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대학교 섬유공학과 졸업
- 서울대학교 섬유공학 석사, 박사
- KAIST 섬유고분자 연구실 연구원
- 한성대 글로벌패션산업학부 교수
- University of North Carolina at Greensboro 연구교수
- San Jose State University 방문교수
-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섬유경공업대학교 강의교수
머 리 말
제가 처음 강단 위에 섰을 때가 떠오릅니다. 수많은 학생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강의를 한다는 것이 어찌나 어색하고 진땀나던지......
어릴 적부터 조용하고 내성적인 편이었기에 긴장되었던 첫 강의 이후 강의에 대한 부담감은 줄곧 제게 숙제로 남겨졌습니다. 전문영역에 관한 연구라면 누구보다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쳤지만 학생들 앞에 나서서 말하고 전달하는 일은 또 다른 영역의 것이었습니다.
특히 ‘교수님 목소리가 단조로워서 수업이 지루하고 졸립니다’라는 강의평가를 받았을 때의 충격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강의에 대한 고민과 부담을 안고 지내던 중 급기야 강의를 하다가 목을 다치는 사고까지 겪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목소리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목을 다치지 않고 건강한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화두에서 시작된 목소리에 대한 관심은 이후 점차 교수자들에게도 목소리 훈련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교수자들을 위한 목소리 연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목소리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여러 가지 목소리 트레이닝을 거치면서 가수나 아나운서, 성우를 위한 발성법은 많은데 비해 교수자들을 위한 발성법 연구가 전무함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아나운서, 성우들과 마찬가지로 교수자도 목을 도구로 사용하는 직업인입니다. 때문에 교수자들도 목을 주로 쓰는 직군과 같이 발성의 원리를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발성 훈련을 하면서 고질적인 목소리 질환들을 이겨내고 건강한 목소리를 유지하며 강의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목소리는 외모처럼 타고나기도 하지만 성대 역시 근육기관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단련하여 음성체력을 기를 수 있습니다. 음성체력을 기르고 올바르게 소리를 내게 되면 목을 다치지 않고 긴 시간 강의를 해도 지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한 강의 전달력도 향상되어 긍정적인 피드백을 얻을 수 있지요.
목소리를 연구하고 목소리에 대한 관심이 있다 보니 이제는 복도를 지나면서 누군가의 강의를 듣게 되면 그냥 지나쳐지지 않습니다. 목소리 울림이 좋고 힘이 있네라고 느껴지는 교수자도 있지만, 목으로만 소리 내면 목이 상할텐데, 너무 높은 소리를 내네 등 교수자에게 목소리에 문제가 있구나 싶은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면 너무도 안타까운 마음이 들곤 합니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조금만 노력하면 얼마든지 건강하고 단단한 목소리로 오랫동안 강의할 수 있을 텐데, 싶은 마음이 드는 거지요.
강의를 오래한 교수들의 흔한 고민 중 하나가 ‘강의하는 것이 갈수록 힘이 든다’는 것입니다. 체력적으로 힘에 부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나이가 들면 성대의 힘이 떨어져 발음이 분명하지 않고 따라서 강의 전달력도 떨어지게 되는 것은 흔하고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뿐만 아니라 약해진 성대 때문에 목이 쉽게 다치고 그로 인해 신체 전반적으로 피로감을 더 크게 느끼도록 만들기도 합니다.
목소리는 지금도 건강해야 하지만 앞으로도 건강한 목소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발성기관은 근육으로 이루어져있어 노화의 작용을 받습니다. 그래서 목소리만 듣고도 나이를 대충 어림잡을 수 있는 것입니다. 나이보다 어려보이는 동안이 있듯이 목을 잘 관리하여 건강한 목소리를 내도록 노력한다면 나이가 들어도 젊고 건강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이 책은 강의를 주된 업으로 하는 교수자로서 누구보다 좋은 목소리의 필요성을 절실히 알고 갈망했던 제가 겪었던 체험을 바탕으로 누구나 쉽게 트레이닝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이 책을 접하는 분들도 목소리의 중요성을 한 번 더 생각하고 자신에게 어울리는 자신만의 목소리를 찾기 위해 노력하며 맞춤 훈련을 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극기훈련 캠프에서 목 터져라 함께 외쳤던 대한스피치앤리더십센터 정순인 원장님.
목을 전문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에게 응급시는 물론 평상시에도 목을 잘 관리할 수 있도록 방법을 전수해 주신 보이스 클리닉 서동일 원장님.
목소리 연구 기초를 체계적으로 잡아 주신 목소리학교 임준규 원장님.
표준 발음과 아나운서 낭독법을 알려주신 KBS 유애리 아나운서님, 김은성 아나운서님.
목소리 완성인 연기화법의 기회를 주신 리얼보이스 성우학원 양희문 원장님.
이탈리아산 벨칸토 발성법을 알려주시고 발성 원리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도록 해주시는 패밀리 합창단 이동원 지휘자님.
성악의 관점에서 원고를 꼼꼼히 살펴보며 귀중한 조언을 해주신 김천대학교 공연예술학부 학부장이자 김천 시립합창단 지휘자 이태원 교수님.
교육학 관점에서 원고를 세심하게 검토하여주신 한성대학교 교육대학원 신재흡 교수님.
원고를 감수해주시면서 음성학 지식을 전해주고 임상 사진과 자료들을 제공해주신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음성언어의학연구소 최홍식 소장님.
사진을 예쁘게 찍어준 임경태 조교, 이수연 학생.
일러스트 작업을 해 준 다츠 김현아님.
자신의 얼굴 사용을 허락하여 멋진 표지가 나오도록 해준 학생들.
책을 내기까지 함께 힘써 주시며 많은 격려와 응원으로 지켜봐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