속되어 조선시대 민화의 진가가 세계에 알려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